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총회 재판국 판결에 대하여 항의하는 모습 |
-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교회 소송사태…
- 세상법 속의 교회법, 과연 필요한가?
- 교회는 영적 병원, 그 누구를 탓하기 보다는… 화해 중재자 역할 기대
지난 19일(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가 무산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는 최귀수 총무 등 교단 총무들이 제기한 ‘총회개최금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또한 지난 20일(금) 서울중앙지법 민사 20부는 길자연 한기총 대표회장의 자격에 대한 본안소송(총회의결무효확인인가처분)에서 각하결정을 내렸다. 길자연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 및 인준 결의는 절차에 흠이 없다는 것이다.
갈수록 교회 관련 분쟁들이 사회법의 결정에 따라 좌지우지 되고 있는 거 같다. 특히 한기총 문제가 갈수록 불거지면서 관련 판결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혹자는 한기총 같은 교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왜 교회법보다 사회법에 의지해 덕이 되지 못하냐고 비판하고 있다. 혹자는 교회법이 과연 효력이 있냐면서 회의론적인 시각을 내보이고 한다.
교회법과 세상법, 그 안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 교회법 과연 필요한가?
교회법은 교회의 고유한 조직과 치리(통치) 및 신자 등의 생활을 규율하기 위해 하나님과 교회가 제정한 권위적 법규범의 총체이다. 교회법은 교회의 불문법인 ‘자연법’(하나님이 사람의 마음에 새겨주신 윤리규범 혹은 양심), 성문법인 성서에 계시된 ‘하나님의 실정법’(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하나님의 법), 교회(각 치리회)가 제정한 ‘교회법률’을 모두 포함한다. 즉, 교회법은 하나님 법과 사람의 법률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교회법은 과연 필요한가? 이에 대해 김영훈 박사(한국교회법연구원장)는 “지상의 교회는 비록 하나님이 임재하시고 하나님이 주인이시고 통치자일지라도 지상교회의 구성원은 죄성을 지닌 인간들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계획과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회도 질서와 규범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며 교회법의 존재 이유를 밝힌다.
즉,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지상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으로 적용·집행할 수 있는 교회행정 및 재판제도가 확립되어야 하며, 그 밑바탕에는 잘 정비된 교회법이 필요한 것이다.
△ 현실의 모습은…
교회법은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이 땅에 드러낼 수 있도록 교회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을 바라볼 때 교회법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많은 교회와 교인들이 관련 분쟁을 교회법 체제 내에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회법에 의지해 소송으로 치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허요한 법무목사(한국기독교법률협회 부산지부 대표)는 3가지 정도의 원인을 꼽고 있다.
첫째, 교회 내부의 영적권위 상실이다. 교인과 교회가 내부의 결정·권고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개인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세상법으로서 해결하려고 함으로서 스스로 교회의 영적 권위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경향이다. 서로가 조금씩만 양보해도 세상법정까지 가지 않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이익만 생각하다보면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셋째, 교회법정과 세상법정 사이 ‘중간단계’의 결핍이다. 소송 당사자가 당회, 노회, 총회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상법에 의지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교회법정과 세상법정 사이에는 중간단계가 필요하다. 중재자, 보완책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 교회는 영적 병원, 누구의 탓도 아니다!
교회 안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법률관련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굉장히 당연한 일이다. 왜냐면 교회는 미완성이고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허 목사는 “교회는 영적인 병원이다. 환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고, 모두 치료 중, 진행 상태에 있다”며 “누군가의 허물과 실수에 상처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그 문제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 가가 중요하다”고 밝힌다. 즉, 자신만의 관점을 주장하기 보다는 다른 관점으로 보고 해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백현기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는 “교회문제의 소송화는 단순히 법적인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앙적인 문제요, 전도와 세상에 대한 영향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 문제를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죄임을 고백하고 먼저 기도하며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양인평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는 “이웃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이 세상의 어떠한 법보다 더 상위에 있는 법이다. 그래서 할 수 있다면 교회 안에서는 법이 필요 없도록 교회와 관련된 문제는 사랑과 용서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사단법인 설립감사예배를 가진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원장 양인평 변호사)이 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교회법과 세상법으로 갈등 중인 한국교회의 대안책으로 출범한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의 중재자 역할이 기대된다.
김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