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적 도보관광을 위한, 부산 기독교 유적지 가이드북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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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장신대 탁지일 교수, 원내는 이번에 발행한 ‘부산의 기독교 유적지 가이드북’ |
Q. 부산 기독교 유적지 가이드북을 만든 계기는 무엇입니까?
A. 2009년부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부산지역 개신교 유적지 개발 및 활용 방안 연구’라는 과제를 진행해왔습니다. 연구논문을 마무리하면서 그 후속작업으로 가이드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가이드북에는 부산 동구와 중구에 위치하는 기독교 유적지뿐만 아니라 주변 관광자원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부산지역 기독교 유적지와 지역관광자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관광벨트의 구축을 시도했습니다. 앞으로 이 가이드북이 부산을 방문하는 내국인들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행사를 위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이 부산의 기독교 유적지를 친환경적인 도보관광(Eco Walking Tour)을 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부산 지역의 청소년과 청년대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비전여행을 많이 가고 있는데, 이 가이드북을 통해서 부산 지역에도 방문해야만 하는 뜻 깊은 유적지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지역 기독교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Q. 타 도시와 비교되는 부산의 기독교 유적지 특징은 무엇입니까?
A. 부산의 기독교 유적지들 개발과 활용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이드북을 제작하기 위해, 국내 덕수궁 주변 유적지와 제주도 이기풍 선교 유적지, 그리고 부산과 유사한 지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가고시마와 나가사키 지역을 현장 답사했습니다. 이들 지역들 중 나가사키가 ‘유적지 개발’과 ‘지역관광 자원들과의 연계성’ 그리고 ‘접근성’면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는데, 부산도 나가사키에 견줄 수 있는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기독교 유적지들은 독자적인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부산 중구와 동구의 관광자원들(부산세관박물관, 용두산공원, 부산근대역사관, 백산기념관,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 국제시장, 광복동패션거리, 40계단문화관, 태종대, 자갈치시장, 부산국제영화제 기념광장, 상해거리)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또한 밀집되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Q. 부산의 기독교 유적지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A. 부산은 초기 개신교 선교사들이 예외 없이 그들의 첫 발을 내딛은 한국선교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다를 거쳐 조선을 찾는 외국인들은 부산을 거치지 않고는 조선 어디로도 갈 수 없었습니다. 제물포가 아니라 부산이 한국 선교의 출발점입니다.
부산의 기독교 유적지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평범한 삶의 현장’에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입니다. 지금 우리들이 걷고 있는 평범한 거리는, 120년 전 부산을 찾은 복음선교사들에게는 치열한 선교의 현장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산의 첫 순교 선교사 헨리 데이비스를 비롯한 여러 선교사들이 잠든 복병산이 있고, 평양대부흥운동의 주역 로버트 하디 선교사가 거주했던 영도가 있습니다. 이들 장소들은 그들만의 뜻 깊은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평범한 장소가 되어버렸지만, 복병산과 영도는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에는 복음 선교를 위해 헌신했던 벽안의 젊은 선교사들의 발자취가 머물렀던 곳입니다. 또한 부산경남지역 선교를 담당했던 호주선교부의 유산들도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부산지역의 첫 교회들인 초량교회와 부산진교회가 있고, 한국전쟁 후 산모를 위한 의료선교의 중심이었던 일신기독병원 그리고 부산지역 최초의 삼일운동의 진원지이며, 한강이남 최초의 근대여성교육기관이었던 부산진일신여학교 교사(校舍)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 교사는 부산 유일의 서양식 건축물로서 2003년 부산광역시 문화재 제55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일신기독병원에는 맥켄지역사관이 설치되어 부산지역 의료선교 역사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Q. 가이드북을 살펴보면 지역 문화공간이나 상업지역이 함께 명시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국내와 일본 지역을 현장답사하면서 느낀 점은, 주변 관광자원들과 연계되지 않은 기독교 유적지의 활용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기풍선교기념관의 경우, 이기풍 목사가 개척한 교회들이 바닷가에 주로 위치하고 있는 반면, 기념관은 역사성과 무관한 장소에 위치하고 있고 또한 올레길을 비롯한 제주도의 유명관광자원들로부터도 고립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는 수련회 장소로만 주로 사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반면 나가사키의 경우 관광국에서 발행한 지도에는 노변전차를 타거나 걸어서 기독교 유적지와 지역관광자원들을 함께 볼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습니다. 나가사키를 처음 방문한 저 역시도 어려움 없이 효과적이고 만족스럽게 나가사키를 관광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의 관광자원과 기독교 유적지의 연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Q. 끝으로 문화유적과 관련하여 지역교계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부산은 복음화율이 가장 저조하고 온갖 이단들이 발흥한 영적 전쟁터입니다. 부산지역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 가이드북은 저의 세 아이들을 포함해 부산지역에서 자라나는 다음세대 기독교인들을 위한 작업입니다. 기독교인들이 양적으로 미약하고 기독교문화도 열악하지만, 우리 교회의 미래인 다음세대들이 역사적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 나아가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이 가이드북을 제작했습니다.
부디 청소년과 청년대학생들은 물론이고 기성교인들도, 다른 지역으로 성지순례를 떠나시기 전에, 먼저 이 가이드북을 들고 부산지역 기독교 유적지 순례를 해주신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번 여름방학부터라도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 가이드북은 무료 배포될 예정이다. 필요한 교회나 개인은 부산장신대학교 부산경남교회사연구소(소장 탁지일 교수, 055.320.2534)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또한 관련 연구논문은 「한국기독교신학논총」76집(2011.7)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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