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로 은퇴한 장로, 권사, 집사 등 전업교인 증가
-전업교인 바라보는 시각 다양해
-일자리 창출, 교회 내 발언권 부여 등 대안 시급
각 교단마다 은퇴 정년 나이에 차이가 있지만, 어느 일정 나이가 되면 섬기던 직분을 내려놓고 은퇴를 한다. ‘은퇴’ 장로 혹은 ‘원로’ 장로 등의 직함 앞에 붙여지는 이름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의미는 같다.
한국사회가 고령사회가 되면서 인구 노령화의 여파는 교회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교회가 노령화 되고 있으며 은퇴한 성도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교회에서의 은퇴연령이 사회에서의 은퇴연령과 비슷하다. 그렇다보니 사회 활동도 중단하고, 교회에서도 은퇴하며 노년기를 보내는 성도들이 증가하고 있다.
은퇴 성도들 중 갑작스럽게 늘어난 시간들을 주로 교회에서 보내며 활동하는 일명 ‘전업교인’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전업’이란 한 분야만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이나 사업, 직업을 다른 직종으로 바꾼다는 뜻이다. 즉 한 분야에 전문으로 종사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전업교인 역시 이러한 맥락으로 교회 활동에 전념하는 성도들을 일컫는 말이다.
긍정적 시각
전업교인들 대부분은 평생을 교회에 헌신한 이들이 많다. 청년시절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물질을 하나님께 드리며 헌신한 이들이 대다수다. 교회의 크고 작은 일에 앞장서며 애착을 갖고 지내다 보니 노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교회를 향한 주인의식을 갖고 섬기게 된다.
특히 현대사회의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심해져 가면서 자신의 시간, 물질을 헌신하는 것을 꺼려하는 청년들과 달리 이들은 교회의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봉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성도 한명은 목회자에게 또한 교회 전체적으로도 매우 유익한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자신의 하루 일과 중 극히 적은 시간만 헌신하길 원하는 성도들이 증가하고 있다. 일주일의 몇 시간만 교회 활동을 해도 많이 한다고 생각하며 ‘적당히’ 헌신하는 신앙생활을 한다. 개인의 여가시간이 중요해지는 시대적 풍조는 교회에도 영향을 미쳐 과거에 비해 개인적 시간, 물질을 교회에 봉사하는 횟수가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전업교인들의 섬김은 교회로서는 꼭 필요하다. 누군가가 헌신해야 하는 교회의 특성상 전업교인들이 교회에 자주 나가 기도하며 각종 모임 및 예배에 참석하고 청소, 진행, 보수 등 교회 안팎의 일들을 앞장서 처리한다.
개척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A 목사는 “비록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지만 항상 예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주시고 교회 청소, 주방일 등 힘든 일을 앞장서 섬기시는 모습을 보면 목회자로서, 또 같은 교회 성도로서 너무 힘이 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정적 시각
그러나 전업교인들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최근 한국교회 내 이슈로 떠오른 소망교회 문제를 두고 전업교인들의 영향력도 크다는 후문이다. 일부 언론과 방송에 ‘소망교회 담임목사 교회 자금 횡령혐의로 피소’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이에 소망교회는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담임 김지철 목사는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일부 장로들(이기용, 조성종, 송일웅, 최순규, 최주순, 김종성, 강근희, 복준규, 8명의 시무장로들 그리고 11명의 은퇴장로들)은 소망교회와 담임목사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 23건, 형사소송 14건 등 총 37건의 소송을 일방적으로 제기했으나 기각·각하·무혐의 등으로 모두 처리되었다. 또 그들은 우리 교회가 소속된 노회와 총회에도 7건의 소송을 별도로 제기하였으나 5건이 해결되었다”면서 “이번 고발 건까지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지면, 이들은 스스로 응분의 책임을 지고 교회를 떠나야 할 것”이라며 강력히 대응할 뜻을 밝혔다.
한국교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분쟁 사건들을 살펴보면 은퇴 장로, 권사, 집사 등이 연루된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시무 중인 성도들이 분쟁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건을 조사하다보면 은퇴한 성도들, 특히 전업교인들이 이면에서 분쟁을 조장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전업교인들의 경우 신앙생활을 오래 하였기에 각종 경험과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인생의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작용도 하지만, 또한 텃세로 인한 분쟁을 조장하는 경우도 있어 부정적인 작용을 하기도 한다.
교회 분쟁을 겪은 B 성도는 “여유 시간이 많은 노인 성도들의 경우 교회에 자주 모여 대화를 나누다 보니, 교회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사람이다 보니 교회의 좋은 이야기보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고, 이것이 점차 커져 분쟁 사건으로 확대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책 마련 시급
전업교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결국 개인의 경험에 의해 전업교인들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교회에 대한 헌신과 애정이 바람직한 길로 나아가기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령사회로 교회 역시 노령화 되고 있는 이 때, 피할 수 없는 과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
교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노인대학을 비롯해 제2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직업훈련도 좋은 방안이다. 정부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정부에서 노인복지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교회가 동참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가을 각 교단에서 열리는 총회를 앞두고 여러 안건들이 상정되는 가운데, 은퇴 교인들에게 결의권은 주지 않더라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는 기회는 주자는 의견이 있다.
시간이 갈수록 교회에는 은퇴 교인들이 증가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시대적 과제 속에 빠르고 지혜로운 대처를 해야 한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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