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나’ 감리교, 끝내 판사가 내 준 숙제 못 해

임시감독회장 후보 2인 추천 합의 ‘불발’… 판사 처분만 바라는 신세
▲ 17일 오후 감리교 중앙연회 회의실에서의 기자회견 모습 ⓒ뉴스미션
판사의 무리한 부탁이었을까? 역시 안 되는 일이었을까? 되리라 생각한 것이 감리교 물정 모르는 이들의 순진한 생각이었을까?
기독교대한감리회 6인의 임시감독회장 선임 비송 신청인들 ‘2명으로 합의해 달라’고 요청한 판사의 숙제를 끝내 해내지 못했다. 감리교의 위상과 명예를 그나마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놓쳐 버린 것이다.

‘김기택 1인’ 또는 ‘김기택, 구동태 2인’으로 발표하려 했는데‥
다시 리더십 공백을 맞은 감리교를 이끌 임시감독회장에 자신들이 추천한 인물을 선임해 달라며 비송신청을 한 6인의 신청자측은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판사가 내 준 숙제’를 다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숙제 제출 마감일은 18일이다.
이들이 숙제를 다 하지 못한 것은 임시감독회장 후보 합의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감독협의회의 무능 때문이다. 감리교보다는 자신들의 위상만 생각한 결과다. 감독협의회는 비송 정국 이전에도 동일한 전권을 부여받았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당초 이날 기자회견은 신청인 6인 모두에 의해 합의된 ‘1인의 후보’ 또는 적어도 판사가 요청한 ‘2인의 후보’를 발표하기 위한 자리였다. 감독협의회가 전날(16일) 저녁에 김기택 전 감독을 추천키로 합의했다며 다른 신청인들에게 최종 조율 모임을 요청한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당초 감독협의회가 위임받은 대로 ‘김국도 목사 측과 합의된 1인’을 추천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였는바 △이날 모임에서 합의가 되면 김기택 전 감독 1인으로 △그렇지 못하면 내부적으로 이미 조율된 것으로 알려진 김국도 목사 측 추천 구동태 전 감독 포함 2인을 추천하자”는 사전 교감이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나 기자회견 발표에 따르면 전날 합의 과정에 참석지 못한 감독들이 김기택 전 감독으로 합의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그러한 사실을 감독협의회 결정으로 발표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해 그간의 모든 논의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감독협의회 서기 전용재 감독은 “어제 밤까지만 해도 거의 다 된 것으로 알고 감사했는데, 아침에 급속히 뒤집혀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감독들은)판사가 결정하는 대로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나하는 쪽으로만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전감목 김명섭 목사는 “현직 감독 가운데서는 어려우니 김기택 감독으로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며 전감목의 의견을 물어와 오늘 모임 전에 그 분을 만나서 전감목의 개혁 의지를 전하려 했는데 이미 오전에 상황이 뒤 바뀌어 있었다”며 허탈해했다.

일부 감독들 “현직 중에서 한다고 해서 대표단 위임해 준 것”
기자회견 전날(16일) 오후 전감목을 제외한 감독협의회 전용재 감독, 강흥복 목사, 수습위의 심영식 목사 등 3개 신청인은 따로 모임을 갖고 강흥복 목사 추천인인 김기택 전 감독을 후보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감독협의회 및 평신도단체장들이 공동 추천한 가흥순 감독과 김종훈 감독 2인에게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이뤄졌고 두 사람은 이를 받아 들였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날(17일) 최종 모임을 통해 1인 내지는 2인으로 합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키로 했다.
그러나 17일 오전 김종훈 감독이 이러한 사실을 다른 감독들에게 알리며 사후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연락을 받은 감독들이 “현직 감독 중에서 1인을 내라고 해서 당신들에게 위임을 했지, 다른 인물에게 넘기라고 위임한 것이냐”며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심지어는 ‘그렇게 될 경우 당신들을 고소하겠다’는 발언도 나왔다고 한다.
이에 전날 극적으로 합의됐던 ‘김기택 전 감독 추천’ 카드는 없었던 것이 되고 말았고, ‘감리교 명예 회복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기자회견장은 침통한 자리로 변하고 말았다.
이로써 향후 감리교의 정상화를 위해 총회 및 선거 등 모든 업무를 수행할 임시감독회장 선임은 판사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임시감독회장 선임은 18일 오후 감독회장을 역임한 5명의 원로목회자들과 판사의 회동이 예정돼 있어, 다음 주 초로 예상된다.

제휴협력사 뉴스미션 제공

201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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