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선교 100주년기념예배에서 연합의 의미 일깨워
개인, 교인, 교계, 나라, 세계, 하나님을 위한 제주 선언문 발표
지난 해 예장통합 제92총회에서 부총회장으로 당선된 김삼환 목사는 “내년 제주선교 100주년을 기념해서 통합, 합동 2교단이 연합예배로 드리자”라고 제의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제안은 2008년 제93회 총회에서 장로교 장자교단을 자부하는 2교단 외에도 제주총회를 가진 합신, 한국기독교장로회도 참여, 4개 장로교단이 연합으로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는 영광의 순간을 재연하게 됐다.
한국 장로교회 분열의 역사 중심에 서 있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기장, 합신 등 4개 교단 총대들이 제주총회 기간 중 첫 연합예배를 드렸다. 각 교단 총대 구분 없이 한데 어우러져 드려진 예배는 4,800석도 모자라 계단과 통로조차도 꽉 찰 정도로 그 열기와 관심이 대단했다. 감격과 은혜가 북받치는 현장이었다. 하지만 신사참배와 교단 분열의 역사에 대한 철저한 회개와 참회의 시간이기도 했다. 한국장로교는 1952년 고신파의 분립에 이어 1953년 기독교장로회와 예수교장로회 분열, 1959년 WCC 가입문제로 인해 예수교장로회 내 통합과 합동 분열, 그리고 1979년 신학과 교권문제로 합동의 주류와 비주류(개혁, 합신) 분열 등의 부끄러운 역사로 점철되어 졌다.
이날 4개 교단은 제주선언문 낭독을 통해 “타락한 인간의 본성으로 말미암아 분열을 헤아릴 수 없이 되풀이한 우리의 가증하고 부끄러운 죄악을 하나님 앞에서 가슴을 찢으며 진심으로 회개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100년 동안 하나님과 이웃을 섬김으로써 겸손과 사랑으로 세상에 희망을 주기 위하여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살펴 다음과 같이 우리의 결의를 선언한다”며 개인, 교인, 교계, 우리나라, 세계, 하나님의 영광을 주제로 각각 결의했다. 그리고 참석자들은 1938년 제27회 총회 당시 신사참배 결정, 주님의 몸을 찢었던 교회 역사,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민족의 죄악 등을 회개하는 기도를 드렸다. 정창식 기자
한국 장로교회 제주 선언 전문
우리는 지금 제주 선교가 바야흐로 100주년을 맞이하는 감격적인 현장에 서 있다. 그러나 먼저 우리는 이 감격을 만끽하기에 앞서 타락한 인간의 본성으로 말미암아 분열을 헤아릴 수 없이 되풀이한 우리의 가증하고 부끄러운 죄악을 하나님 앞에서 가슴을 찢으며 진심으로 회개한다.
제주 기독교는 일제의 강점과 악랄한 수탈, 이념대립과 민족상잔의 전쟁 같은 역사의 격랑 속에서 너무나 많은 험악하고 힘겨운 시대적 고난들을 겪었으나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은혜 아래 자랑스럽게도 꿋꿋이 이겨내면서 고귀한 신앙을 순수하게 지켜왔을 뿐만 아니라 생명의 복음을 힘 있게 전파하였다.
이 시간 우리 4개 장로교단(기장, 통합, 합동, 합신 - 가나다순)은 제주선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교회가 지난 100년 동안 풍성하게 받은 은혜를 되돌아보며 연합으로 감사 예배를 드리면서, 앞으로 100년 동안 하나님과 이웃을 섬김으로써 겸손과 사랑으로 세상에 희망을 주기 위하여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살펴 다음과 같이 우리의 결의를 선언한다.
◇개인=하나. 우리는 현대의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주의가 만들어낸 무절제한 소비생활, 도덕의 몰락, 가정해체와 같은 문제들로 고통을 받는 개인과 가정과 사회를 치료하여 상한 영혼과 지친 육체를 위로하며 상실된 인격을 회복시켜 개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건강한 인간의 삶을 구현하기로 결의한다.
◇교인=하나. 우리는 오늘날 일부 목회자와 성도들의 삶에서 발견되는 사치와 향락을 반성하며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고, 위선과 외식의 태도를 버리고 진실하게 생활하며, 세속적 명예와 권력을 지향하던 잘못에서 돌이켜 교회와 세상을 겸손히 섬기며, 하나님 앞에서 복음의 교훈을 성실하게 실천할 것을 결의한다.
◇교계=하나. 우리는 복음이 전래된 이후 인간중심적인 지역갈등, 개인감정의 대립, 교권에 대한 욕심 때문에 백 개 이상의 교단으로 분열된 부끄러운 현실을 애통하는 마음으로 회개하면서, 교단 간의 오해와 불신과 대립과 상처를 해소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와 화합과 위로를 도모하기 위하여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협력과 일치를 이루기를 결의한다.
◇우리나라=하나. 우리는 소득의 극심한 격차로 빚어진 사회계층간의 갈등, 사상의 대립, 혈연과 학연과 지연의 전근대적 편가르기 등으로 우리 사회가 분열된 것을 심히 안타까워하면서 장애우와 새터민과 외국인 노동자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사랑을 실천하고, 이를 위하여 이웃 종교들을 존중하면서 평화로운 협력을 도모하며, 최근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주변 국가들과의 선린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사회적 일치를 이루는 일에 기여하기로 결의한다.
◇세계=하나. 우리는 오늘날 세계의 도처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참상, 인간의 탐욕에서 나온 국가 간 전쟁의 슬픔, 과도하게 이윤만을 추구한 산업 활동으로 파괴된 생태계의 신음, 빈곤의 악순환에 갇혀 있는 빈민국의 경제적 고통 등에 무관심했던 태도를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면서, 이런 비극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강을 주시도록 기도하며, 인류의 평화와 공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을 강구하기로 결의한다.
◇하나님의 영광=하나. 우리는 개인의 행복, 가정의 화목, 사회의 안녕, 교회의 일치, 국가의 안정, 세계의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염원하면서,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충만히 임하고, 악의 세력과 그로 인한 불행이 속히 사라지기를 기도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이 민족과 전 세계에 널리 전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이기를 열망한다.
우리는 위에서 선언한 우리의 결의를 우리의 구주이며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마음과 한뜻을 이루어 겸손과 사랑으로(빌 2:1∼11) 힘써 이행할 것을 약속하며, 이 결의를 실천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강구할 것을 천명한다. 하나님께서 은혜와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가 이 선언을 실천할 수 있는 지혜와 능력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2008년 9월24일(수요일) 오후 7시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4개 교단 총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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