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칭찬

젊은 피아니스트 한 사람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잘 훈련된 그의 손가락을 통하여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자 청중들은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이 젊은 피아니스트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연주가 끝나자 청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터뜨리며 다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맨 앞줄에 앉은 노인 한 사람만은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그 피아니스트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무대에서 걸어 나갔습니다. 무대 감독은 그의 연주를 칭찬했습니다. 그러나 젊은이는 대답하기를 ꡒ전 잘하지 못했습니다. 실패한 거예요ꡓ 무대감독이 다시 말했습니다. ꡒ저 청중을 보십시오. 한 늙은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어서 있지 않습니까?ꡓ 그 젊은이는 침통하게 대답했습니다. ꡒ그렇습니다. 바로 저 노인이 나의 선생님이십니다ꡓ 수많은 청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도 이 젊은 피아니스트에게는 자기를 가르친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만 못했습니다.
우리들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칭찬 받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우레 같은 박수를 받으면서도 정작 주님에게는 칭찬 한마디 듣지 못한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생각해 봅니다.
나는 목회를 하면서 교인들과 개인적인 관계는 부드러우면서도 공적인 면에서 칭찬하는데는 참 인색함을 자인합니다. 그래서 목회 초기에는 아내로부터 좀 더 칭찬하는 목회를 할 수 없느냐고 권고하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그래도 칭찬하는 습관이 되지 않으니 아내도 이제는 나의 목회 철학을 이해하고 칭찬하는 목회를 권고하는 일을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야 왜 목사에게 없겠습니까만 내가 칭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님이 칭찬하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내 판단으로 쉽게 칭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늘 생각합니다.
안동에서 목회를 할 때 ꡒ우리 목사님에게 칭찬 한 번 들어보았으면 소원이 없겠다ꡓ는 한 집사님의 말이 아직도 귀에 남아 있습니다. 때로는 내 자신이 못난이 같은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래도 주님이 칭찬하시지 못할 일을 내가 쉽게 칭찬을 한다면 오히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평소 나의 목회철학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칭찬하지 않아도 주님이 칭찬하실 일이라면 분명히 복 주시고 은혜 베푸신다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수천명의 군중이 기립 박수를 보내면서 열광을 한다 할지라도 젊은 피아니스트에게 있어서는 자기를 가르치신 선생님의 한 마디 칭찬이 필요했듯이 우리의 신앙생활의 여정에 있어서 사람의 칭찬이 천지를 뒤덮는다 할지라도 주님의 칭찬 한마디 없으면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습니다.
다시 한해가 가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회 일을 위해 한해동안 수고하고 비지땀을 흘린 성도들! 올해도 담임 목사로서 칭찬할 수 없을 지라도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시고 칭찬하시고 은혜 베푸실 것을 믿습니다.

200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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