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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언에 “전생에 무슨 죄가 많아서…” 라는 말이 있다. 모든 사람들은 사건 속에서 원인을 추구한다. ‘가난이 문제다’라고 하면서 경제적인 요인으로 돌리는 경우와 정치가 잘못되어 있다고 탓하는 경우, 그리고 사회적인 요인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다. 사회는 ‘누구의 죄냐’ 라고 따지는 것과 ‘무슨 죄냐’ 라고 따지는 일로 늘 갈등하고 있다.
주께서 길 가시다가 날 때부터 소경된 거지를 만났다. 제자들은 “이 사람이 소경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입니까? 자신입니까? 그 부모입니까?” 이 질문에 바로 누구의 죄냐와 무슨 죄냐의 시비가 담겨 있다. 그러나 주님은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함이라”고 가르치셨다. 주님의 견해는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다. 제자들은 철저히 율법적인 사고에 사로잡혀 있으나 주님은 그 관념을 깨뜨리셨다.
하나님 편에서는 버려진 과거도 없고 잘못된 실수도 없다. 하나님 편에서는 다 필연이다. 즉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한다. 인간의 실수와 범죄 때문에 하나님이 실패하시지 않는다. 그는 소경 거지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게 하시는 전능자이시다. 소경에게도 그런 계획이 있다면 눈이 멀쩡한 우리에게 어찌 하나님의 하시고자 하는 일이 없겠는가!
소경 거지는 주님을 만났다. 어떤 면에서 소경으로 나서 거기서 구걸을 했기에 주님을 만날 수 있는 필연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주님은 진흙을 이겨 소경의 눈에 발라 주시면서 실로암못에 가서 씻으라고 하셨다. 소경은 가서 씻고 밝은 눈으로 왔다. 그러나 소경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주님의 행동이요 명령이었다. 거지에게는 한 푼 주는 일이 가장 바람직한 자선이다. 그에게 눈에다 진흙을 바르는 것은 견디기 쉽지 않다. 또 소경이 못에 가서 씻는 일도 쉽지 않다. 그러한 이해 못할 주님의 하시는 일을 다 수용하고 순종한 소경의 자세가 매우 의미깊은 일이다.
누구의 죄며 무슨 죄냐는 시비는 유익이 없다.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즉 하나님의 정당성이 우리 삶 속에서 나타나야 한다. 사람이 정당성도 없는 일을 따질 때가 많다. 누구의 죄냐는 시비는 역사 속에 계속되고 있다. 아이들은 뜻도 없이 묻는 게 많다. “이게 뭐야?” “왜 그런데?” 하면서 필요하지도 않는 질문을 마구 한다. 우리 안에 정당성이 없는 제자들의 시비를 그치자.
제자들은 과거에 집착하면서 소경을 보았으나 주님은 미래의 목적을 보면서 소경을 대하고 있다. 이 점이 중요한 관점이다. 과거를 죄의 관점으로 보지 말고 은혜의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나의 나됨은 모든 것이 은혜라고 증거할 수 있게 살아야 한다. 온 세상이 누구의 죄냐고 묻고 시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미래의 목적을 보면서 주님의 말씀을 수용하며 순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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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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