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박한 성경지식으로 기독학생들도 설득, 일부 혼란 겪는 학생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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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학을 지향하는 기독 사학 한동대학교(총장 김영길)는 해마다 세계 각국의 유학생들이 입학하고 있으며, 현재는 100여 명의 외국인이 재학 중이다. 다양한 종교를 가진 외국인 유학생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기독교 대학을 표방하고 있는 한동대는 이들의 종교 활동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최근에는 한 무슬림 유학생의 종교 활동이 주목받게 되면서, 이를 두고 외국인 유학생의 종교 생활이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한동대를 주시하고 있다.
아프간 유학생, 종교 신념 서약 후에도 종교 활동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유학 온 아브라함 헤이크마툴라나페(2학년 재학, 국제법·경영학 전공)는 학교 내 기도실에서 메카를 향해 절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해박한 성경지식과 상당한 논리력으로 기독교 논리를 반박해 기독교 학생들조차 설득당하고 있고, 하숙집 주인도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고 알려졌다. 한동대학교는 외국인 유학생을 입학시킬 때, 학교의 이념에 따라 채플 의무와 성경관련 과목 이수 등에 대한 서약서에 사인하는 것으로 종교적 신념을 확인하고 있으며,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을시 교내에서 종교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 받는다. 아브라함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입학했고, 서약서에 사인한 대로 채플 의무와 성경 관련 수업에 성실히 임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이슬람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10월 라마단 기간에는 기도실에서 메카를 향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아프간 피랍 사태 때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이슬람은 평화적 종교”라면서 “졸업 후에 한국에 머물면서 학생들에게 기독교와 이슬람의 평화 정신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눈 한 학생은 “‘단지 무슬림으로서 자신의 종교 생활을 할 뿐, 기독교 교리에 대한 반감은 전혀 없다’고 했다”며 “공격적 목적으로 종교를 선전하거나 포교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동 신문을 통해서도 그는 “나는 무슬림이지만 학교의 이념을 존중하며 채플에 참석했고, 성경과 삶 등의 과목을 성실하게 이수했다”며 “메카를 향해 기도하고, 라마단을 지키는 등 무슬림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그의 변화는 한 선교단체 모임 참석 후에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브라함은 기독교 선교단체 정기모임에 자주 참석했는데, 어느 날 모임 중에 이슬람에 대한 어떤 이야기가 나오자 분개하며 나가버렸다는 것. 그 이후 아브라함은 “졸업하고 돌아가려 했으나 10년을 선교하기로 했고, 나중에는 비교문화학도 강의 하겠다”고 말하며 이슬람식 모자를 쓰고 턱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학생들 ‘정체성 우려’혹은 ‘지나친 걱정’으로 반응 엇갈려
아브라함은 원만한 성격과 예의바르고 친절한 모습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호감을 얻고 있으며, 카불대학에서 수석을 차지해 정부 장학생으로 유학 온 수재인 만큼 학교생활에도 충실하다. 한 학생은 “그가 무슬림이라고 해서 특별히 반감을 가지는 학생은 없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상당히 평이 좋다”고 말했다. 또, 아브라함과 이야기 해 본 학생들 대부분은 그의 해박한 성경지식에 놀랐다고 한다. 한 기독동아리 학생은 “성격도 좋고, 성격적 지식이 뛰어나 신앙이 강하지 않은 학생들은 쉽게 설득당할 것 같다”고 전했고, 실제로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혼란을 겪은 한 학생이 동아리 활동을 그만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와 사상적 논쟁을 하다보면 워낙 똑똑하고 분명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서 듣다보면 이야기에 빠져들기도 한다”는 학생도 있었다. 그래서 일부 학생들은 아브라함의 성경 지식과 논리력이 혹시 학생들의 기독교 정체성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한 걱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학생은 “무슬림 한사람의 영향력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학교에 5명의 무슬림 유학생이 있지만 그들의 종교적 영향력이 우려할 정도는 아닐뿐더러 그들로 하여금 한동대의 기독교 정체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판단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또, “아브라함이 해박한 성경지식으로 논쟁을 펼치는 것은 기독교에 대한 종교적 관심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동대학교보인 한동 신문에서도 이와 관련해 ‘외국인 학우들의 종교 활동, 학교는 고민’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여러 종교를 가진 학생들이 학교의 이념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는 데 우려를 제기했다. 한동 신문은 “무슬림(이슬람교도)을 비롯한 몇몇 학우들이 교내에서 자신들의 종교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이를 비롯해 앞으로 우리학교를 찾을 외국인 학생들의 종교적 행동이 우리학교에 끼칠 영향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요구 된다”며 학교 측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을 강조했다.
학교 측 입학·장학 위원회 등과 신중 검토 중
이러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종교 활동 논란에 학교는 고심하고 있다. 교목실 김대옥 목사는 “타 종교 학생들의 비율이 높아진다면 그들의 종교적 신념이 학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학생 선발 과정에서 학교 측이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해마다 외국인 유학생이 입학하고 있고, 종교적 신념을 확인하는 서약서에 사인하도록 하지만 사실상 그들 각각의 종교적 신념을 알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타 종교권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종교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지만, 구두로 이루어진 것일 뿐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김영섭 교무처장은 “사안에 대하여 입학, 장학 위원회 등과 신중하게 검토 중에 있다”며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임을 밝혔다. 황영호 교목실장은 “이번 일이 오히려 이슬람에 대해 모르는 부분을 알게 해준 계기가 된 것 같다”며 “한동대가 하나님의 대학으로서의 근본적인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종교가 다른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22일 한동대에서는 국내 캠퍼스 내의 이슬람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전호진 교수(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는 “캠퍼스 내에 아브라함과 같은 무슬림 학생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무조건 쫓아내거나 선교를 금지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이를 계기로 이슬람 국가도 선교의 문을 열라고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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