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만 칼럼】듣는다는 것

미국 스테픈 대학의 바트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데 대한 중요한 순서를 다음과 같이 발표한 바 있다.
첫째, 듣는 것 63%, 둘째, 말하는 것 22%, 셋째, 쓰는 것 11%, 넷째, 읽는 것 4%, 이 조사결과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말을 듣는 것이라고 시사하고 있다.
요즘 학교 교육에 있어 말하고 쓰고 읽는 것에 대한 교육은 비교적 열심이지만 <듣는 방법>에 대한 교육은 거의 안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줄(傾聽)알아야 인간관계가 원만하게 되는 법이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말이 너무 많다. 정부도 날마다 무엇인가를 발표하고 있다. 각 부처에 대변인이란 제도가 있는 한 말하게 되고 정당들도 대변인이 있어 무엇인가를 말하면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는 없고 비판하고 부인하고 일소에 붙이는 일이 허다하다.
각 이익 집단들도 각자의 목소리를 낸다. 데모대를 만들어 행동으로 말하고 구호도 소리높여 외치고 있다. 말을 해도 먹혀들지 않고 소리 없는 메아리만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깊은 생각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기에 듣는 사람이 없다. 자기 주장만 외치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우려 보겠다는 생각은 애당초에 없다. 말은 많지만 벽에 부딪힐 뿐이다. <말씀>이 오기 전에 외친 세례요한의 <광야의 외치는 소리>라도 필요하고 그 소리를 경청하던 군중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심각한 <단절의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양극화는 여기에도 있는 것이다. 이젠 말하기보다 듣는 연습을 해야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급선무다. <잘 듣기·잘 말하기>(扇谷正造 저)란 책에 의하면 잘 들으려면 3가지 수법을 활용해야한다고 했다. 말하자면 <경청 3동작>이다.
첫째, 동의를 표시할 것, 상대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는 동작을 말한다.
영어에 Accept(받아들임)의 자세다. 같은 의미의 Receive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인데 반한 Accept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순응을 표시할 것, <그럼, 그럼>, 혹은 <과연 그렇군>하는 긍정적 신호를 보내면서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은 Adapt(적합, 순응)를 의미하는데 상대의 말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말한다.
셋째, 놀라운 표정을 할 것, 상대의 말에 감탄하여 칭찬하는 Admire의 자세다. 또 경의를 표하고 감사하는 Appreciate의 자세이기도 하다.
이것은 미국에서 부부 원만의 법칙으로 알려진 <4A의 법칙> (Accept, Adapt, Admire, Appreciate)과 기본적으로 통하는 점이 있다. 부부는 인간관계의 최소단위다. 부부에 있어 인간관계의 법칙은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된다.
성경에도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야고보서1:19)는 말씀이 있다. 경청(傾聽)한다는 것은 사랑의 시작인 것이다.

200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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