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YMCA 이사장 여 창 호 집사
부산YMCA(이하 부산Y)는 1945년 해방과 동시에 창립돼 ‘교회와 사회의 다리’로서 기독교사회운동체의 역할을 감당해왔다. 때론 한국교회의 외적 성장에 부응하며 기독교단체가 아닌 NGO형 시민단체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지 않느냐라는 질책의 목소리도 들었지만, 6.25와 오랜 군사정권의 역경 속 지켜 온 ‘한국YMCA 목적문’은 여전히 이 시대 사명일 것이다. 그리고 ‘꿈꾸는 젊은이, 함께 가꾸는 지역 사회, 평화로운 지구촌’을 기치로 정의, 평화, 창조질서를 통한 생명공동체 건설의 다짐은 지금도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부산Y는 지난 3월 13일(목) 2008년 제1차 이사회를 갖고 여창호 집사(구포장로교회)를 이사장으로 선출, 정체성 회복을 선언했다.
△축하드립니다. 내부적으로 다소 부산Y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이사장직을 맡게 됐는데요. 소감은?
- 수년 간 부산Y가 정치색을 띄며 기독교사회운동체로서 그 정체성에 금이 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한 뜻은 지난 총회에 그대로 반영되었고요. 하지만 부산Y가 설립 후 지역사회와 교계에 미친 영향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전 40여 년 이상 부산Y에서 활동했습니다. 뿌리 속 잠재된 저력을 믿습니다. 하나씩 정체성을 회복해갈 때 언론에서도 큰 격려로 보답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이사장님께서는 열린우리당원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적을 보유하고서는 이사장이 될 수 없다는 총회 결의가 있었는데요?
- 맞습니다. 열린우리당원에서 승계를 받은 대통합민주신당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총회에서 이사로 선출된 후 이사장직을 수행할 수도 있기에 미리 당적을 포기했습니다.
△이사장으로서 올해 추진하시려는 계획이 있으시다면?
- 부산Y의 주요 안건 대부분은 총회 결의와 이사회 실무책임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늘 함께 선출된 부이사장과 이사들이 재정과 인사 등을 충실히 감당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총회에서 결의된 ‘이사장은 당적을 보유한 자는 될 수 없으며, 공직 선거 6개월 전에 그 적을 사퇴할 것’ 안건은 전문위원을 위촉, 성문화해서 정기총회에서 통과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총회에서 앞서 말씀하신 안건 외에도 총회 참석한 회원수와 그들의 면면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총회가 회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데요?
- 총회 때 부산Y 회원 600여 명 가운데 8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참석자 대부분이 사무총장 산하 직원이거나 간사였습니다. 당시 ‘이러한 총회 결의나 임원 선출이 회원들로부터 권위가 서겠는냐’라는 질문도 여기저기 쏟아졌습니다. 임기 동안 여기에 초점을 두고 운영의 묘를 살릴 계획입니다. 오늘 1차 이사회에서도 그 실행이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가 회원들의 울타리 역할을 하면서 회원관리 및 프로그램 참여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 올리겠습니다.
△현재 부산Y는 초량회관, 반송종합사회복지관, 사상구청소년수련관, 부산진구청소년문화의집, 동원종합사회복지관 등 5개의 공동체 기관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사상구청소년수련관 운영에는 상당한 차질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과 그 대책은?
- 사상구청소년수련관은 현재 사상구청 소속으로 지원이 부산시가 관할하는 타 수련관에 비해 절반에 불가한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더구나 사상구의 재정이 부산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IMF이후 재정보조금이 동결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도 프로그램 과욕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정 안정화 방안으로 올 하반기부터 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부산시 수준의 지원을 사상구에 요청할 계획입니다.
△오늘 환영사에서 부산Y의 정체성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하셨는데요. 그리고 그 부분에 많은 이사님들이 동참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어떠한 심정이신지?
- 군사정권 시절 부산Y가 민주화운동 및 공정선거를 위한 끊임없는 활동으로 다소 정치색을 띄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사장, 임원 등 몇 사람의 정당 가입이나 후보 등록으로 부산Y 전체를 정당관련 단체로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오늘을 거울삼아 복음전도와 민중복지에 이바지해 설립 목적을 온전히 이뤄가는 부산Y로 거듭나겠습니다.
정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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