【목회자 칼럼- 김홍석 목사】기억에 남는 사람들

우리교회에서는 자녀를 낳아 교회에 처음 출석하는 주일낮에배 시간에 전교인들과 함께 유아축복 기도를 하고 있다. 많은 축복의 내용으로 기도하지만 빠지지 않는 것은 “사람을 잘 만나게 해주시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는 것이다. 함께 주님의 교회를 섬기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창원]
대학재학 시절부터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십대선교를 위해서 교원자격증을 취득하는 등의 준비를 해왔었지만 사역의 길이 열리지 않아 오랫동안 기도하던 중에 창원남중고등학교에서 교목으로 일하게 되었다. 약 10년 동안 학교에서 사역하는 동안에 만났던 동료 교사들을 잊을 수 없다. 그들을 통해서 불신자들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으며, 크리스천 직장인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같은 학교에 근무했던 불신 교사들이 때로는 훼방꾼으로 괴롭히기도 했고, 가끔씩은 십대선교의 동역자나 위로자가 되어 주기도 하였다. 김민태장로님은 이사장으로서 학원 경영에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을 뿐만 아니라 십대선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다. 행정실장이었던 윤탁헌장로님과 함께 학원선교의 철저한 후원자가 되어준 것을 늘 기억하고 있다. 학원선교 사역은 이사장과 행정실장을 비롯한 재단의 전적인 후원과 기도로만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예산은 신경 쓰지 마시고 진행하시죠.」
「목사님은 우리학교의 영적 사령관이십니다.」
「교무실보다 교목실이 우선이죠.」

[미국]
그동안 정들었던 학교와 평생 사역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십대선교를 뒤로 하고 미국 유학을 떠날 당시만 해도 거기서 이민교회를 개척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펜실바니아 주립대학교가 있는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하도록 하셨고, 아이들과 함께 정착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이민교회를 섬기는 7년 동안 한국에서와는 전혀 색다른 만남들을 경험하는 기회가 되었다.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삶이 그리 녹녹한 것이 아니었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풍성한 삶을 누리는 많은 지체들을 만난 것도 내 인생에 있어서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혈혈단신으로 교회를 개척해서 자립하기까지 구역편성은 담임목사인 나의 몫이었다. 학연, 지연, 혈연 등을 고려하여 서로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과 같이 편성해 줄 것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혼자서 구역을 개척하여 반년이 지난 후 20여명으로 늘어났던, 당시 박사과정에 유학 중이었던 김종욱형제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목사님, 부족하지만 저를 목자로 임명해 주십시오.」
「부지런히 배우고, 열심히 돌보겠습니다.」
「저는 순원(구역원)이 없이 저 혼자 개척하겠습니다.」

지금은 마산에서 필자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사람들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이제부터는 나 자신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목사가 되도록 더욱 진력하고 싶다.

200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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