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잡지(雜誌) ‘화장실에서 읽는 책’에서 읽었던 황당하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중등장학사가 학교에 장학지도를 나갔습니다. 한 학생 앞에 지구본이 놓여 있어서 장학사가 물었습니다. “이 지구본이 왜 기울어져 있지?” 당연히 지구는 자전과 공전을 통하여 23.5도 기울었다고 대답해야 할 학생이 “내가 안 그랬는데요.”라고 시무룩하게 대답을 했습니다. 황당해진 장학사가 수행하는 담임선생님에게 “학생이 이런 대답을 하느냐?”고 힐난을 하게 되니 담임도 황당하여 정중하게 손을 비비면서 죄인처럼 조용히 한 말씀 건넸습니다. “사실은 그게 아까부터 비딱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장학사가 이제는 지구본이 왜 기울었는지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놀리려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수행하는 교감에게 약간 상기된 소리로 “어떻게 이 학교는 학생도 선생님도 농담을 이리 잘하느냐?”고 했더니 교감선생님도 기가 막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모기소리 만큼 조용히 장학사에게 한 말씀 건넸습니다. “장학사님 사실은 그 지구본은 사올 때부터 원래 기울어진 것입니다.”
이 정도 되면 장학사가 헷갈리게 됩니다. 결국 화가 난 장학사가 교장선생님에게 짜증을 냈더니 교장선생님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이렇게 한 말씀 했습니다.
“장학사님 짜증을 내실 일이 아니라 요즘 국산품이 다 그 모양입니다.”
웃지 못할 이 이야기는 오늘의 한국 교육현장을 꼬집는 대학가에서 흘러나온 이야기입니다. 학생도 선생도 하나 같이 왜 교육을 하고 있는지 본질에 대한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비아냥거리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과연 오늘 교회를 한 번 더 돌아보면 이 이야기를 웃어넘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도도 직분자들도 목사도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교회에 나오는지? 십자가의 도가 무엇인지를 아는지? 교회관이 있는지? 구속의 은총을 설명할 수 있는지? 새삼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예수님 없는 교회가 많다고 비난하는 세상 사람들의 글이 공공연히 인터넷을 통해 회자되고, 오늘의 교회는 복음이 없는 사회사업이 자리매김을 해 간다는 자성(自醒)이 교회 안에서도 쉽게 들려지는 것을 봅니다.
당회장은 회사 회장님처럼 되어가고, 당회원들은 교회를 개인 기업처럼 생각하고, 교인들은 교회를 이용해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기막힌 집단으로 전락해 가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쯤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화 있을진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윗자리와 높은 자리와 문안 받는 것을 좋아하는 자들아, 천국문을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못 들어가게 하는 자들아, 교인 하나 얻으면 배나 더 지옥자식 되게 하는 자들아, 의와 인과 신을 버린 자들아, 겉으로는 의로운 척하면서 속으로는 온갖 불의와 부정과 방탕과 탐욕으로 가득한 자들아, 너희가 어찌 지옥의 심판을 피하겠느냐?”그러면서 아픈 마음으로 사랑하는 제자 베드로에게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도다.”는 말씀을 다시 들어야 합니다.
지구본이 왜 기울었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왜 예수를 믿는지도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
예기(禮記)에 나오는 “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 즉 구슬은 갈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옳은 길을 갈 수 없다는 말처럼 그 길을 가기 위하여 우리는 학도(學道), 수도(修道), 구도(求道), 행도(行道)를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하는 물음은 분명히 삶의 의미를 묻고 있는 동시에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람인 이상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보람도 있고 의미도 있고 또 기쁨도 있습니다.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가를 놓고 하루에 5분씩이라도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분명히 하루하루를 뜻 깊게 살아갈 것이고 우리 사회는 더욱 인간적인 사회로 변화될 것입니다. ‘피타고라스’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를 가르쳐 주는 일”이라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성경은 이에 대하여 분명하게 우리에게 대답을 들려줍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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