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나 폴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동화가 있다. 내용은 두 마리의 애벌레가 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것인데 줄무늬 애벌레와 노란 애벌레가 아름다운 나비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처음 애벌레였던 그들이 어두움과 고통의 시간을 지난 후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비가 되었다는 것으로 그것은 더 이상의 애벌레가 아니라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나비로서 새로운 존재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것은 부활의 의미를 새겨주는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어제의 애벌레가 아니라 오늘의 나비로서의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부활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의 삶이 바로 그런 것임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 이것은 바로 어둠에서 빛으로의 전환인 것이다.
작금의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는 어두움의 현실임을 느끼게 한다.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 이 나라 정치 현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5. 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곳곳마다 갈등과 대립현상이 심화되고 정당의 공천과 관련된 씁쓰레한 이야기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연일 안방에까지 언론을 통해 전달되는 정치, 경제, 사회 현실은 시궁창 냄새처럼 역겨운 일들이 많다. 그런데도 이 무질서와 환란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우리의 아픔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떤가? 교회도 많고 기도원도 많고 교인수도 날마다 증가하고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교회 실상을 이야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국내외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 마디로 신앙과 삶의 괴리, 교회생활과 사회생활의 불일치에서 오는 갈등, 참으로 부끄러운 말이지만 극단의 이기주의 현상이 빚어낸 결과인 것이다. 더구나 건강한 종말론적 신앙은 간 데 없고 철저하게 현실주의에 집착하는 잘못된 상황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길들여진 것이 아닌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교회가 제자리에 있지 못하면 사회는 어두움의 역사로 전락되는 것을 우리는 우리 역사에서 얼마든지 경험했다. 이 모든 것은 한 마디로 어두움의 현실이다.
어두움이 무엇인가?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분간이 안 된다.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분별이 안 된다. 아름다운 것인지 추한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 그래서 어두움을 혼란이라 하고, 죄악이라 하고, 사망, 무덤이라 하고, 미움과 갈등과 원망과 불평, 더러움과 불의함과 타협과 온갖 세상적인 마귀의 지배아래 있는 모든 것을 어두움이라 하는 것이다.
왜 우리 교회와 사회는 빛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어두움에 쌓여 가는가? 그것은 어두움을 밀어낼 참된 지도자 부재로 그 원인을 하나 꼽을 수 있다. 광의적인 표현으로는 교회는 사회의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사회가 어두움에 처해 있다는 것은 교회가 지도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협의적인 표현으로는 오늘의 현실은 지도자다운 지도자의 부재라는 것이다. 그것은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마찬가지이다.
어두움의 속한 자들은 어떤 사람인가? 경건의 모양은 있지만 경건의 능력이 없는 사람, 진리의 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죄로 양심이 마비된 사람, 방법과 수단을 앞세워 자기 욕심을 채우는 사람, 악의와 시기와 원망과 불평이 입술의 노래가 되는 사람, 비방하고 미워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유익을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 바로 어두움의 사람들이다.
작금의 정치 사회는 물론 교계에도 전개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는 더욱 슬픔을 감출 수 없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괴지심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그것은 이 어두움을 밀어낼 능력 있는 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에 우리는 더욱 아파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앉아서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으로 오늘을 엮어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이 어두움의 권세를 깨뜨리고 무덤에서 부활하심으로 인류 역사에 생명의 빛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그래서 부활신앙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부활신앙으로 살아가는 빛의 삶이란 무엇인가? 빛이란 앞을 볼 수 있고 그래서 분간도, 분별도, 구분도 가능하다. 따뜻하고, 아름답고, 질서와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 그래서 정의와 사랑이 숨쉬며, 용서와 기쁨과 평화가 있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생명 있는 모든 것을 빛이라 한다. 이 어두움에서 빛으로의 전환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의 부활이다.
사도 바울은 부활의 은총을 경험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이렇게 고백했다. “너희가 전에는 어두움이더니 이제는 주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에베소서5:8-9)”
그렇다. 우리는 전에는 어두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빛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이제 부활신앙으로 다시 거듭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손길은 용서와 치유를 넘어 채찍을 드심을 깨달아 겸손히 엎드림으로 개인도 교회도 국가도 부활신앙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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