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컵 축구대회에서 일본 팀과 수원삼성의 경기가 있었다. 삼성의 수비수가 강한 태클을 하여 일본 선수가 쓰러졌다. 송모 아나운서 “아! 정당한 태클이에요. 공만 걷어냈어요.” 잠시 후 발을 걷어차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화면으로 나왔다. 신모 해설자는 “허허, 발로 찼군요.” 송모 아나운서 “심판이 듣습니다. 조용히 하세요.”
어쩔 수 없는 편견, 그것은 자신의 잣대, 굴절된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앎과 판단의 한계를 지닌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편향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인간임을 자인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수밖에 없음에 한탄할지라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존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가 존귀하다. 그렇다면 그 존귀함 속에 그럴만한 가치를 심는 일이다. 참된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속에 간직하였음을 확정하며, 그 후엔 그것을 개발할 일이다.
어느 토요일 아침, 아내가 스포츠 신문의 운세 편을 읽고 있다. 부인: 음, 난 별로네. 남편: 난 어때? 부인: 70년생 운수대통이네. 남편: 앗싸! 오늘 친구들이랑 고스톱 쳐야지. 부인: 근데 친구들은 전부 동갑 아닌감? 남편: 당연하지.
적어도 이런 헤벌레한 잡동사니에 마음을 빼앗기는 어릿광대는 아니다. 동갑내기 둘러앉아 운수대통할 것이라고, 이것도 구분 못하는 맛나간 정신으로야 삶에 무슨 목적이 있으려고? 적어도 영혼을 사랑하고 그들을 인도하고픈 열망, 내 속에 있는 가치의 근본이신 창조주 때문에 존재한다는 의미의 발견, 삶의 목적이 여기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게 살아야겠다. 파도에 부서지는, 마음은 구멍 난 바위 되어, 바람결에 웅 웅 소리 내듯, 진리를 믿고 진리에 붙들려 살아가자고 그렇게 울려야겠다. 물결에 떠밀리는 부평초가 아닐진대---.
모나리자의 웃음만이 독특한 것이 아니라 바나나 우유도 웃음이 있는데, 그것을 사람들은 “빙그레”라고 한단다. 어떤 사람이 항공사에 전화를 걸었다. “서울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립니까?” 안내원은 “잠깐만요.” 그러자 전화를 건 사내는 “고맙습니다.”하고 전화를 끊었다. 바나나 우유도 웃음이 있고, 서울까지도 잠깐 만에 간다면야, 그래서 이것도 대화이며, 자신의 목적한 바를 이루었다는 데에야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혹은 상식적으로 목적이라 함은 쌍방이 불문율에 의한 합의, 즉 쌍방의 유익과 사회의 유익이라고 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것은 힘에 의한 강요가 아니다. 어떻게 쟁취했던 가진 권력으로 밀어붙이는, 비굴을 강요하는 그리하여 자신들의 뜻한 바를 이루려는, 이념의 어떤 것을 쟁취코자 하는 그런 것도 아니다. 적어도 우리가 목적이 어떻다고 할 때는 사회의 통념상 누가 들어도 이해가 되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 적어도 개명된 세상 천지에 어떤 정권도 사학을 향하여 이러지는 않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어디메든가 길 가에 굴러다니던 개뼈다귀, 그것도 존재한다고 그래서 말이라고 시부렁거리는, 그런 말이어야 말이 되는 세상, 그러니 위도 아래도 없이, 되든지 되지도 않든지 그냥 짖어대는 그것이 말이 되는 그렇고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도 어떻게 하겠는가? 귀신이 씨 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더라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 있다. 결코 놓칠 수 없는, 양보할 수 없는 목적이 있다. 양초처럼 빛을 밝히고 녹아 없어지더라도, 한 알의 씨앗처럼 그렇게 썩어질 것이다. 사회의 밑거름 되고자 했던, 선진들의 그 아름다운 삶을 목적 삼고 우리도 그렇게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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