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위기는 그림자처럼

사람이 바뀌지 않고는 세상이 달라질 수 없다. 돈도 누가 가졌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진다. 인색한 사람의 손에 들어간 돈은 곰팡이가 쓸어도 사용할 수 없다. 비평을 일삼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비판의 구실을 찾을 것이다. 참으로 불쌍하긴 하지만 그렇게 한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개는 달아나는 것을 보면 쫓아가는 습성이 있다. 그것이 짐승이든 비록 사람일지라도 마찬가지이다. 개는 단지 뒤쫓고 싶은 충동에 의해 뒤쫓는 것이다. 돈과 사상에 흥분된 사람들은 이제는 때가 왔다고 짖어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다. 대학 교수가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 아내도 의사에다 교수라면 세상말로 잘 나가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그는 6. 25전쟁은 김일성이 일으킨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다. 남쪽에 의한 북침이라는 북쪽의 주장에도 합일하지 않다면 어떤 자들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는 미국의 역할에 있어서 맥아더는 학살자라고 한다. 미국의 역할은 차치하고라도 그 절박한 때 우리의 요청에 의해 유엔에서 결의하였다. 그리하여 여러 나라 젊은이가 참전하여 흘린 피도 학살자의 놀음에 따라 집단이 마취 당해 그것도 죽어가며 춤추었단 말인가? 자기야 사회학자니까 제 나름의 지나간 낡은 논리를 가지고 말한다 하지만 국민의 정서와 굶주리는 북쪽의 인민은 그게 아님에도 그렇게 말하는 데는 나름의 계산이 있을 것이다. 그의 배후에는 심정적, 정서적 또는 묵시적으로 돕는 자들이 있다. 하기야 법무장관이 구속수사는 안된다고 못 박고 나오는 정도이니 시국의 그런 흐름을 명색에 사회학자인 그가 느끼지 못할 리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의 한마디로 인하여 피해를 입는 다수의 사람은 안중에 없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문제는 무엇인가? 결국은 나의 삶이다. 나는 이런 세대에 어떤 영향을 받으며 사는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시대적인 흐름에 물들어 간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해가 있으므로 그림자가 생기듯이 사상이란 것은 그것에 대하여 해이해지거나 아니면 그렇게 물들어가는 것이다. 남북이 나누어진 상황에서 민족과 통일에 가치의 우선을 두고, 논한답시고 이런 부류의 것이 공론화되었다는 그 자체는 이 사회의 혼란을 말한다.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억압할 수 없다는 궤변에 따라 일어날 혼란은 아무 것도 아니란 말인가? 아이가 처음으로 친구를 따라 교회로 왔다. 모든 것이 생소하여 묻는다. “저건 뭐니?” “기도라고 하나님께 무엇을 구하는 것이다.” “저건 뭐니?” “설교라는 것이다.” 그렇게 설명을 하는데 마지막에 목사가 손을 들고 뭐라고 말한다. 고개를 숙인 친구의 옆구리를 찌르며 “저건 뭐니?” 교회를 다니는 아이도 그것은 뭔지 몰랐다. 예배를 마칠 때 의례히 하는 것으로 알았지 친구가 물을 것을 대비하지 못했는데 답은 해야 하고 얼른 나오는 말이 “얄마야! 그건 아무 것도 아이다.” 이런 시대의 상황 앞에서 내 할 일도 많은데, 내 코가 석자라서 남의 일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그래서 “야 임마, 내 배가 고픈데, 그건 아무 것도 아니야.”라고 말할 것인가? 어쩔 것인가? 거대한 공룡같이 달려드는 펀드며 대기업이며 하는 자본의 힘 앞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나노시대의 발전 앞에서, 민족과 통일이라는 문제로 잠식하는 사상의 혼돈 속에서 ‘나’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린다면 먼지처럼 흩날리고 말 것이다. 흉노가 한나라를, 로마가 헬라를 정복했으나 그 문화에 잠식되어 사라져 버린 그들 자신의 슬픈 역사가 이제도 반복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위기가 그림자처럼 따라오고 있는데 어느 날 실체는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는다면? 이제라도 낮아진 기온에 대비하듯 그렇게 신앙의 옷깃을 여미자. 위기가 성공이 되도록

200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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