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큰 머슴으로 살겠습니다
Q. 동서대학교 제 7대 총장에 취임하시게 됨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취임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A. 19년이란 비교적 짧은 역사의 대학이지만, 그간 지역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 착실히 성장한 대학의 총장이 된데 대해 무한한 영광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러한 영광에는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잘알고 있습니다. 학령인구의 감소 등 한국의 대학들이 처한 환경이 결코 녹록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총장으로 선임된데는 이러한 어려운 환경을 지혜롭게 잘 헤쳐나가라는 명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단한 각오로 총장 임무에 임할 생각입니다.
Q. 총장님은 ‘글로벌 역량이 강한 미래사회 선도 대학’이란 새로운 목표를 세우셨는데 이를 위해 계획하고 계시는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소개해 주십시오.
A. 제가 장기적으로 꿈꾸는 동서대학교의 위상은 동북아를 아우를 수 있는 글로벌 대학입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을 잇는 해외 캠퍼스를 만들고 국경을 초월하는 강의와 연구가 이루어지는 초국경 대학입니다. 이러한 미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동서대학교는 중단기 계획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대학의 명실상부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중기 플랜의 골자입니다.
구체적으로 특성화분야의 경우 2020년까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톱10에 자리매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학선호도와 평판도 부문에서는 2020까지 국내 10위권에 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이제부터 동서대학교가 해 나가야할 3가지 전략이 있습니다. 지역평판도 1위 대학이 되는 것, 보다 과감한 국제화, 그리고 대학의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것이 그런 전략들입니다.
Q. 취임사에서 학생들의 원대한 꿈을 실현시키는 ‘차별화된 통로’를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그에 대한 대학의 차별화, 특성화 방안이 있으시다면?
A.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 저희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불가능하게 여겼던 꿈을 실현시켜주는 기회의 교육을 펼치고 싶다는 게 저의 소신입니다. 저희 대학에도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 출신 학생들이 많습니다. 몇 천원의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는데 급급한 학생들도 많습니다. 신흥명문이라는 자타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기초학력도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콤플렉스로 가득 차 있음을 봅니다. 대학 총장을 떠나 한 사람의 교육자로서 느끼는 안타까움은 정말 큽니다. 저는 어렵고 힘든 환경을 극복하고 동서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인생반전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통로’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올 가을부터 동서대학교 학생들은 연간 각각 100명씩 동서대학교의 해외 분교인 미국의 호프국제대학교와 중국 무한의 제2 분교에서 유학경험을 할 것입니다. 동서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 상당수는 어렵고 힘든 환경 출신입니다. 그런 학생들이 해외 유학을 간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하지만 동서대에 입학해서 정해진 코스를 밟으면 해외 유학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프로그램을 만들 때 적지 않은 반대도 있었습니다. 학교재정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돈을 벌기 위한 곳이 아닙니다. 학교부담이 늘더라도 지역과 사회를 위해서 어려운 학생들을 인재로 만드는 일에 나서자는데 교수, 교직원들 모두의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실천에 나서는 것입니다.
Q. 장제국 총장님의 부친이 동서학원 설립자이신 장성만 목사님이신 것으로 압니다. 설립자로서, 아버지로서 공적 혹은 사적인 당부가 있으셨나요?
A. 네, 질문에 답하기 앞서 저는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날 동서학원을 신명문으로 키워내신 학교 설립자 내외분의 노고와 땀에 대한 것입니다. 그분들은 교육보국의 일념으로 온 생애를 쏟아부으셨고, 그 기반은 바로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인재양성’입니다. 그것은 그분들의 건학이념이자 제가 물려받아 번성시켜야할 가장 값진 유산이기도 합니다.
많은 말씀을 하셨지만 가장 제 마음에 와 닿은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섬기는 머슴이 되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엊그제 교직원 채플시간에 설립자께서 새로 선임된 보직자들을 향해 신신당부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보직이 명예라거나 지위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경종이었습니다. 학생, 교수, 교직원 등 구성원들에게 봉사하는 큰 머슴으로 살라는 주문이셨습니다.
둘째는 이 학교가 만들어진 이유가 기독교 창달이며, 이것이 절대 흐트러지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설립자께서는 만약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학교 문을 닫는 게 낫다는 폭탄선언을 하셨습니다. 저는 ‘건학이념을 받들고 제2의 도약을 위해 나아가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되새기고 있습니다. 이 2가지를 꼭 간직하고 총장직에 임하겠습니다.
Q. 설립자 내외분의 아들로서 ‘세습’에 대해 운운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주위에서 우려와 기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점은 오너로서 빠른 결정을 내려 학교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고, 우려는 ‘세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습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학교를 경영하는 자질에 대해 평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아무리 설립자의 아들이지만 학교의 설립정신을 이어갈 수 없는 아들이라면 절대 허락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총장으로서, 학교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자질적인 측면에서 평가해 주시면 더 좋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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