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는 주일낮 예배 외에는 주간 중에 새벽기도회나 성경공부나 봉사모임이나 수요일 예배나 금요 구역모임 등의 어떠한 집회도 없습니다. 각종 헌금도 자유롭게 하시면 되고, 장로 집사 권사 등 그 어떠한 직분도 없이 모두가 주 안에서 형제 자매로 지냅니다. 교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부담이 될 만한 일체의 의무를 부과하지 않습니다. 아무런 부담감 없이 신앙생활 할 수 있는 우리교회로 여러분들을 초청합니다.”
어느 목사님이 새롭게 교회를 개척하면서 일간 신문에 게재한 광고입니다. 다행히도 한국이 아니라 미국 서부지역에 설립된 이민교회에서 낸 광고내용입니다. 한국에서 제법 큰 규모의 교회를 맡아서 목회를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면서 낸 광고의 내용이 ‘부담 없는 교회’를 지향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교회를 개척하면서 일간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미국 이민사회에서는 교회를 개척하면서 일간 신문이나 방송에 광고를 내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이런 자극적인 신문광고에도 불구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교회는 별로 부흥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담감이 없는 신앙생활을 보장하면 교회가 부흥하고 사람들이 몰려올 것으로 생각하고 게재한 신문광고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부담 없는 신앙생활을 권장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구절구절마다 부담을 주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일주일에 주일낮 예배 한 번만 드리고 아무런 모임도 갖지 않으면 편안한 교회생활이 될 듯 하지만 믿음의 진보를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미국 교회를 빌려서 모이고 있는 한인 이민교회는 매일 새벽기도회를 갖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일저녁 예배가 없거나 수요일 예배가 없는 교회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애당초 이민교회에는 모임에 대한 부담감이 별로 없어 오히려 좀 더 부지런히 모이려고 하는 입장이고 보면, 이런 광고는 별반 효과가 없었을 것입니다.
교회의 직분 때문에 갖가지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직분제도는 지극히 성경적인 것입니다. 모든 성도가 형제 자매이므로 어떠한 직분도 두지 않는다는 말이 그럴 듯 해보이기는 하지만 성경적인 가르침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직분이 성도에게 부담을 주기도 하고, 직분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그럴듯한 발상으로 성경적인 제도를 부인할 수 없습니다. 빌립보서 1장1절에 보면 “감독들과 집사들과 성도들에게 편지하노니…”라고 하여 초대교회시절부터 직분제도는 존재해 왔습니다. 목사나 장로, 권사나 집사라는 직분이 우리 모두에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직분이라고 생각하여 부담감을 가져야만 합니다.
헌금에 대한 부담감이 없으면 교회생활을 잘 할 것이라는 것도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님께 헌금을 드리는 삶을 사는 것은 지극히 성경적인 것입니다. 오늘날 부흥하는 교회를 보십시오. 한결같이 큰 헌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헌금에 대한 부담감 없이 교회생활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신앙이 아닌 것입니다. 하나님은 즐겨내는 자를 사랑하신다는 것은 변함없이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고전9:6).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십일조헌금을 드리고, 때에 따라 감사헌금을 드리며, 주님의 사역에 필요한 물질을 마음껏 드리시기를 바랍니다. 헌금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부담 없는 교회생활을 위해 모임에 자주 빠지고, 직분을 부정하고, 헌금을 드리지 않는다면 그 신앙을 이어가기 쉽지 않으므로 우리는 신앙생활하면서 부담감을 느껴야 합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교회의 각종 모임에 대한 부담감도, 짐스럽게 느껴질 때가 없지는 않지만 직분에 대한 부담감도, 물질주의가 만연한 세상에 살아가면서 헌금에 대한 부담감도 가질 뿐만 아니라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도에 대한 거룩한 부담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담 없는 교회생활, 그것은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믿음이 결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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