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내 불법선거, 이대로 방치 할 것인가?


-교단선거법, 불법선거 규정 및 처벌에 관한 내용 전무
-선거법 위반했을 경우 징벌 규정이 없어, 방지 위한 법 개정 필요
-기윤실 ‘교단선거법 개정운동’ 전개


2012년 총선과 대선으로 언론에서는 쉴 새 없이 선거를 둘러싼 뉴스를 보도한다. 선거가 끝났지만 선거운동 과정 중 불법 행위가 밝혀지면 당선 무효 및 각종 처벌이 따른다.
한국교회 역시 대표적 교단들이 오는 9월에 총회를 열고 임원 선거에 돌입한다. 이미 각 교단마다 총회 임원 및 기관장 후보등록을 마감했으며, 선관위는 후보 자격 검증을 마무리한 상태다.
신앙을 가진 크리스천들이 모인, 그것도 교회 지도자들이 모인 각 교단 총회이지만 세상 못지않게 각종 불법 선거운동이 난무하다.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덜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국교회 내 교단선거다. 오죽하면 ‘정치목사’, ‘정치장로’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한국교회 대표 교단인 모 교단에는 부총회장에 당선되려면 ‘20억원을 쓰면 당선, 10억원 쓰면 낙선’이라는 공식이 떠돈다. 이런 속설이 있다는 것도 슬픈 현실인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자금은 다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결국 성도들의 헌금이 대부분일 것이다.
과거 불법 금권선거로 한국교회는 심한 몸살을 앓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돈을 받았다는 양심고백 사건 등 교회는 얼굴을 들지 못할 부끄러움을 당했다.


교단선거법 개정운동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지난 7월 ‘교단선거법 개정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을 밝히고 대안 및 개정 방향을 설명했다. 기윤실은 “각 교단 및 교계 단체들도 자체적으로 정화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제비뽑기 도입 등 임원선출 방식만 손보는데 그치고 있다”면서 “문제의 핵심은 선출방식의 미흡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단선거법에 불법 선거를 규정하는 조항 및 처벌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 교단의 선거규칙을 분석한 결과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는 있지만 그것을 위반했을 경우의 징벌규정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이는 사회선거법이 1994년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 제정 및 2004년 대대적인 ‘정치자금법’ 개정을 통해 불법 금권선거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그 처벌규정도 강화한 것과 명백히 대비되는 것이다.
기윤실은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교단선거법 모범안을 개발하고 이를 각 교단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윤실은 선거운동에 관한 규제 및 위반시의 조치를 중심으로 개정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다. 선거운동 규제 내용으로 △기부행위 △매수 △후보자 매수 △선거의 자유 방해 △허위 사실 공표 △방송·신문사 금품 제공 행위 △답례 금지 △광고 금지 △교회 개별 방문 금지 △집단적인 의사 표명 금지 △강사 초빙 등의 제한을 포함한다.
둘째, 선거운동 규제 위반 시의 조치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를 위반할 경우 권징절차를 거쳐 징계하고 일정한 정도 이상의 징계를 받은 경우에는 당선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선거운동 규제 위반행위(선거조례 위반행위)를 권징사유로 각 교단 헌법에 명시하여야 할 것이다.
선관위는 총회 선거에 관해 선거조례 위반 행위에 대한 고소, 고발이 있을 경우에는 신속하게 해당 위반 행위에 대한 고발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고소, 고발된 사건에 관해 기소위원회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일 경우, 총회 선거사건의 경우에도 같은 구조를 채택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데, 총회 선거사건에 대해서도 동일한 구조를 택할 경우 선거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고, 기소위원회가 부당하게 불기소처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총회 선거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총회 선거사건의 경우에는 선관위가 직접 기소하도록 하거나 또는 선관위가 고발할 경우 기소위원회가 의무적으로 기소하도록 하는 특례 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총회 선거사건은 사안이 중대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으므로 총회 재판국 관할(단심제)로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소일로부터 단기간 내에 반드시 판결을 선고하도록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인이 위반죄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는 당선을 무효로 한다. 총회 선거와 관련해서도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당선인이 선거조례 위반으로 일정한 정도 이상의 징계를 받은 경우에는 당선을 무효로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10년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는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간, 100만원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공무원 등 일정한 공무를 담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총회선거와 관련해 선거조례 위반으로 일정한 정도 이상의 징계를 받은 사람에 대해서도 일정한 기간 동안 총회 선거의 피선거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예장통합, 불법선거 처벌 강화
예장통합 총회 규칙부는 임원선거조례 및 시행세칙 개정안을 확정했다. 타 교단과 달리 불법선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주목을 받고 있다. 개정안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입후보자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고발이 있고, 사실이 확인됐을 경우 현재 재적위원의 3분의 2 이상의 의결로 입후보 등록이 취소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재적 과반수 출석과 출석 과반수 의결로 입후보자 등록 취소는 물론 금품제공자는 50배의 범칙금 부과와 5년간 총대 자격을 정지한다.
또한 현재 시행되지 않는 안건도 추가했다. ‘총회를 위한 기도의 날’을 지정해 기도회와 함께 공개적으로 정견 발표가 가능한 공개적인 선거운동이다. 그리고 금품 제공시 5일 안에 신고하면 선관위는 신고자에게 50배의 포상을 하고 금품제공자에게는 50배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만약 금품제공자가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향후 5년간 노회 및 총회 총대권을 박탈한다. 또한 선거 조례 및 시행세칙과 관련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회법정에 고소나 고발을 해 교회의 권위와 명예를 훼손할 경우, 5년간 총회나 노회의 직책을 맡을 수 없도록 하는 안건이다.
각 교단과 기관들의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위한 노력들이 열매를 맺길 기대해 본다.

오혜진 기자

201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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