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총회를 두고 교단간의 갈등, 어떻게 봉합할까?


■고신과 합동 반대 의사표명, 서정배 총회장 “현혹되지 말고 분별하자”
■통합, WCC총회 유치 반대는 심히 왜곡된 것, 제2의 분열 역사는 없애야ㆍㆍㆍ

2013년 부산에서 개최될 WCC(세계교회협의회)총회를 두고 찬성, 반대의 극명된 입장표명으로 한국교계가 소란스럽다. 언론들마다 WCC부산총회에 대한 교단, 개인들의 생각을 앞 다퉈 보도하고 있다. 지난 가을 각 교단 정기총회가 끝나면서 WCC부산총회는 교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고려, 고신, 합동 “우리는 반대”
WCC부산총회 유치 반대를 외치는 교단들은 대부분 보수교단이다. 예장고려는 총회 유치 확정 보도 이후 ‘제10차 WCC한국(부산) 총회 개최 반대에 관한 성명서’를 일간지에 실어 첫 반대기치를 들었다. 예장고려(석원태 목사측)는 성명서에서 “2013년 한국 부산 벡스코에서 WCC 제10차 총회 개최 뉴스의 보도 앞에 경악스러움을 금치 못한다. WCC는 기독교 이름을 가장하고, 공존, 평화, 환경, 인권, 하나됨(일치) 등의 모토를 사용하여 정통 기독교를 저해하는 이른 바 反성경, 反기독, 反교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본 교단 제59회 총회(2009. 9. 22)는 이를 한국교회의 사탄적 재앙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대하고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반대이유는 WCC가 종교다원주의, 인본주의 성경관, 세속적 구원론, 범신론적 종교 혼합주의, 선교 무용론을 지녔으며 기독교 이름의 정치 단체라고 설명했다.
보수교단의 대표로 꼽히는 예장고신도 반대를 외쳤다. “한국의 보수교단들이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WCC 정체를 알려야 한다. 한국의 제2도시 고신의 본산지인 부산에서 개최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예장합신 역시 지난 가을 총회에서 WCC에 대한 정체성과 교단의 입장을 신학연구위원회 맡겨 연구키로 결의했다.
국내 최대 교세를 가진 예장합동은 가을총회에서 WCC 반대외침과 함께 ‘세계개혁주의 보수교단협의회’를 설립해, 같은 해인 2013년에 총회를 개최하자는 안건을 통과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지난 11월 3일 총회장 서정배 목사가 담화문 발표를 통해 WCC부산총회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서정배 총회장은 1948년 개최된 WCC 창립총회에 합동 대표를 파견했으나 1959년 11월 24일 서울 승동교회에서 모인 총회에서 WCC를 영구탈퇴하기로 결의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합동 제50회 총회에서 “WCC와 NCC와 관계되는 단체와는 본 총회 원칙과 정책에 의하여 본 교단 교직자들은 개인 자격으로도 관계할 수 없고, 강단 교류를 할 수 없다”는 결의안을 말했다. 서정배 총회장은 “외형적인 연합 강조, 저개발국가의 혁명 옹호, 공산권 교회들과 공산주의자들이 대거 WCC 회원 가입, 인종차별 투쟁 사업으로 무기 지원, 공산주의 게릴라 단체 지원, 로마 교황청과 불교 힌두교 모슬렘교 유대교 등의 참석, 모든 종교 인정, 다른 종교들도 결국은 하나님께로 가는 길이라는 종교다원주의 인정, 집회 장소에 캐나다계 원주민들의 우상을 내걸음, 교수가 초혼제와 풍물을 발표하며 착취당했다는 하갈과 광주, 천안문에서 죽은 영혼들을 불러내는 초혼제를 열어 이를 성령의 강림으로 표현, 타종교와의 일치와 대화 협조를 최대 목표로 삼음, 궁극적으로 로마 카톨릭과 이방종교마저도 하나가 되는 것, WCC 내 많은 자유주의 교회 지도자들은 성경의 영감 무오 등을 믿지 않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죽음 부활 승천 재림 등을 믿지 않음, 교황의 절대 무오설이나 마리아 승천설 등도 모두 인정,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음을 인정하고 회교 불교 힌두교 유대교의 회의를 지원, 공산주의 마르크스주의적 세속적 종말관 수용, 구원은 자본주의로부터의 해방 계급사회에서의 해방, 동성애자들이 만든 교회 인정, 인종차별 투쟁 특별기금 원조로써 전 세계 19개 폭력단체 지원 등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WCC와 함께 할 수 없고 일치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WCC를 종교올림픽이라고 칭하는 것에 대해 “그런 말에 현혹되지 말고 하나님에 대하여 어떻게 믿을 것과,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성경이 교훈한 것을 잘 분별하자”고 말했다.
보수교단들이 계속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나 교단 내 모든 목회자가 같은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합동측 오정호 목사(대전새로남교회)는 가을총회에서 WCC총회 유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잠시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오 목사는 “WCC를 반대하려다가 교회의 일치와 연합마저 포기하는 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사직동교회에서 열린 북한관련 세미나 강사로 참석한 자리에서 오정호 목사는 WCC를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다른 축제를 굳이 반대하며 세계에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는 뜻을 밝혔다.

#통합, WCC총회 유치 반대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길
한국에서 WCC에 가입된 교단은 4개 교단으로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예장통합이다.
한국교계에 WCC총회를 반대하는 성명서, 담화문들이 줄지어 쏟아지자 예장통합 역시 WCC를 알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예장통합 교단지 한국기독공보는 제2728호(2009년 11월 7일자)에서 ‘WCC 총회 유치 반대론에 대한 반박’이라는 주제로 허호익 교수(대전신대)의 ‘과연 WCC는 구원론을 포기한 종교다원주의인가?’를 게재했다. 허호익 교수는 WCC를 용공단체로 보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흑백논리라며 “이런 논리를 적용하면 UN이야 말로 세계최대의 용공단체가 되고 만다. UN에는 북한과 중국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 공산권 국가들이 가입해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의 WCC에 대한 왜곡과 비판 역시 WCC의 현장을 잘 모르거나 잘못된 선입관에서 비롯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WCC총회 유치 반대 논리가 심히 왜곡되어 있다며 WCC 헌장을 바탕으로 WCC를 설명했다. WCC는 △종교개혁의 전통에 따라서 성경을 중요하게 여긴다 △예수의 신성과 구원의 주 되심을 밝혔다 △선교무용론은 사실이 아니다. 하나님의 선교는 WCC의 핵심적인 신학적 주장이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삼위일체 하나님의 삶을 사는 신앙을 명시했다 △교회가 공존, 평화, 환경, 인권, 일치 운동을 하면 정통기독교를 저해하는 反성경, 反기독, 反교회 운동이 되는 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마지막에서 “WCC총회 유치 반대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면, 성령이 하나되게 하시는 역사를 사모하는 심정과 열린 마음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WCC 헌장이 명시한 ‘일치의 공통분모’ 안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화해와 협력과 일치를 모색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독공보는 WCC부산총회를 두고 한국교회의 다양한 시각이 감지되고 있다며 WCC와 총회 유치 배경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총회 유치의 의미, WCC에 대한 한국교회의 시각, 총회를 준비하는 한국교회를 주제로 기고를 11월 한달간 게재한다.

#극심한 갈등에 한기총 대책위 구성
한국교계에 WCC를 두고 찬성, 반대의 극명한 의견이 갈리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는 지난 10월 21일 임시임원회에서 ‘WCC문제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의했다. 엄신형 목사는 “반대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의견과 WCC 총회 개최에 잘 협력해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면서 “한국 교회 대표적 연합기관인 한기총이 한국 교회의 입장을 시급히 정리할 필요가 있어 대책위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WCC 총회가 유치될 부산에서는 통합, 합동, 고신 외 타교단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부산총회 유치 확정 보도 이후 부산기독교총연합회는 환영 성명서와 함께 부산교계 협력을 당부했지만 이후 보수교단에서 터져 나온 반대입장 표명으로 침묵 중이다.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는 ‘동북아 복음화의 중심으로 진정 거듭나는 길’이란 제목으로 한국기독공보에 기고했다. 탁지일 교수는 “WCC총회의 부산 유치를 환영하는 본(통합) 교단과 부산에서의 WCC 총회 개최를 반대하는 고신과 합동 교단의 입장이 부산지역에서 살아가는 교단 소속 신앙인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며 글을 시작했다. “(부산은) 고신, 통합, 합동 교단이 힘을 합쳐 1907년 대부흥운동 백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을 훌륭히 치렀고, 얼마전에는 공교육에 침투하는 단월드의 활동을 모든 교단들이 연합하여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면서 “WCC 총회의 부산 개최를 위해서는 고신과 합동 교단의 협조가 절실하다. 두 교단의 이해와 협조를 얻기 위해 총회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혜진 기자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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