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의 사회적 참여를 돕는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20주년을 맞이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지?
‘감사함’과 ‘부끄러움’이 교차합니다. ‘감사함’은 기윤실이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명맥을 끊지 않고 꾸준히 이어온 것이 감사하고 나름대로 선지자적인 역할, 교회가 사회참여 영역을 도울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을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또 ‘부끄러움’은 열심히 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사역을 제대로 했느냐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면 많이 못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이번 2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 중이신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주년을 맞아 함께 기뻐하고 회고할 수 있는 기념식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기념식에는 기윤실 1주년 때 특강을 해주신 이만열 교수님께서 20년만에 다시 오셔서 특강을 해주십니다. 20년의 역사를 회고하고 앞으로의 기윤실 운동이 이렇게 전개되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특강이 있습니다. 그리고 노블리아뷔페에서 자선기부음악회를 엽니다. 먹고 행사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영역에서라도 실천적인,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자선기부음악회를 엽니다. 또한 저희가 운동 중인 여러 영역 중에서 복지, 다문화 부분에 대해 성찰을 하기 위해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과거에는 사회에서 활동적인 다양한 모니터링을 해 오셨는데, 최근에는 세미나 위주로 활동이 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흐름의 변화가 있으신지요?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기윤실 운동은 회원운동입니다. 대부분의 NGO단체들이 회원운동으로 진행되는데, 한국의 대표적인 NGO단체인 경실련이나 참여연대도 회원들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예컨대 월 1,2만원의 회비를 낼 뿐 참여를 하지 않는 회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NGO단체들이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죠. 저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보니 회원들의 참여운동보다 교육, 문화, 윤리적 측면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70~80년대 초반만 해도 거대한 사회적 이슈가 있었고, 선과 악, 민주와 반민주 등 대립구도가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운동하기가 쉬웠지만 지금은 워낙 다원적 구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슈가 나와도 교회 내에서 다양한 시각과 입장이 있다 보니 이를 집약하기 어려워 실천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자살, 다문화, 존엄사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교인들 역시 무엇이 옳은지 혼란해 하시는데, 이를 위해 저희 기윤실은 2가지 트랙을 중점으로 실천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대답을 하자, 또 하나는 실천적인 것을 하자입니다. 그래서 과거 정권, 선거 등의 정치적인 것에 비해 교육, 복지, 다문화가정, 재생용지사용 등 일상적인 주제의 운동, 풀뿌리 운동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부산기윤실이 그동안 교회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많이 한다, 교회를 적대시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오히려 그런 것을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교회의 세습, 대형규모의 교회건축 등 문제에 대한 예언자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저희 부산기윤실은 교회와 싸운다는 것이 아닌 교회와 함께하는 곳입니다. 교회를 비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교회가 사회참여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교회들이 있다고 봅니다. 건강한 교회로 사회적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데 돕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교육적 측면 중에 사교육과 관련해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고민하며 기독학부모 모임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환경적 측면 중에서는 일단 교회 주보를 재생용지를 사용하자는 운동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교회가 주보를 재생용지를 사용한다면 여의도광장의 2,3배에 달하는 나무를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구체적인, 일상적인 실천적 운동을 해나가려 합니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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