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 그리스도인이 앞장 서야”
Q 먼저 23일 정년퇴임식을 하셨는데 그 동안 해 오신 사역을 정리하며 정년퇴임감사예배를 드린 간단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감사합니다. 1973년 농협은행 해운대지점을 시작으로 27년간의 금융기관생활을 마치고 14년 전 월드비전에 들어와 이제 정년이 되어 퇴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저의 가족들과 동역자분들, 각계각층의 선·후배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늘 기도해 주시고 지지해주시고 사랑으로 격려해 주신 교계 목회자분들과 장로님들을 비롯한 성도님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Q 2000년도부터 월드비전에 몸담아 일을 하셨습니다. 시작하시고 퇴임하시기까지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중 한 가지만 소개해주십시오.
A 한국월드비전 본부에서 행정국장, 감사실장, 인사위원장, 그리고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근무 했을 때 월드비전 빌딩 안에 예배실을 크게 확장하고, 인사제도를 개선, 생명을 살리는 자원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각 부서와 산하기관을 지지 격려해 오늘날 50만 명의 후원자와 2천 억대 예산의 한국월드비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사실이 가장 보람됩니다.
Q 월드비전, 연제종합사회복지관 등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저는 원래 금융기관 생활을 할 때부터 농협은행 선배인 황재학 집사님의 권유로 방글라데시 어린이 한명을 도우면서 월드비전의 후원자가 되었고, 월드비전 선명회 합창단이 부산에 오면 그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스폰서 역할을 했습니다. 그 후 자원봉사자로도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월드비전을 예비하신 하나님의 섭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Q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가가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연말이 되면 더욱 춥고 쓸쓸한 이웃들이 많을 텐데,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요?
A 월드비전은 우리나라가 아주 어려운 시절이었던 1950년 한국전쟁 때 전쟁으로 인한 고아와 남편을 잃은 부인들을 돕기 위해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얼스 목사님과 한국의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님이 설립하신 국제구호개발NGO입니다. 1990년까지 40년간 원조를 받아오다 1991년, 88올림픽을 치룬 대한민국이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전환했습니다. 아프리카와 빈곤 국가를 지원하기로 결단하고 사랑의동전모으기운동을 국민운동으로 전개해 소말리아를 시작으로 지구촌 제3세계에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돕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5초마다 한 어린 생명이 굶주림으로 질병으로 죽어 가고 있습니다. 연말을 맞이하여 국내에도 빈부의 격차로 인하여 많은 어린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며, 춥고 쓸쓸하게 지내는 어르신들도 이웃에 많습니다. 우리는 이분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이들과 같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월드비전 부산지부(862-9090)와 월드비전 연제종합사회복지관(863-8360)을 비롯한 많은 사회복지기관들이 부산에 있습니다. 연락하시면 친절하게 안내해 드립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많은 후원과 자원봉사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큰 재난을 당한 필리핀 국민들을 돕기 위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활동하시고 싶은 일들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 저는 이번에 월드비전을 정년퇴임을 하고 내년부터는 한국교회와 함께하는 문서선교사역을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현재 대표회장으로 있는 세계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사역을 활성화 시켜 직장선교를 통한 세계복음화에 일익을 감당하고자 합니다. 많은 기도와 동역을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교계와 성도들에게 당부의 (또는 부탁)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미국의 야구선수 커쇼는 “많은 사람이 나를 지켜본다. 난 그들에게 신앙을 전하지 않는다. 그저 크리스찬이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려 노력할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목사님의 저서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는 재물의 다소와 지위의 고저 그리고 명성의 유무가 영성의 기준이 돼 버렸다.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유명한 기독교인은 영성(믿음)이 좋아서 그런 것이고 그 반대는 영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지는 풍조가 은근히 조성되고 있다. 사회학자인 로버트 벨라는 “성직자들 사이에, 죄나 속죄와 같은 성경 언어를 희석시킨 나머지, 예수를 자신의 행복과 자아완성의 수단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바가 있다. 이 시대의 성직자마저도 예수 이름을 복 받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면, 과연 이 시대에 희망이 어디 있겠는가? 진리와 기복신앙 사이에서 이리 저리 방황하는 교회의 모습이 처량하고 안쓰럽다>
우리 모두가 귀담아 들어야할 말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저 자신부터 지난날의 잘못을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새로운 각오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세상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는 교회로, 우리 성도들도 세상 사람들이 닮길 원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을 탓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부터 삶의 현장 속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누구보다도 먼저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에 우리 한국교회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앞장 서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최 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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