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기독교, 이대로 둬도 괜찮은가?


▲ 영화 완득이 포스터
- ‘도가니’와 ‘완득이’를 통해 보여지는 교회
- 영화 속 이미지에 관객이 지배당하고 있는 실정
- 교회는 대중매체의 혼란 속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근래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흥행을 주도한 한국영화 두 편이 있다.
한 편은 이미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남기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화제가 됐던 영화 ‘도가니’이다.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44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영화 한 편이 사회의 어두운 단편을 제시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른 한 편은 현재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아직도 계속 흥행 중에 있는 영화 ‘완득이’이다. ‘완득이’ 또한 김려령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제작됐으며, 현재 그 특유의 긍정적 바이러스로 인해 올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가고 있다.
두 편 모두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예상치 못했던 흥행으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영화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두 영화가 모두 ‘기독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관객들은 영화 속의 기독교 이미지에 반응하고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 댓글에서는 각각 영화 속에서 보여진 기독교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으며, 지금도 그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영화 속 이미지는 이제 관객의 눈과 귀를 지배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어떤 이미지를 보이느냐에 따라 관객은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문제는 이런 영화 속 이미지에 대해 관객은 무조건적으로 반응하기 쉽다는 것이다. 영화 속의 상황과 인물이 진실이든 혹은 그렇지 않든 마치 진짜 현실인 것처럼 믿게 만드는 것이 영화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다.

▲ 영화 ‘도가니’ 속의 기독교
영화 ‘도가니’ 속의 기독교는 불편하다.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불편한 현실이었지만 크리스천에게는 더욱 불편한 현실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천사와 같은 어린아이, 그것도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인, 게다가 이성적 판단도 불편한 여성 아동. 그런 아이들을 성폭행하는 비이성적인 교장선생은 크리스천이다. 영화 속에서는 그런 교장선생이 장로임을 보여준다. 선생의 옷에는 작은 십자가가 걸려 있고 선생의 방에는 커다란 십자가가 있다. 그리고 그 교장선생이 검찰에 구속됐을 때, 교회 성도들이 피해아동과 피해아동을 보호하려는 주인공들을 비난하고 사단이라고 욕한다.
이 모든 이미지와 구성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영화는 파렴치한 그들이 크리스천임을 계속 보여주는 데 십자가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영화 ‘도가니’를 본 영화연출가 A씨는 “영화 속 이미지는 결코 우연히 만들지 않는다. 영화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장센’이라는 개념을 배운다. ‘미장센’은 이미지를 철저히 준비해서 활용한다. ‘도가니’ 속에서 보여지는 십자가 이미지는 우연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메세지를 만들어 가는 데 도구로 사용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 목사는 “문제는 십자가가 결코 기독교를 상징하는 도구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십자가에는 놀라운 사랑이 담겨있다. 십자가는 이 땅을 사랑하셔서 자기 독생자를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상징하는 도구이며, 또한 세상을 사랑하셔서 모든 이들의 죄를 사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 영화 ‘완득이’ 속의 기독교
반면에 영화 ‘완득이’ 속의 기독교는 조금 이상하다. ‘도가니’와 같은 불편함은 없다. 하지만 뭔가 조금은 우리가 아는 기독교와 다르다.
영화 속의 교회는 굉장히 특이한 공간이다. 흔히 교회에서 느낄 수 있는 거룩함, 웅장함 등 뭔가 모를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주인공 완득이는 담임선생 똥주를 죽여달라고 교회에서 기도한다. 그것 자체가 굉장히 유머스럽다. 크리스천이든 비크리스천이든 모두 웃는다.
또한 영화 속의 교회는 우리가 알고 있는 교회와 많이 다르다. 하지만 그 교회 속에 소속된 사람들은 세상의 부정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다. 외국인 근로자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그들이 받고 있는 불평등을 부수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들의 겉모습은 전혀 크리스천 같지 않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분명 이 땅에서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어주신 예수님의 모습이 보인다.
영화 ‘완득이’를 본 B씨는 “교회를 다니지는 않지만 저런 교회라면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교회의 모습과 많이 다르다”라며 감상을 밝혔다. 크리스천인 C씨는 “영화를 보고 있으면서 교회가 너무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영화 속에서 기독교의 이미지가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고 내용과 잘 버무려져 있어 굉장히 좋았다”라고 밝혔다.

▲ 영화 속 이미지에 대한 반응
크리스천인 C씨는 영화 ‘도가니’를 보고나서 “같은 크리스천으로서 정말 부끄럽다. 처음 영화를 보고 나서는 내가 믿는 기독교에 대해서 부끄럽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라며 당시의 마음을 드러냈다. 반면 비크리스천인 B씨는 영화 ‘완득이’를 보고서는 “교회를 안 다니지만 저런 교회라면 한번 다녀보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처럼 영화에는 관객들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영화 속 이미지에서 관객은 기존의 가치관을 바꿀 정도로 이미지의 영향력에 반응한다.
청소년 사역을 담당하는 D 전도사는 “영화 속 기독교의 이미지에 대해서 교회가 너무 가볍게 여기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우리는 다양하고 다량의 영상매체 정보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런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기독교는 ‘개독교’라고 불리는 부정적 이미지로 변질되기도 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부각되기도 한다”며 매체 속 이미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교회의 역할, 무엇일까?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임성빈 교수는 “영상시대가 더욱 본격화되고 있는 21세기에는 이전 문자시대와는 다른 차원의 준비와 교육이 필요하다. 신앙인들은 영화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어떻게 우리 삶의 여정에 길잡이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양대 기독문화학과 성석환 교수는 “다원주의 사회에서 기독교의 경쟁상대는 유사종교로서의 대중문화이다. 특히 기독교 청년세대들이 영화를 즐기고, 기독교적 관점으로 해석하며, 하나님 나라의 문화로 변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 모 교육전도사는 “이제 교회는 성도들이 대중문화의 홍수 속에서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른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앞으로 대중문화와 싸워나갈 미디어 영적군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라며 소망을 밝혔다.

김상섭 기자

201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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