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상의 무수한 하자’로 인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지난 감독회장 선거 ‘절차상의 무수한 하자’ 있어
잠시 평화를 누리던 기독교대한감리회가 또 다시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됐다. 법원이 강흥복 감독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직무정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김필곤)는 김은성, 김학균 목사가 감독회장 직무 집행 중인 강흥복 목사를 상대로 낸 ‘감독회장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18일 일부 인용을 결정, 강흥복 목사에게 ‘직무집행 정지’를 주문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강흥복 목사가 감독회장으로 당선된 것은 ‘절차상의 무수한 하자’로 인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에 신청자들은 강흥복 목사에 대해 감독회장 직무 집행 정지를 구할 권리를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 7월의 감독회장 선거와 관련 △재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위원장 선출절차의 위법성 및 △재선거 제반 절차에 있어서의 교리와장정 규정 위반을 주장한 신청인들의 신청 취지 대부분을 받아들인 것이다.
불법 재선관위와 위원장에 의한 선거 ‘부적법’
재판부는 먼저 “2009년 7월 6일 감독회장 직무대행자 지위가 종료된 이규학 목사에 의해 구성된 재선거관리위원회와 선출된 위원장(강환호 목사) 자체가 위법이므로 이들에 의해 주관된 재선거는 결국 부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교회를 담임하고 있지 않는 고수철 목사가 출마해 약 32%의 표를 획득한 것 △2008년 감독회장 선거에서의 선거인 명부를 기준으로 한 것 △연회 선거관리위원장이 직권으로 ‘투표중지’를 선언하고, 재선관위원 42명 중 8명으로 구성된 상임위원회가 ‘우편투표’를 결정한 것 등은 재선거 절차의 중대한 하자”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후보 등록 당일 등록장소와 기호추첨장소를 공고된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변경한 것 △60일전 후보등록 절차를 어긴 것 △40일전 선거공보 발행 및 30일전 공고 지키지 못한 것 △강문호 후보를 결의절차 없이 등록 취소시킨 것 등에 대해서도 재선거 절차상의 위법 행위로 판시했다.
새로 감독회장 선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방법
이러한 판단에 따라 신청인들의 강흥복 목사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를 구할 권리를 인정한 재판부는 ‘강흥복 목사의 감독회장 자격 문제로 교단이 양분되다시피 한 상황이고 직무 집행을 방치할 경우 교단 전체에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바, 새로 감독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방법’이라고 판단해 직무집행정지를 주문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조속히 적법한 절차’에 따를 것을 강조했으며, 감독회장 직무 집행이 정지될 경우 예상되는 행정 공백에 대해서는 “다른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행정 공백을 메울 방법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강흥복 목사가 직무집행 정지 주문을 위반할 것에 대비해 신청한 대체집행 및 간접강제에 대해서는 기각을 결정했다. 계속 감독회장 직무를 집행할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대체집행해야 할 위반행위를 예측하기도 어렵고, 그런 사정이 생길 경우 별도로 이를 신청하면 된다는 이유에서다.
‘임시감독회장 선임’ 법원에 신청해야
법원의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전보다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됐다. 감리교 행정을 집행할 행정 수반이 존재하지 않아, 행정 불능의 상태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5월 고수철 목사의 감독회장 직무집행 가처분 결정 당시에는 신청인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이규학 목사를 직무대행으로 선임해 감리교 행정에 큰 문제가 없었으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일한 해결책은 지난 7월 법원에 ‘임시감독회장 선임 신청’을 법원에 내,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이 선임되게 했던 것처럼 ‘임시감독회장 선임’을 법원에 신청하는 것인데, 이달 말까지 선임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서 ‘제29회 총회’ 개최가 사실상 어렵다. 총회 개최가 힘들 경우 지난 9월 연회 감독 선거에서 선출됐던 각 연회 신임 감독들의 취임 및 임기가 만료되는 각국 총무 및 본부 임원 선임도 어렵게 돼 감리교의 행정은 불능 상태를 면치 못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규학 직무대행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성 문제가 이번 가처분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바, 지난 9월의 감독 선거에 대해서도 무효소송 및 이에 따른 가처분 신청도 예상돼, 앞으로 닥칠 감리교의 어려움은 이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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