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성지순례는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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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이집트 폭탄테러에 불에 탄 관광버스(사진:트위터) |
충북 진천중앙교회(김동환 목사, 예장통합) 성도 31명은 올해로 교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지난 10일 성지순례 길에 올랐다. 터키-이집트-이스라엘을 거쳐 21일 귀국하는 일정이었지만 16일 이집트 동북부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가기 위해 출국 절차를 밟던 중 이슬람 과격 세력의 자살 폭탄 테러를 당했다. 이 사고로 진천중앙교회 김홍열 권사와 국내 인솔자 김진규 목사, 현지 여행사 대표 제진수 집사 등 한국인 3명과 운전기사가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유족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상처를 입었으며 사고를 당한 성도들도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는 등 큰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 사고는 국내외로 충격을 안겼다. 진천중앙교회 소속 교단인 예장 통합총회는 긴급성명서를 통해 “반생명적 현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한국인과 이집트인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과 그들이 속한 신앙공동체에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의 능력이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한인회에서는 한인회 홈페이지를 통해 “이분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위로가 되고자 한다”며 지난 28일까지 테러희생자 위로 모금을 실시했다.
•예고된 악재?
이번 성지순례 테러 사고 지역들은(터키, 이집트, 이스라엘) 한국인뿐 아니라 성지순례를 위한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여행사는 ‘시나이 반도가 위험한 관광지라고 해도 이 코스만큼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번 성지순례 코스를 다녀온 부산의 모 교회 관계자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곳을 꼭 거쳐야 한다. 위험 지역은 이번 사건발생 지역보다 아래 떨어진 곳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한 자폭테러가 발생했다.
이곳은 이전에도 테러가 발생한 지역으로 이집트 정권에 대한 반정부 성향을 가진 이슬람 무장 세력의 거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성지순례에 대한 예고된 악재였다는 비난의 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다. 이집트 치안이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무분별한 성지순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집트 무장 세력의 근거지인 시나이 반도 일대를 여행제한 지역으로 선포했지만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다. 정부는 여행경보 4단계, 즉 여행금지가 아니면 순례객 본인이 원할 경우 여행을 강제로 막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사실상 강제성은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17일 새벽에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여행 철수, 금지 혹은 연기를 권고하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여행사도 관광진흥법에 따라 안전정보를 사전에 고지하도록 되어있다. 여행사 측에 따르면 사전 설명회 등을 하지만 성지 순례객의 경우 위험한 것을 알고도 가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실정이며, 여행사도 여행객도 설마 하는 심정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한편, 이집트 현지의 한 여행사 사장은 이번 사고가 한국인을 겨냥한 테러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면서 “현재 시나이반도로 성지순례를 오는 나라는 한국 뿐”이라고 전했다.
이번 테러 사고에 대해 고신대 신경규 교수(선교학)는 “성지순례도 좋지만 세계상황을 잘 파악하고 여행제한지역에 대해서도 잘 숙지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참 안타깝다. 결국 여행기업의 이윤논리가 생명을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고 말하면서 “이전부터 보면 원래는 80년대까지 아랍국가들이 한국에 우호적이었으나 한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병하면서 부터 아랍 사람들에게 미국의 하수인으로 비춰지기 시작했고 한국인에 대한 테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국가의 정책으로 중동 선교에 장애를 가져다 준 안타까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위험국가 성지순례 유의할 점은
전문가들은 해외여행에 앞서 외교부가 운영하는 해외안전여행(www.0404.go.kr) 등 여행경보 사이트에서 최소한의 정보를 확인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외교부는 여행지역을 ‘여행 유의, 자제, 제한, 금지’ 등 총 4단계로 나누고 있다. 여행금지국가로의 여행 시 여권 발급을 하지 않고 여행하다 적발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지만 이를 아는 여행객은 많지 않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시리아, 예멘, 이라크 등 5개국의 전 지역을 ‘4단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다.
외교부는 또 ‘동행‘이라는 웹페이지에 출국시 행선지와 비상연락처 등을 올려놓게 해 현지에서 문제가 생기면 바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여행사전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안전여행 앱’을 다운받으면 현지 우리 영사와 직통으로 연결된다.
한국위기관리재단(kcms.or.kr)이 지난 17일에 발표한 ‘최신 위기정보’(표)에서 14개 국가에 대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나타냈다.
신경규 교수는 “아무리 성지순례라고 할지라도 위험한 지역은 삼가야 한다. 성지순례라는 이차적인 문제보다 생명이 자신의 안전과 먼저이지 않는가?”라고 권고하면서 “꼭 가야 한다면 현지 중에서도 안전한 곳, 현지인 여러 명과 대동하는 것이 필수이다. 그리고 절대로 운전을 해서는 안 되고 현지인 운전자에게 부탁해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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