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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순관 집사 |
내 주의 은혜 강가로...라는 찬양으로 우리 귀에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 홍순관씨. 그는 노래를 통해 세상의 아픔을, 자연의 아름다움을, 하나님의 사랑을 전한다. 우리에게는 조금은 익숙치 않은 시와 같은 언어들이 그에게는 일상이다. 세상은 크고 멋진것에 관심을 두지만, 그는 작고 보잘것없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항상 소리없는 자연을, 소외된 이웃을 향해 있다.
“바람이 불어 옛날은 갔는데도/ 기억속에 보이는 그 분홍저고리/ 눈물은 노래를 막아 부르지 못하여도/ 하늘의 그 손길 여윈 손 잡아/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캐다/ 그만 시간을 잃어버리셨죠/ 다시 찾아 드릴게요/ 어머니 열네 살 소녀 그 어린 꿈들/ 이 땅에 흐르는 대지의 눈물이여/ 다시는 그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 눈물은 노래를 막아 부리지 못하여도/ 하늘의 그 손길 야윈 손 잡아” (대지의 눈물-정신대할머니들의 위한 노래)
◎홍순관과 정신대 할머니이야기
(주)네띠앙 엔터테인먼트와 이승연씨의 어리석은 상술행위에 정신대 할머니들과 국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한주가 지나가고 있다. 사실 이 뉴스에 누구보다도 마음 한켠이 서늘해지는 사람이 바로 홍순관씨다. 세상이 관심가져주지 않던 역사의 희생자인 정신대할머니돕기 콘서트를 오랜시간 지속해왔던 홍순관씨로써는 그분들과 함께 한 세월만큼이나 그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질책을 보낸다. “저의 입장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같습니다. 우리의 역사적 아픔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자 한것이 아니라 그분들을 도울려는 의도였다는 것을 3.1절과 독도문제까지 연결시켜 말하는 것은 분명 억지입니다. 정말 그 말이 진실이라면 무척 머리가 나쁜사람들인 것이겠죠.”
홍순관씨는 정신대할머니들이 그에게 놓쳐버린 우리 역사를 다시금 일깨워 줬다고 말한다. “왜 배웠다는 사람들이 안 도와주는 거야”라고 말씀하시는 정신대 김학순 할머니의 꾸짖음은 그에게 교회를 순회하며 이들의 아픔에 동참하기를 호소하는 콘서트를 시작하게 했다. 할머니들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드리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한것이 100교회 순회콘서트였고 교인들의 거룩한 참여에 이어 콘서트는 학교와 은행, 일본과 미국까지 퍼져나갔다. 일본여성들이 공연장을 잡아 초청해 그들이 5년간 모은돈 3천만원을 전해주기도 했으며 동경국제평화재판에 초청되어 노래한 것이 세계언론을 타게되어 결국 일본이 유죄임을 밝히는데 그의 노래가 평화주의자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는 진정한 정신대 할머니의 아들이었다. 유명가수들의 화려한 무대가 아닌 수도없이 반복되는 작고 초라한 그의 무대는 세상의 가치로 따질수 없는 값진 것이었다. 그는 정신대할머니돕기 100교회순회콘서트와 더불어 결식아동돕기 50여회 콘서트, 노숙자, 가정폭력피해여성, 달동네사람들을 위한 콘서트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소외된 이웃을 향한 그의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과도 많이 닮아있다.
◎그가 부르는 노래이야기
노래를 처음하던 대학교 2학년 시절부터 줄곧 생각해온 것이 있다. 그것은 북한땅이 열리면 나는 무슨 노래를 부를 것인가하는 물음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노래를 물었을때 어떤 대답을 줄것인가하는 것이었다. 그런 그이기에 우리나라에서 불려지는 교회의 노래 대부분이 다른나라의 것임을 인식하고 ‘우리가스펠’에 대한 깊은 애착을 보여왔다. 그의 노래는 형식뿐아니라 정신도 우리나라의 역사와 산과 자연, 사회를 담고 있다. 시노래운동모임인 ‘나팔꽃’을 통해서도 그러하다. 1999년 결성된 이 모임은 시인 김용택, 정호승, 도종환, 안도현, 유종화와 가수 백창우, 김원중, 배경희, 김현성, 류형선, 이지상, 안치환, 이수진이 모여서 시를 노래하는 모임으로 세상을 바로 말하고 노래하고 싶은 이들의 모임이다. 30여회가 넘는 콘서트를 통해 사회를 보고 노래를 하며 그들과 함께하는 무대는 세상과 하나님을 이어주는 그의 사역의 장이다.
◎“나처럼 사는건 나밖에 없지”
그는 9년만에 앨범을 냈다. 자신의 음반을 만들기에는 도와주어야할 일들이, 그를 필요로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았기에 ...
갓피플(www.godpeople.com)을 통해서만 독점판매되는 방식으로 나온 그의 음반. 유통을 통해 음반을 판매하지 않는 그의 속내는 불의한 것,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하는 그의 깊은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의 날개”, “신의 정원”, “양떼를 떠나서”, “민들레 날고”에 이어 작년에 완성된 앨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없지”는 작년에 완성되었지만 유통등의 사정으로 올 2월 들어서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그만의 향기를 담은 이번 앨범은 서정적이고 한국적인 색이 물씬 풍긴다.
“들의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그 흔한 꽃과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나처럼 사는건 중에서)
타이틀곡인 나처럼 사는건 외 디디담담, 늘푸른등 8곡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곡인 쿰바야, 대지의 눈물까지 담은 이번 음반은 자연스러움과 편안함, 하나님이 주신 자연의 일상이 그대로 묻어나는 노랫말들로 가득하다. 그만이 가지는 깊은 영성의 언어들..
아이들의 해맑은 소리로 노래하는 ‘디디담담’(저 아이를 봐)은 그의 두 자녀인 홍다빈 홍다솔이 일상속에서 던졌던 말에 멜로디를 붙였고, 두 아이의 음성이 꾸밈없이 담겨져있다.
‘늘푸른’은 98년 결식학생돕기 공연 ‘소년의 밥상’을 시작하며 만든 곡으로 밥 한그릇이 중요한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더 푸른 세상이 있음을 기억하며 자라나는 학생들이 되길 바라는 소망을 담은 곡이다.
이처럼 그의 곡의 곳곳에는 세상을 사랑하는 그의 따스함과 자연과 함께 살아 숨쉬는 그의 영성이 녹아있다.
이번 음반은 정신대할머니의 공연을 통해 감동을 받은 L.A교포들이 모은 모금으로 만들어졌다는데 놀라움과 감동을 함께 느끼게 된다. “내 노래는 그저 하루를 천년으로 사는 님을 따라 부르는 노래일 뿐 이다”라고 말하는 착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 홍순관. 그의 노래는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세상에 생명력을 불러넣고 있다.
윤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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