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포럼 정례포럼-

WCC, 어떻게 볼 것인가? 찬반논란


사단법인 21세기포럼(이사장 장성만 목사)은 4월 15일 오후 2시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WCC,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례포럼을 개최했다. 부산지역교계 지도자 및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변상욱 본부장(CBS부산방송)의 사회로 진행됐다. 장성만 이사장은 개회인사를 통해 “WCC에 대한 찬반논란이 많이 일고 있다. 우리고장 부산에서 WCC총회가 열리는데 이를 어떻게 보는지 WCC ‘관(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재석 장로(21세기포럼 이사)가 기도 후 본격적인 발제가 시작됐다.
이날 토론회는 크게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발제는 찬성측인 임희국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가 먼저 발제한 후 반대측인 유해무 교수(고려신학대학원)가 각각 발제했다. 이어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학교), 이복수 교수(고신대학교), 신이건 장로(한국기독신문 사장), 이호욱 기자(기독교보 편집부 차장)가 패널로 나서 발제자들에게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임희국 교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 10차 총회가 한국의 부산에서 개최되는 의미’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임 교수는 “WCC 부산 총회의 개최에 관하여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교계의 입장을 두 가지 점으로 압축할 수 있다. 1)50여년 전의 경험이, 즉 과거 1950년대 장로교회 교단분열의 아픔이 기억 속으로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그 당시의 총회가 WCC에 대한 찬반으로 양분되어 다투다가 교단이 1959년도에 ‘합동’과 ‘통합’으로 분열되었다는 기억이다. 교단분열의 아픈 기억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기에 WCC에 대하여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그 이후로도 WCC에 대한 신학적 비판이 일관되게 전승되어 왔다. 비판자들은 WCC의 신학노선이 “다원주의와 혼합주의이며 이것은 성경과 배치되는 인본주의”라고 비판해 왔으며 더욱이 ‘교회론’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러한 비판을 지지하는 이들은 WCC의 신학이 ‘(보수적) 개혁교회의 성경중심 신학정체성’과 대립한다고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혹자는 WCC의 신학이 ‘(보수적) 개혁교회의 성경중심 신학정체성’에 대립된다고 보는데,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힐 수 있는 바는 WCC가 개혁교회의 신학정체성을 조금도 훼손하지 않는다 점이다. WCC는 그 헌장에 명시된 대로, ‘성경을 따라 주님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요 구주이심을 고백하는 (다양한) 교회들의 교제/코이노니아’이다. 한국 장로교회의 교단들은 성경의 권위를 강조하는 칼빈 개혁교회의 전통을 공동의 신앙유산으로 공유하고 있는데, WCC는 그 전통유산과 조금도 대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측 유해무 교수는 ‘WCC 총회의 한국 유치,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유해무 교수는 “WCC는 공교회적인 삼위일체 하나님 신앙을 견지한다고 선언한다. 그렇지만 WCC는 이 신앙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급기야는 그 가능성이 이질적인 신앙으로 나타난다 하여도 권징을 행할 수 없는 연합체”라고 말하면서 특히 몇 가지 이유 때문에라도 WCC를 비판하며 다가올 한국 총회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성경관: ‘오직 성경’에서 벗어나 성경과 ‘전통’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는 동의가 있었다. 그들의 성경관은 교파적 신학적 다원주의이며 따라서 공통의 분모에만 관심이 있다. 상대방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인정하는데, 바로 여기에 맹점이 있다. △신학적 다원주의: (1991년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WCC회의 한국인 여자 신학자의 초혼제 연출 사건 설명 후)WCC가 아무리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를 말하여도 신학적 다원주의를 수용하기 때문에 혼합주의가 여러 모양으로 출현할 수 있으며, 이를 제재할 기준이나 교회법적 제동 장치도 없다. △종교다원주의: WCC는 1961년 뉴델리 대회부터 다른 종교 대표자들을 초청하였다. 그리스도가 우리를 통하여 다른 종교에게 말씀하시며 또한 그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심을 인식하고서 그들과 그리스도에 대하여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선교: 하나님의 선교는 세속화와 인간화를 강조하지만, 영혼을 구원한다는 전통적 의미의 전도나 선교는 불신을 당한다. 또 교회중심적인 전도와 선교도 거부한다. △WCC는 대형교회가 아니다?: 리마문서는 서로 친교를 나누고 타교단의 교인과 교역자들을 인정하고 성찬에 함께 참여할 것을 격려한다. 이리하여 다양성을 초월하는 일치와 교파 상호간의 교제(코이노니아) 속의 일치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해무 교수는 “WCC라는 대세를 막기는 가히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WCC를 주목하고 그 실상을 잘 파악해야 한다. 우리 교회와 교인들, 특히 부산지역의 교회와 교인들이 그냥 멍하니 구경만 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WCC와 부산대회를 무작정 비판하거나 감정적으로 비난하지는 말고 비판할 수밖에 없는 근거를 제시하고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리고 지역교회와 교인들에게 바로 가르치고 지금부터 대비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패널자로 나선 탁지일 교수는 “국내에서 연합이 가장 잘 되는 곳이 제주, 광주, 부산이다. 부산교계는 기독교 10%로서 연합은 선택이 아닌 운명적인 것”이라며 “다들 WCC가 부산에서 개최된다고 말하지만, 주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산에서 WCC가 개최되는 것으로서 교단이 WCC를 어떻게 보느냐 보다, 부산에서 WCC총회 개최를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수 교수는“ WCC의 신학노선의 장점은 인정하나 궁극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하며 신학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임희국 교수는 청도 박곡교회 일화를 소개하며 WCC총회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하나 되길 바란다면서 “WCC는 협의체로서 ‘WCC신학’은 없다. WCC는 출발부터 구체적 현장, 삶의 현장에서 시작돼 사회문제를 교회가 해결해보자는 데서 시작했기 때문에 ‘WCC의 신학’은 없다”고 말했다. 임 교수의 이 발언에 대해 질문이 쇄도했다. WCC의 신학이 없다면 어떤 기준에 의해서 문제를 해결하냐며 질문이 줄이어 나오자 임 교수는 WCC신학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이미 발제에서 말씀드렸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WCC는 단일화된 교리체계가 없다는 것”이라고 다시 설명했다.
계속된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자들은 발제자들을 향해 적극적인 질문을 했다. “지나치게 교단의 입장을 갖고 WCC를 비판하게 되면 부산의 연합이 가능한가? 큰 틀에서 이해하며 부정적 비판은 자제해 달라”는 의견과 “WCC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인가?” 등 찬반의 주장이 뜨거웠다.
토론장에서 각각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포럼을 급히 마무리 지었다. 이번 포럼에서 진보와 보수교단의 신학적 대립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이다. 장성만 이사장은 폐회하며 “2013년 총회가 열릴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이 자리는 첫 걸음에 불과하다. 앞으로 서로를 알 수 있는 이런 자리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혜진 기자

201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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