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5만명의 무임목사들은 현재 무엇하나?


- 교회가 부흥되지 않자 실패감으로 목회 중단, 결국 운전기사, 영업사원으로...
- 목회자 수급조절 실패, 신학교 난립 등이 한 몫 거들어

무임목사에 관한 문제는 교계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다. 기독교사회책임(공동대표 김요한 목사 등)에 따르면 무임목사가 5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혹자에 의하면 무임목사가 10만명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9월에 열린 예장고신 총회보고서에 따르면 고신교단에만 68명의 무임목사가 있으며, 통합교단의 경우 부산에만 30명이 넘는 무임목사가 있다.
신대원의 모든 과정을 마치고 고시를 합격해 목사안수를 받기까지 투자한 시간과 물질, 노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특히 무임목사의 대부분은 개척교회를 사역하다가 어려움에 부딪혀 목회를 그만뒀다고 한다. 기독교사회책임에 따르면 한국교회 중 80%가 성도 100명이 되지 않는 작은 교회이며,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2005년 한해에만 3천교회가 문을 닫았다고 하니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여론이다.

■무임목사가 된 경로

무임목사가 되는 경우는 다양하다. 자신의 수준 향상을 위해 현재의 목회를 잠시 접어두고 해외로 유학을 가는 경우도 있고 질병, 사고로 인해 몸을 가누기 힘들어 할 수 없이 목회를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외 개척교회, 농어촌교회 등에서 사역하다 교회가 부흥되지 않아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 목회에서 물러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타의로 인해서든지, 환경으로 인해서든지 혹은 자신의 심적인 문제로 인해서든지 목회를 하지 않는 ‘무임목사’가 증가하고 있다.
A목사는 신학과정을 마치고 목회를 하기 위한 교회를 찾았으나 결국 초빙을 받지 못해 목회에 대한 꿈 조차 펼쳐 보지 못했다. 개척교회를 하자니 자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목사가 된 것을 후회하고 있다.
B목사는 교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목회를 중단했다. 다른 직업으로 일을 하자니 하나님께서 징계를 내리실까 두렵다며 일을 하지 못한 채 사모가 사회로 나가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C목사는 15년전 교통사고가 났다. 당시 두뇌충격부상으로 뇌를 다쳐 지체장애 1급(현재는 뇌병변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움직이지도, 말도 못하게 되자 당시 사역하던 교회는 건강이 완쾌되길 1년을 기다려줬으나 결국 교회를 사임하고 무임목사가 됐다. 투병생활과 자신과의 싸움에서 새롭게 학업을 시도, 지금은 사회복지사업을 하며 아동그룹홈을 운영해 새로운 사역을 하고 있다.
무임목사들 중에는 목회의 길을 아예 접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경우도 종종 있다. 목회지가 생기길 기다리지만 나이가 계속 들자 결국 운전기사, 영업사원, 자영업 등으로 생계를 위한 길을 찾는다. 무임목사의 대다수는 이미 목회를 하다 그만둔 경우가 많아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다른 교회의 부목사로 가려고 해도 해당교회에서 채용해 주지 않는다. 교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 결국 사회로 나가게 된다.

■5만명의 무임 시대, 해결책은?

무임목사에 대한 문제가 시급하다는 여론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몇 년전부터 거론됐으나 아직 이렇다할만한 뾰족한 대안이 없다.
특히 세계경제위기 가운데 청년실업증가는 물론 다양한 이름을 딴 퇴직이 줄 잇는 현 시점에서 목회자들의 실직도 당연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또 목사 개인의 자질이나 능력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무임목사 5만명의 시대는 단순한 목사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교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시급한 문제라는 것이 최근 5~10년간 쏟아져 나온 의견이다.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 파악이 중요하듯 무임목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첫 번째 손꼽히는 것이 목회자 수급조절, 즉 신학교 난립문제다.
전국 280여개 정도의 신학교에 매년 대략 1만명 정도의 신학생이 배출되고 있다. 예장통합의 경우 693명의 목사가 증가했으며 예장합동의 경우 316명의 목사가 증가했다. 한국교회 성도는 감소해 충격을 주고 있으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목사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무허가 신학교 난립으로 고충을 더하고 있다. 최소 3년이상의 시간을 투자해 목사가 돼 목회의 꿈을 꾸지만, 불과 1, 2년 심할 경우 몇 개월 만에 목사안수를 받아 목회를 하는 경우도 허다해 목사가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또한 신학교육의 커리큘럼 문제도 지적받고 있다. 목회현장에 맞는, 현실감 있는 교육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직업이 배우는 것과 달리 냉혹한 현실 앞에 어려움을 겪는다지만 신학생 중 절반은 주변의 목사를 보고 꿈 꾸기 때문에 막상 현장에 뛰어들면 괴리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자신이 상상해 온 목회, 보고 겪어 온 목회자들과 달리 교회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쉽게 포기하기 때문이다.
7년전에는 무임목사에 대한 문제를 공감, 이들을 위한 선교회가 조직됐다. 무임목사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며 목회 정보 공유 및 목회자 알선 등으로 무임목사 문제 해결을 시도했으나 점점 약화돼 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당시 일본, 미국 등에서 한인목사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목회지를 알선한다고 했으나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만 한인 무임목사가 1,200명 정도라고 한다.
지난 10월 17일자(640호) ‘목회자신문’에는 ‘목회자 불균형 문제 대안 시급’이라는 제목의 사설이 게재됐다. 사설에서는 “한국교회는 심각한 성장불균형에 시달리고 있다. 개척교회, 미자립교회의 성장 불균형은 교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게 하는데 까지 와 있다. 이러한 소형교회 목회자들은 생활자체도 어려운 지경에 놓여있다. 생존문제에 대한 갈등은 목회자들을 일터로 내몰고 있다. 야간 대리운전은 물론이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목회자들의 숫자는 갈수록 증가세에 있다. 이런 현상은 결국 교회성장에 대한 둔화현상을 불러오게 되고, 목회자들의 생활형편은 갈수록 악화되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각 교단의 총회는 끝났고 일련의 정책들이 논의되었으나 신학생 수급방안과 목회자들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목회자 개인이나, 개 교회의 문제로 치부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무임목사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적인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시도됐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무임목사 문제는 한국교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교단이 앞장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평이다.

오혜진 기자

200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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