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조건보다 사명감으로 일해야 돼”
 |
| 권유석 목사(동광성결교회 원로) |
△ 은퇴 후 건강은 어떠신지요? 건강관리와 취미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은퇴 후 심장수술을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했는데, 부작용으로 왼쪽 다리를 절고 있어서 노부부가 항상 함께 손잡고 다닙니다.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고 많이 부러워하고, 이 일대에서는 소문이 났는데, 혹시 들어본 적 없나요?(웃음) 특별하게 건강관리 하는 건 없고 오전에 집에서 런닝머신을 20~30분 가량하고 운동삼아 영주동 자택에서 교회까지 걸어 다닙니다. 동광성결교회에 사무실이 있어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고 있으며, 오후 4~5시경에 부부가 함께 퇴근을 합니다. 요즘은 손자병법, 대초한지, 세익스피어 4대희극, 논어등 다양한 고전도서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어릴 때 향교를 다니면서 한자를 배웠고, 6·25동란때 부산으로 피난온 성균관대 최인병 교수로부터 논어를 배워 붓글씨를 취미로 썼지만, 지금은 쓰지 않고 있습니다.
△ 故 박봉진 목사 순교기념관 개관을 하시고, 순교기념 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일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셨는지요? 박봉진 목사님은 철원교회에서 시무하시다가 순교하신 분입니다. 제가 동광성결교회에 부임했을때 박봉진 목사님 유가족분들이 교회에 출석하시고 있어서 박봉진 목사님 순교기념관을 동광성결교회에서 개관하게 됐습니다. 당시 성결총회에서는 박봉진 목사님에 대해 일제시대 우상숭배에 반대해 온갖 고문을 당했으니 순교자로 인정해야한다는 의견과 옥에서 돌아가신게 아니라 집에서 돌아가셨으니 순교자가 아니라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결총회에서 일제시대에 돌아가신 분은 박봉진 목사님 한분뿐이기에 순교기념관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1971년 지방회 주최로 박봉진 유가족을 모시고 순교예배를 드려오던 것이 20년 넘게 박봉진 목사 순교 기념예배를 인도해 왔었고, 지금은 동광성결교회 담임인 윤창용 목사가 인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총회차원에서 박봉진 목사님 순교기념예배를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드리고 있으며, 철원에 순교기념관을 세웠습니다.
△ 그동안 많은 교회를 건축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교회는 어디인지요? 교회를 건축할 때 에피소드를 말씀해 주신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제가 신학교를 다니면서 지은 교회가 생각이 많이 납니다. 서울에서 신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평택에서 내려 20리를 걸어 다니면서 교회를 지었습니다. 많이 어려웠고 힘들게 지었기 때문에 제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지금도 한번 씩 찾아가곤 합니다. 당시 미국정부에서는 한국내 폭격받은 교회나 새로짓는 교회에 보조하라는 협조공문이 내려와 있는 상태였는데, 상황을 모르던 저는 교회 설계도 하나를 그려서 오산비행장 미국인 대대장(중령)에게 보였습니다. 그러자 미국인 중령은 설계도면을 구체적으로 다시 그려오라고 해서 앞면, 측면등 세부적으로 그려갔더니 OK 사인이 떨어져 자재와 시멘트, 베니아를 지원받아 학생들과 함께 지은 교회가 경기도 안성 원곡 성결교회로 32㎡의 2층 건물로 지었습니다. 지금까지 지은 교회는 원곡성결교회, 호원리 성결교회, 온천성결교회, 동광성결교회를 지었습니다. 교회를 지을 때는 모든 사유재산을 다 바쳤는데, 목사가 본이 되어 헌신하고 헌금하니 성도들도 자발적으로 헌금을 하게 되어 빚 없이 교회를 건축하게 됐습니다. 한번은 교회건축을 방해하는 일과 돈 문제가 겹쳐져 눈물만 하염없이 흐르는 심한 우울증에 걸렸는데, 한월산 기도원에서 일주일동안 울면서 한 금식기도를 7차례나 하게 됐습니다. ‘성도들의 마음의 병을 고치는 목사 자신의 마음에 병이 들어있으니 어떻게 성도들을 돌보겠냐’며 하나님께 전심으로 매달리자 병세가 나아지고 건축자재가 들어와 교회를 건축하게 됐는데, 저는 교회를 건축할 때마다 ‘일사전진, 일사불퇴, 일사각오’를 집 천정에 붙여놓고 그 각오를 매일 새기면서 교회를 지었습니다.
△ 최근 기성과 예성의 통합설이 많이 나오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반대입니다.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연합사역은 좋지만, 통합 하는데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통합하려 한다면 성결이 지금의 2개가 아닌 3개로 나눠질 것으로 전망하는데, 그 이유는 예전에 통합을 시도했을 때 이명진 목사와 같은 총회 교부와 같은 목사님도 하나돼야 한다고 실천을 몸소 보이셨으나, 동참 안하는 사람들이 모두 예성으로 돌아간 전례를 보아서도 알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기성에서는 통합을 추진하려하나 예성에서는 하지 않으려고 해 통합은 시기상조라고 보아집니다.
△ 후배 목회자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요즘 젊은 목회자들은 조건이 좋은 교회를 찾아다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은 잘못된 생각이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목회자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데, 사명감이 결여된 사람이 많아서 걱정입니다. 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선한 목자의 사명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노후대책, 복지혜택, 월급등 이런 것을 따지지 말고 목회자는 하나님의 종으로 세상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인데, 자식문제, 노후, 먹을 것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저는 부산에서 중위로 군목 생활을 하던 시절 버스를 타면 전도지를 돌렸습니다.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에 순종해 몸으로 실천하면서 생활하던 중에 이 일이 소문이 나서 온천중앙교회 임동선 목사님(미국동양선교회, 공군 군종감) 후임으로 시무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의 종으로 받은 사명을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해 애쓰고 노력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한 부분까지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사명감이 투철해 지기를 바랍니다.
△ 후임 목사와의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습니까? 특별한 비결은 없고, 지금 윤창용 담임목사가 예의가 분명한 사람입니다. 담임목사가 설날이나 추석등 명절 때마다 가족들과 교역자들과 함께 집으로 찾아와 세배를 하는등 예의가 밝은 사람입니다. 저도 목회에 부담을 줄까봐 조심하고 있는데,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배려하고 생각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박근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