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로서 나의 삶은 숱한 희비의 시간으로 그 자국을 남긴다. 좋았다고 생각 했는데 지나고 나면 그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는 것 같고, 나빴다고 생각 했는데 되돌아보니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목회는 관리한다는 말이기도 하고 관리한다는 말은 섬긴다는 말에서 찾을 때 그것이 목회가 되는 것이다. 관리의 어려움은 세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교회 관리이며, 둘째는 교인 관리이며, 셋째는 자기 관리다. 첫째와 둘째는 사무 행정에 속하는 것이지만 셋째는 영성과 수양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은 없다. 깨진 그릇 다루듯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목회현장이다.
교회 관리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다 보면 교인 관리에 소홀하고, 교인 관리에 치중하다 보면 자기 관리가 되지 못한다. 세 가지를 한꺼번에 잘 관리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그렇지를 못하다.
세월이 지날수록 교회 관리 보다는 교인 관리가 더욱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교인들이 자기 생각을 가지고 목사를 대하게 되는데 목사는 수 백명, 수 천명의 교인들의 생각을 교통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가? 그렇지를 못하다. 그래서 이 사람의 생각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저 사람이 틀어지고 저 사람의 생각에 조금만 관심을 더 쏟으면 이 사람이 틀어진다. 마치 사거리 신호등 앞에서 교통순경이 수신호를 할 때 자기 운전 방향의 출발 신호를 늦게 보내 주면 다른 방향의 신호를 더 오래도록 통과 시킨 것처럼 불평을 하는 운전자와 같다. 교통사고는 항상 그와 같은 불평의 감정을 가진 자가 일으키기 쉽다. 교통질서의 판단은 교통순경에게 있는 것이지 운전자 각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듯 교회 생활의 질서는 목회자의 판단에 따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인들은 하나같이 자기주장, 자기의 뜻을 목사에게서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교회 생활의 무질서는 거기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목사는 교회 관리도 교인 관리도 마치 깨진 그릇 다루듯 하면서 하루하루를 관리하는 삶을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목회 성공의 비결을 물어 온다. 목회는 성공이란 말 자체가 모순이지만 구태여 대답을 요구할 때는 관리론을 역설할 때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학이 있어야 하고 내용이 있어야 하고 방법이 있어야 함을 상기시킨다. 무엇보다도 방법론에서는 깨진 그릇 다루듯 하는 나의 목회 방법론을 이야기 할 때가 있다. 교인 한사람 한사람은 물론이지만 목회자 자신의 건강, 감정, 품위, 언행, 모두 깨진 그릇 다루듯 하는 목회는 성공적일 수 있다고 역설한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의 목회 현장에서 아름답지 못한 슬프고 고뇌스러운 일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들 가운데 자기 관리가 되지못해서 경험되는 아픔이 많다. 자기 관리가 되지 못하는데 교인 관리, 더 나아가 교회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때문에 인간의 존재는 Being이 아니라 Becoming, 즉 항상 되어져 가는 것이 인간임을 삶에서 터득해야 한다.
수모(羞侮) 는 외부로 부터 먼저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자신을 업신여겼기 때문에 남들이 자기를 업신여기는 법이라는 ‘人必自侮以後人侮之’를 다시금 생각 하면서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새롭게 깨닫는다.
그런데 그것이 쉬운 일인가? 그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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