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20년전 미국 하바드 신학대학원의 교수인 Henry Nouwen박사가 갑자기 대학에 사표를 내고 ‘Daybreak Institute’라는 정신박약아 교육원에 들어갔다. Nouwen교수는 예일대학과 하바드대학에 재직하는 동안 20여건의 책을 저술한 매우 고명한 학자였다.
일언반구의 해명도 없이 대학에 사표를 냈을 때, 미국의 학계와 교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무엇 때문에 그 유명한 교수가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정신박약아의 일상생활을 돌보며 교육하는 기관에 들어갔을까?
대학교수로서 학계와 교계를 위해서 더 큰 일을 하는 것이 더 보람되고 미국 사회를 위해서도 더 유익한 일인데 하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본인은 한마디의 해명도 하지않았다. 그러다가, 1989년에 ‘예수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jeses)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하바드신학대학원을 그만두고 ‘Daybreak’에 들어가게 된 배경과 그의 영적 각성을 밝혔다. 그는 ‘아담‘이라는 정신박약아를 만나면서부터 자신의 삶이 과연 예수님을 따르는 삶인가? 하는 회의를 하면서 자신의 삶을 반성했을 때, 그 자신의 삶은 Star(스타)형의 삶이지, 예수님을 따르는 Servant(종)형의 삶은 아니었다는 진단을 하게 되었다.
기도와 고뇌를 거듭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Daybreak’에 들어가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그 후 그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교육원의 아이들을 돌본다고 했다. 특별히, 그는 자신을 포함해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아무런 생각없이 세속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행복과 성공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름만 그리스도인이지, 실제의 삶은 세속의 물결 속에 그냥 휩쓸려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과연 Nouwen의 진단이 맞는 것인지? 나의 삶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는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전,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은 것을 매우 뜻 깊게 상기시켰다. 세례 요한이 “내가 당신에게 가서 세례를 받아야 할터인데 당신이 내게 오시나이까?” (마 3:14) 하면서 세례받는 것을 만류했을 때, 예수께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모든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하면서 세례를 받았다.
그리하여 죄없는 예수께서 친히 세례 요한의 세례를 받음으로, 세례라는 의식을 성화시켰고, 누구든지 회개의 상징인 물세례를 받아야 할 것을 가르쳐 주셨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같이 내려 예수님 위에 임하시고, 하늘에서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는 음성이 들렸다고 성경은 증언하고 있다. 이것은 예수께서 강조하신 말씀그대로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는 구원의 진리를 밝힌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과 같이 물세례와 함께 성령으로 거듭나야만,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자녀가 되는 이 신비스러운 도리를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예수께서 성령에 이끌리어 광야에 나가서 40일간 금식기도를 하시면서 마귀에게 시험받은 사건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Nouwen교수는 예수께서 광야에서 받은 세 가지 마귀의 유혹을,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상을 구원하는 교회가 세상 속에 있음은 마땅하나, 세상의 물결이 스며드는 방주여서는 안되는 자명한 진리를 우리는 망각하고 있지 않은지?
오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인가? 아니면 마귀의 유혹에 의해 세속화해가는 교회인가?
우리는 예수님의 본을 받아 명예욕과 권력지향적인 삶으로 유혹하는 마귀를 향하여 “사탄아! 물러가라”라고 단호히 외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님으로부터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마 23:13)라는 준엄한 책망을 받게 될 것이다.
정길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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