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영업안한다는 믿음의 기업, 전도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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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기업을 자처하는 이랜드 그룹(회장 박성수 장로)이 비정규직 강제용역전환으로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가는 등 홍역을 치루고 있다. 문제는 대표적인 기독교기업을 자처하며 각종 상업방송에 ‘주일은 쉽니다’며 기독교경영을 추구하는 이랜드가 자칫 한국교회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로 불거진 이번 사태, 결국 기독교 윤리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이대 앞 2평 옷가게 신화
이랜드 박성수 회장은 1980년 이화여대 앞에서 ‘잉글랜드’라는 2평 옷가게로 의류계에 뛰어들었다. 중저가 캐주얼 의류의 시장 수요를 집중 공략하며, ‘이랜드’, ‘브렌따노’, ‘언더우드’등의 상품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전포망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켰다. 박회장의 경영 지침은 한마디로 ‘내실’이다. 초창기부터 생산은 아웃소싱, 마케팅은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하고, 본사는 기획과 머천다이징 및 디자인 기능을 보유하는 차별화된 사업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특히 의류쪽 해외시장 개척에는 선구적인 역할을 해 왔다. 최근들어서야 국내 의류기업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이랜드는 이미 94년도에 진출해 왔고 중국 현지에 1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KOTRA 등 관련기관이 중국시장 내 인기 한국 의류브랜드 순위를 조사한 결과 이랜드 제품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이처럼 이랜드가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지식경영’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랜드는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지식을 정리해 발표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계열사별로 매달 실시해 이를 지식몰에 올려 전 계열사가 공유하도록 되어 있다. 이 방식은 다른 대기업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유명하다. 이처럼 매출 2조원, 국내 30대 기업으로 성장 발전한 원동력에는 창업주인 박성수 회장의 열린경영이 주요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박성수 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회사의 모든 기획은 박 회장의 손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 번의 위기
박성수 회장이 이랜드를 경영하면서 이번이 세 번째 위기로 평가받고 있다. 첫 번째 위기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회사가 부도직전에 몰리면서 시작됐다. 박 회장은 28개 계열사를 8개 계열사로 정리하고 직원도 50%나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부도직전 기적적으로 외국인 투자가로부터 5000만달러의 거액을 차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도는 면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위기는 2000년도 당시 무려 265일간이나 벌어진 이랜드 노조의 장기파업투쟁 때문이었다. 그는 노동부로부터 부당노동행위로 수차례 출석요구서를 받았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서울지법 서부지원이 박 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었다. 이번 비정규직 대량해고와 맞물려 노사간 첨예한 갈등은 박 회장에게 세 번째 위기라고 할 수 있다.
130억 십일조...그러나
일반 언론들은 이랜드 그룹이 작년 십일조로 130억원을 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물질 내는 것은 성경적일지 모르나, 직원들을 대하는 것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직원들은 “기독교 기업이 직원들을 마음대로 짜를 수 있는것이냐”고 분개하며 열악한 근무환경과 대우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이랜드 유통 매장 여성 정규직 5년차의 경우 연봉이 1500만원 미만이고 비정규직의 경우 1000만원에 못 미치고 있다. 또 외부적으로 기독교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하며 그룹의 위상을 제고시키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부산해운대에 있었던 ‘부산대부흥’ 행사에 이랜드가 무상으로 티셔츠 5만벌을 제공했으나, 이랜드 직원들은 자사 유니폼을 입을 것을 강요받고 있지만 무상으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는 600여종의 재고 의류를 신상품으로 위장 판매한 것이 드러나 망신을 당했고, 그룹의 상징이었던 ‘주일은 쉽니다’는 거의 모든 유통매장에서 지켜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랜드측 “기업에 대한 테러 행위”
한편 이랜드 사측은 지난 10일 일간지 조간 신문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 유통매장 점거 농성은 기업에 대한 테러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랜드측의 성명서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이랜드를 통해 의도적으로 비정규직법 철폐 투쟁의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쪽은 사측이 아니라 노동조합이라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또 노조측이 주장하는 1000명 해고도 왜곡된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사측은 “1000명을 해고한 악덕기업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 다른회사에 비해 비정규직 비율도 낮고, 뉴코아의 경우 비정규직이 223명인데 이들 중 63명만 계약해지가 되고 이들도 도급업체 소속으로 계속 일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홈에버의 경우도 3000명중 문제가 되는 1000명 중 기본적인 절차에 따라 630명이 정규직화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사측은 “이번 사태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개입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원래 이번 일은 임금협상문제였는데 어느새 비정규직 문제로 비화됐다. 정치적인 문제로 몰아가는 느낌이다”며 “하나님의 기업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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