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의 어머니, 수영로 교회 박순단 권사

출소한 100여명의 재소자들을 집에서 돌보며 갱생시켜
박순단 권사
25년 전부터 재소자의 어머니로 교도소와 유치장을 돌며 그들을 돌보고 있는 박순단 권사. 박 권사는 자신의 가정을 그들에게 서슴없이 내어주며, 그들과 한 가족이 되고자하는 아름다운 크리스천 중 한 사람이다. 예수 믿는 사람 중에 봉사하지 않고 사는 이가 어디 있냐고 말할 정도로 겸손이 깊이 베여있는 박 권사를 만나보았다.



◎처음 교도소 사역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25년 전 수영로교회 심영섭 장로님과 함께 경찰서 유치장 전도를 함께하기로 뜻을 모으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유치장에서 시작한 것이 유치장에 있던 사람들이 교도소로 넘어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교도소 사역까지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특별히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25년간이나 교도소 사역을 하고 계신데요, 주로 어떤 봉사들을 하시는지...?

-매주 토요일 같이 봉사하는 50여명의 사람들이 5개 유치장을 나누어서 방문합니다. 그리고 말씀과 찬양을 함께 하고, 상담을 하면서 그들과 가까워지지요. 처음 시작은 2명뿐이었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유치장에서 교도소로 넘어간 사람들을 면회가고, 또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도 전도를 하고 있습니다.


◎유치장이나 교도소에 방문 하시는 것 말고도 가정에서 그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유치장이나 교도소에서 나와 오갈데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도 돌봐줄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저희 집에 함께 머물게 됩니다. 그게 며칠이건 몇 달이건 간에 말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일을 작정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고, 처음 18살 소년이 교도소를 나와 오갈데가 없는 것을 알고 집에 데리고 있게 된 것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상담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집으로 데리고 가게 되었죠.


◎가족들이나 주위에서 반대하시지는 않으셨나요?

-저희 가족들은 처음부터 아무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도와주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특히 가정에서 출소한 사람들을 데리고 있는 것은 가족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자신의 일처럼, 가족처럼 허물없이 대해주고 도와주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아들만 셋인 저희 집이기에 이 일을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딸이 있는 집이었다면 어려웠을 겁니다.
또 남편도 10여년 전부터는 저를 도와 함께 교도소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요.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사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을 택해 주시고, 써 주셨기에 가능한 것이지요.


◎재소자들을 가정에 데리고 계시면서 힘드셨던 점이나 보람된 일이 있으시다면...?

-사람들은 재소자에 대한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우발적인 분노나 유혹을 참지 못해 죄를 저지른 것이지, 다 나쁜 사람들은 아닙니다. 큰 죄를 범하고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 그들이 너무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임이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재소자라고 해서 다 나쁠 거라는 건 편견에 불과하지요. 오히려 보람된 일이 더 많습니다. 그들이 교도소를 나와 새 사람이 되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큰 기쁨입니다.
그리 어렵거나 힘든 일은 없었지만 한번은 출감해서 저희 집에 있던 한 형제가 제 패물을 다 가지고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팔아 장사라도 해 보겠다는 심산이었답니다. 하지만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다시 그것들을 제게 가지고 왔습니다.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고 하면서 말이죠. 이런 일이 25년 동안 단 한번 밖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다시 제게 돌아왔으니 문제가 될 것도 아니었구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한 일이 결코 아닙니다.
제가 데리고 있던 사람들 중에 지금은 좋은 목회자로 섬기고 있는 사람들도 4명이나 있습니다. 이렇게 새 사람을 만들어 주시니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 되면 안부 전화와 찾아오는 이들을 볼 때면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정에서는 그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지도하고 계시는지?

-출소한 사람들이 일자리나 직업을 찾아 나가기 전까지 함께 생활하면서 매일 가정 예배를 통해 그들을 변화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수를 믿기로 작정하고 저희 집에 온 사람들이지만 처음부터 쉽게 되는 것이 아니기에 예배를 함께 드리고, 주일 예배에 참석하면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사람의 말로는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들은 변화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집을 거쳐간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도 하나님의 뜻이 계셨기에 변화되고 새 삶을 찾을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소망이 계시다면?

-형편이 넉넉치 않아 더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지요.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그들이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지금은 3명이 같이 저희 집에 머물고 있는데, 10명이건 20명이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하나님 곁에 가는 날까지 이 일을 제 사명으로 생각하고 섬길 작정입니다. 이들은 결코 무섭거나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예수 믿고 변화되어 새 삶을 사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바램입니다.

자꾸만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겸손함을 보이는 박순단 권사에게서 봉사와 희생이 묻어났다. 사회가 외면하는 사람들, 가까이 두기를 꺼리는 사람들을 박 권사는 끌어안고 있었다. 집의 모든 것을 개방해야 그들도 마음을 열고 다가오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열어둔다는 박 권사와 그의 가정을 보며,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몸소 실천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을 행위로 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을 보며 진정 예수그리스도가 기뻐하는 일이 무엇일까를 새삼 깨닫게 된다. 박순단 권사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다. 박 권사의 바램처럼 믿음으로 변화되는 사람들이 이땅에 가득 채워지기를 바래본다.
손진화 기자

200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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