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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는 평신도와 교직자 사이를 차단하고 상하로 구분하여 교직자를 우월한 계급으로 생각하고 평신도를 열등한 계급으로 보는 것이 비 성경적임을 확신하고 성경에 입각해서 그 제도를 반대하였다. 루터는 교회란 성도의 교제(Communio Sanctorum)와 말씀의 올바른 선포, 그리고 성례전이 바르게 수행되는 것으로 평가해야 하며, 교황은 교회의 바른 전통도 참된 교회의 표지도 아닐 뿐 아니라 교황은 곧 적그리스도(the very Anti-Christ)라고 하였다. 특히 루터는 사역에 대하여 모든 크리스챤은 신앙으로 하나님의 말씀의 사역자이어야 한다고 함으로써 “보편적 제사장직“의 교리를 이끌어내고 있다.
루터는 교회를 만드신 하나님의 말씀보다 지음 받은 교회를 더 중시하는 태도가 교황이 교회의 머리라는 어처구니 없는 교리를 만들어 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 점을 주의해야 한다. 교황제도는 결코 로마 캐톨릭의 상위계급의 명예욕의 결과라고 선전하지 않는다. 그것은 교회를 위한다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철저히 위장하고 있다. 그러나 명목은 명목일 뿐 진리가 될 수 없다. 이것은 죄로 오염된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언제든지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통탄할 점은 과연 기독교 교회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없느냐는 점이다. 우리는 진정 하나님 안에서 모두가 제사장이며 계급과 교권화가 없는 올바른 교회의 모습을 실현해 가고 있는가? 과연 교회에는 로마교의 교황과 같은 존재는 없는가? 안타깝게도 그 대답은 ‘아니요‘이다. 교회가 외형적으로 점점 팽창해 가면서 교황이라는 합법적인 제도는 만들지 못하지만 교황에 못지 않는 교회의 머리로서의 권세를 누리는 지위는 현실적으로 얼마든지 존재한다. ‘교회가 커야 큰 일도 할 수 있다‘라는 명분을 내세워 베드로 성당을 지향하는 것이다.
하지만 초대교회 때에는 큰 건물을 가진 교회가 없었기에 수많은 가정교회들이 잘 연합되었으며 이 수많은 가정교회를 통해 놀라운 능력을 나타내었고, 그 당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사실 교회 건물 짓느라 진 빚으로 인해 큰 교회가 큰 일을 해 내고 있는지 의문이며, 간신히 그 빚을 갚고 나면 또 더 큰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욕심으로 또 빚을 내어 건물을 짓는다. 이러한 일은 주님 재림하실 때까지 반복될 것이다. 무엇이 이러한 현상을 낳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렇듯 교회의 구성원들을 상위 계급으로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장이 아이러니컬 하게도 노회와 총회가 되고 있다고 하겠다. 그 계급화를 심화시키는 제도가 노회에서 뽑는 총대라는 제도가 아니겠는가? 만일 총대로 뽑히는 것이 벼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윤번제나 추첨제로 하자는 주장을 한사코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또한 만일 계급이나 벼슬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총회에서 선출하는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이나 이사 등을 서로 하겠노라고 그토록 치열한 선거전을 벌일 필요가 있겠는가? 그것도 어떤 교단에서는 공탁금까지 내어 가면서 말이다. 이러한 종교 귀족의 반열에 서기 위해서는 베드로 성당과 같은 후원처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이러한 현상은 외형적으로 교황제도를 인정한 로마교보다 더 위험할 수가 있는 일이며, 그 부패도가 더 심각할 수가 있는 일이다. 그 내면성이 숨겨진 채 진행되기 때문이다. 9월이면 많은 교단에서 총회가 열리며, 10월은 종교개혁이 일어난 달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옷깃을 여미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뿐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기억하자.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정찬수 목사
푸른초장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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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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