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가꾸고 지켜나가야 합니다”
Q PNCC 회장에 선출된 소감을 밝혀 주십시요.
A 우선은 영광스럽지요! 지난 세월을 만들어온 여러 선배님들이 계신데 그 분들이 NCC의 이름으로 역사 속에서 귀중한 일들을 많이 했어요. 특별히 민주화와 관련해서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장애인 교육, 어려운 시대의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한 인권활동, 시민사회교육, 시대를 끌어안는 양심들이셨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기관의 대표를 맡게 된 것이 조금 부담이 되긴 합니다. 또 요즘 민주화가 후퇴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 시기에 회장이 되어 아! 할 일이 많겠구나! 열심히 해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몇 달간 그런저런 일들로 바빴습니다.
Q 현재 PNCC 산하 활동하고 있는 교단과 기관 등 구체적 규모를 소개해 주십시요.
A 현재 6개 교단과 독립교회 그리고 개인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단이 아닌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활동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NCC가 교단협의체인데 저희는 교단과 개인 그리고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구세군, 기감, 기장, 복음, 성공회, 한국정교회, 독립교회 등 입니다. 협력단체는 YMCA, YWCA, CBS와 기타 여러 단체들이 있습니다. 조직은 고문, 임원단, 자문위원 등 50여분의 임원진이 활동하고 있고 특히 현장 중심의 위원회 조직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17개 위원회가 위원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요즘 활발하게 움직이는 위원회는 여성위원회, 환경위원회, 교회와사회위원회, 교육훈련위원회, 통일위원회, 역사위원회 등입니다. 금년에는 부산기독교운동사를 책으로 만들려고 특별위원회와 후원회를 꾸렸습니다. 사회를 향한 감시와 조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부산시 예산을 신앙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제언하려는 작업도 준비 중입니다. WCC총회 평가와 연결 작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외 17개 위원회가 금년을 잘 활동하고 주님께 칭찬 받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기독교단체 신년하례회, 일치주간에 교회일치 연합예배도 다양한 교파를 망라해 이번 달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부산지역 진보운동이 과거에 비해 많이 침체되어 있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시대와 환경을 넘어서 찬란히 빛을 발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민주화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동력이 상실되었고 할 일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고 뒷 선으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사실은 착각이었지요. 돌보고 지켜내지 않으면 얼마나 허약하고 순식간에 허물어지는가를 요즘 실감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선거개입 같은 정말 민주주의 뿌리를 흔드는 일들이 태연하게 일어나고 미디어의 제대로 된 감시 기능이 죽어버렸는데도 구경꾼이 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계속 가꾸고 키우며 그것을 지켜낼 이중 삼중의 사회적 합의와 제도를 정착시켜야 하는데 그런 것에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나 평화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있고 대중적인 활동을 강화하지 못한 것도 따지고 보면 너무 그때 그때 이슈와 현안에만 매몰되는, 가까이 있는 것만 보는 편향적 시각을 갖고 있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창조적인 통찰력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우리가 역사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멍하니 넋을 놓는 경향이 있습니다.
각 분야를 깊이 정리해온 활동가들에 대한 평가와 지원도 부족했습니다.
Q 회장님이 생각하고 계시는 2014년 PNCC 활동 방향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요.
A 바닥으로 바닥으로 내려가 생명의 아픔을 끌어안고 싶습니다. 생명이 아파하는 그곳에 주님이 계실 것 같아요. 저희야 큰 조직도 아니고, 자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건강한 신앙으로 주님의 생각을 받아내는 것 밖에 뭐가 또 있겠어요. 바닥으로 내려가자 이게 첫째구요. 이것을 구체화시켜 위원회를 꾸리겠습니다.
둘째는 과거를 정리해 선배님들의 사역을 보고 다음 세대들이 건강하게 자라나도록 역사자료들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 신앙적이고도 예리한 양심세력으로서 자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Q 부산에는 보수쪽을 대변하는 부산기독교총연합회와 진보쪽을 대변하는 PNCC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두 기관이 부활절연합예배와 신년하례회 등 다양한 연합활동을 함께 해 왔습니다. 혹시 부기총과 함께 연합운동을 전개해 나가실 계획이 없으신지 알고 싶습니다.
A 현재도 얇은 끈은 가지고 있고 열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마다 단체의 규모나 입지에 따라 바뀌어져 왔습니다. 일치운동을 하는 저희야 언제나 함께하는 것에 대해 찬성합니다. 그러나 기획 단계부터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각각의 생각도 나누어지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다 정리된 후 한 두개의 순서를 맡는 것은 의미가 희석되는 느낌입니다. 점차 가능한 부분 별로, 더 많은 부분에서 연합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옛날에는 했는데 지금 안 된다면 말이 안 되잖아요. 한걸음 더 나아가 부산교계가 연합운동의 모델처럼 한국교회사에 기록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의 상처와 상황 속에는 그런 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것 아닐까요?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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