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현실정치참여 반대한다."


손봉호 총장
동덕여자대학교 손 봉 호 총장


지난 3월 31일(월) 고신대 이근삼 목사 기념 강좌에서 강의를 끝낸 손봉호 총장을 만나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17대 총선에 이어 18대 총선에도 기독당이 출범했습니다. 한국교회의 정치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정치에 참여하는것은 반대합니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정치란 권력을 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정치라는 것이 권력을 누리는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인식이 쌓여 있다면 현실정치에 참여를 해야겠지요. 또 반대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는 다종교사회입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보고 참 신기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종교 사회에서 서로간의 종교를 존중하며 분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독교가 정치권력을 잡는다고 한다면 아마 타 종교도 정권을 잡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조화가 깨어질 수 있습니다.

⊙투표에 있어서 우리기독교인들이 어떻게 하면 바른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겠습니까?
- 후보자가 교회를 다닌다고 다 찍어준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절대 그런일이 있으면 안되겠지요. 만약 기독교인이라고 표를 밀어준 그분이 정치를 잘못하여 비도덕적인 언행이나 행동을 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메니페스토(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공략을 계량화하여 유권자가 투표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가 중요하지, 정치에 있어서 믿는사람인지 불신자 인지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고 이근삼 목사 기념강좌에서 강의하셨는데, 생전의 이 목사님과의 에피소드 하나 소개해 주십시오.
- 그분을 자주 만나 뵙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저에게 하신 중요한 말씀을 아직도 가슴속에 담고 있습니다. 그분은 ‘약자에 대한 하나님의 끈질긴 편애’라는 말씀을 생전에 저에게 해 주셨습니다. 그 말씀속에 담긴 뜻을 가슴에 품고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지금껏 해 오고 있습니다. 정말 저의 정의감에 중요한 영향력을 주신분입니다.

⊙조금전 강의에서 “교회가 물질우상주의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하셨습니다. 그 말씀속에 고신교단이 복음병원을 운영하는것은 잘못되었다는 내용을 포함한다고 봐도 무방하신지?
- 사실 제가 지금까지 꾸준히 주장해온것이라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교단이 이익을 목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을 저는 반대합니다. 만약 장기려 박사님처럼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병원이 선교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면 더없이 좋겠지요. 하지만 복음병원은 너무 커졌습니다. 그리고 복음병원을 통해 일부 교단인사들의 이권다툼이 지금의 복음병원을 더 힘들게 만들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최근 일반언론이 교회를 많이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기독언론이 언론의 기능(비판)을 잘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교회내 잘못된 점이 결국 곪아 터져 일반언론이 비판을 가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복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시고요. 총장님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 올바른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기독언론은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언론이라면 비판의 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과거 기독언론은 좋은게 좋다고 모든 것을 덮어두는데만 급급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그때)비판을 했더라면 일반언론이 다루지 않았을 것이고 불신자들의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은 지금처럼 높지 않을것입니다.

신상준 부장
200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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