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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만 칼럼
우리나라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정치위기는 민주주의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케한다.
해방 50년을 지내오면서 16번의 총선을 통하여 의회를 구성하고 의회민주주의를 해온 나라에서 아직도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못한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지금까지 인간이 창안해 낸 제도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정치제도로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 제도는 그 나라의 풍토와 국민성에 따라 성공여부가 결정되는 것 같다.
다같이 민주주의를 수입했지만 아프리카나 동남아에선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뿌리를 내려서 정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민주주의는 흑백논리로 양자택일(Yes or No)만이 있는 제도가 아닌 것을 알아야 한다. 식당에 가서 음식을 정할 때 메뉴판에 적힌 많은 종류의 음식 가운데서 원하는 것을 택한다. 그 메뉴엔 한식도 있고 양식도 있다. 한식 가운데서도 정식이 있고 비빔밥도 있다. 갈비탕도 있고 설렁탕도 있다. 양식가운데서는 비프스택도 있고 함박스택도 있고 비프가스도 있다. 갈비탕이 아니면 설렁탕을 먹을 수 있다. 최선이 안되면 차선을 채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선택의 폭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Yes아니면 No만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다양한 의견들을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하나로 묶는 것이다. 각기 다른 의견을 대화를 통하여 서로가 메워나가야 한다. 끈질긴 인내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Must’를 남용하지 말고 ‘Want’의 선에서 타협해야 한다.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절대 지켜야한다”는 등 ‘절대-Must’를 남용하지 말아야한다. 아집(我執)으로 자기의견을 절대시하는 한 타협의 여지는 없다. 타협에는 ‘원한다-Want’하는 정도의 여지를 남겨놓아야 한다.
정책이라는 것은 변한다. 오늘에 ‘절대’적인 것이 내일은 ‘상대적’인 것으로 변하고 어제의 ‘소중한 가치’가 오늘은 ‘무가치’한 것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시대와 입장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인 것이다. 해아래 ‘절대’는 없다.
세 번째 생각해야 할 것은 ‘Give and Take’에서 좀 더 나아가 ‘Give, Give and Take’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는다는 산술적인 계산을 버리고 두 개를 주고 하나를 얻는다는 관용의 정신이 민주주의 정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계산을 너무 밝히지 않고 ‘밑지는 장사’를 하는 쪽을 국민들이 지지해주고 ‘밑진 부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Win-Win’이 기본이다. 상대를 부정하고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면 위기가 오게된다. 너도 이기고 나도 이기는 쌍방이 승리하는데서 민주주의가 꽃이 피게 되는 것이다. 여야가 함께 손잡고 웃을 때만이 백성들이 박수를 치게 되어있다.
지도자는 넓은 도량으로 전체를 안아야하고 의회도 Win-Win의 정치를 보여줄 때 한국민주주의가 정착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다. 모두가 한발자국씩 물러서서 대화와 타협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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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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