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목회자 납세 첫 논의…교단들 과세 문제 나서나


▲예장 합동 목회자세금납부대책연구위원회가 20일 오전 총회회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성직자의 과세 문제에 대한 공개 토론을 진행했다.
기윤실, 교회협 등에서 목회자의 자발적인 납세운동을 전개하면서 교계 안팎으로 성직자 과세 문제가 공론화되고 있다. 이에 예장 합동 교단도 처음으로 목회자 납세 문제에 대한 공개 토론을 진행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성직자의 성직 수행, 넓은 의미에서 ‘근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합동(총회장 정준모 목사) 교단의 목회자세금납부대책연구위원회(위원장 손상률 목사)는 20일 오전 총회회관 5층 예배실에서 ‘2013년 목회자세금납부대책연구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최근 공론화 되고 있는 성직자 과세 논란에 대한 중도 입장, 찬성 입장, 반대 입장을 가진 세 명의 발제자를 통해 논란의 핵심을 짚어봤다.
가장 먼저, 성직자 과세 논란의 핵심인 ‘성직’에 대한 이해가 주제로 떠올랐다. 과세에 앞서 성직자의 성직 수행을 ‘근로’로 볼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
반대 입장에서 논지를 편 신용주 세무사(세무법인 조이 대표, 신천교회 장로)는 “목회자의 사례금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께 종속되어 맡은 역할을 지속적으로 감당케 하기 위해 성도들이 하나님께 드린 헌금으로 생계비를 지급하는 것”이라며 “목회자가 개인 또는 법인에게 종속되어 그 종속적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받는 근로 소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찬성 입장을 편 고재길 교수(장신대)는 신학적 입장에서 “종교개혁 이후 성직의 범주는 목회자의 영역만이 아니라 세상의 일반적인 직업의 영역까지 확대되었다”며 “목회자는 개인인 동시에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간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납세를 ‘인간의 사회적 삶과 세상적 과제’를 실천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도 입장의 심상법 교수(총신대)는 “목사직은 일반직과 구별된 특수성을 갖고 성직이라고 부르지만 이러한 직 또한 넓은 의미에서 근로이기도 하다”며 “구별된다는 의미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특권의식)는 아니며 세금을 내는 것이 성직을 폄하하는 것(‘삯군’으로 생각)이라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종교인 납세, 교회에 대한 국가의 지나친 간섭일까?
성직자 납세 문제의 또 하나의 중요한 논제는 교회와 국가 간의 관계 문제다. 성직자 과세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국가가 강압적인 조세제도를 통해 교회와 성직자를 지나치게 간섭함으로써 교회의 자율성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을 편다. 신용주 세무사는 “우리나라처럼 정부 권력이 개입할 유혹이 가능성이 많은 상황에서 목회자의 세금 부과는 정부 권력에 비협조적인 목회자에 세무 사찰과 같은 방법으로 정부 의지를 목회자에 강요할 우려가 있다”며 “교회의 성장 발전에 결정적인 저해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재길 교수는 “목회자 납세 반대론의 이유를 정교분리의 원칙에서 찾는 것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가 종교를 보호하고 신앙의 자유를 보장할 때 교회는 국가의 선한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차원에서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심상법 교수는 “‘정교분리의 원리’에서 분리와 특수성을 강조하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성직자의 납세 의미를 거부하거나 부인하는 것이 오히려 이원론적 사고”라며 “종교의 자유와 자율을 유지하고 보장한다고 하여 국민으로서의 기본 의무인 납세를 거부하거나 부인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는 종교의 자유를 유지하도록 종교를 도와주어야 하지만 종교를 우상 숭배에 빠지게 하거나 억압과 탄압을 해서는 안된다”며 “이 경우 납세는 국민의 기본 의무이지 종교에 대한 간섭이나 탄압의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제적 의무보다 자발적 납세가 바람직”
공청회에서 발제자들은 종교인 납세 문제에 대해 국가의 강제적인 의무 부과보다는, 교계 내부의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통한 자발적인 납세로 연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동의했다. 심상법 교수는 “국민 여론의 80%가 납세에 찬성하는 사회적 상황과 교회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의 강압적 결정에 의하여 끌려가기보다는 ‘자발적 납세’로 나아감으로써 교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 대한 전환의 국면으로 삼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고재길 교수는 “정치권은 종교인에게 과세를 요구하는 정책의 기본 의도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으며, 면세점 이하의 사례비로 살아가는 목회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사회보장제도를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종교계 역시 내외적 차원의 충분한 토론을 통해 능동적으로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주 세무사는 “바람직한 것은 현재와 같이 정부는 스스로 신고 납부하는 조세는 수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과세하지 않는 관습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사회의 어둡고 고통받는 부분에 대해 헌금과 목회자 사례금 중 일부를 사용하는 투트랙 전략, 윈윈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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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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