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 일가의 119

장성만 칼럼
도하 각 신문이 큰 지면을 할애하여 ‘언더우드’일가가 그리스도의 복음전파와 한국을 위하여 헌신 봉사한 119년 간의 업적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 1885년 4월 5일 인천 제물포에 아펜셀러 선교사와 함께 상륙한 원두우 선교사(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는 우리나라에 온 첫 선교사이다.
그는 한글을 공부하여 한국어로 설교하였으며 ‘신약 마가전복음서 언해’등 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판했다. 그리고는 1889년 8월에 한국어 사전을 편찬하기도 했다. 그가 전도를 시작하여 얻은 첫 교인은 ‘노춘경’이라는 분이었는데 1886년 7월 18일에 세례를 베풀었다.
그는 1887년에 새문안교회를 설립하였고 1903년엔 YMCA, 그리고 1915년엔 지금의 연세대학교를 설립했다. 이렇게 그는 복음전파는 물론이고 교육과 문화분야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아들 원한경박사(1890-1951)는 선친의 위업을 이어받아 연희전문학교 교장으로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인재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그의 부인이 공산당의 테러로 사망한 것은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다.
언더우드가의 3세인 원일한박사(1917-2004)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 연세대학교 교수로 봉직하였고 특히 한국동란때 UN군에 참전 통역관으로 우리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4세인 원한광박사(1943- )도 대를 이어 연세대학교 교수로 있으면서 한미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한미간의 가교노릇을 하며 봉사하였는데 그는 이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봉사는 다했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기고 고국으로 떠나간다고 했다. 증조할아버지가 일을 시작한지 119년만이다.
언더우드 1세가 한국에 온 동기를 이만열 교수(숙대 한국사학)는 ‘선교사 언더우드의 초기활동에 관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883년 신학교 연맹 모임에서 조선민족에 관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지금 조선은, 천3백만 민족이 복음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채, 가난과 질병과 학대 속에서 쓰러져 가고 있습니다. 그 나라가 드디어 작년에 문호를 열었습니다. 주님은 여러분 중에 누군가가 조선 민족을 위해 선교사로 갈 것을 부르시고 계십니다” 알버트 목사님의 호소력 있는 메시지는 많은 신학생들에게 큰 도전이 되었다.
언더우드는 그 당시 인도 선교사로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선 선교에 대한 강한 도전을 받았으나, 조선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인도 선교사로 가기 위해 인도말을 자유롭게 구사할 정도로 잘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알버트 목사님의 조선 선교의 권유를 받은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언더우드는 개인적으로 친구들에게 권유해 보기도 했지만 그들은 다 국내에서만 사역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왜들 이럴까? 헌신을 맹세한 사람들이 왜들 다 미온적이고 부정적일까? 복음의 처녀지, 주님이 기다리시는 그 땅으로 갈 선교사가 이렇게도 없다는 말인가?”
그때 돌연히 강력한 반문의 소리가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너는 왜 못 가느냐?” 그것은 자신의 목소리나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
그것은 분명한 주님의 부르심의 메시지였다.
“그렇다 왜 나는 못 가는가?”
그는 단 한번도 복음을 못들어 본 미전도 종족인 조선민족에게 선교의 우선순위가 있다고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또 한번의 희생을 치르기로 하였다.」
이제 한국엔 크리스천 인구가 1,200만이나 되고 기독교 고등교육기관만도 51개를 헤아린다. 언더우드가 뿌린 씨가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제 한국민은 이 땅에 묻혀있는 세사람의 무덤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그들에게 진 빚을 갚아야하지 않겠는가?
언더우드 일가의 119년이 헛되지 않기를 빌 따름이다.

200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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