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는 필수, 삼수는 기본, 한해 7,000여명 목사고시 벽넘어야, 수요, 공급 언발란스
- 신대원 모집 본격적으로 시작, 총신대 4.17:1 경쟁률
- 스스로 수준 낮추는 국내 신대원들
수능으로 전국이 들썩이는 11월. 수능 못지않은 입시전쟁을 치루는 이들이 있다. 목회에 소명을 발견하고 신학대학원 입학을 위해 준비하는 이들이다. 대게 일반적인 경우 대학 졸업준비와 함께 신대원 진학을 준비한다. 평균 1~2년 정도를 소요해 신대원에 입학하게 된다. 소속된 교회의 교단을 따라 진학하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신학에 맞춰 신대원을 선정, 각 신대원마다 시험 유형이 틀리기 때문에 특색에 맞춰 공부한다.
수능못지 않은 입시전쟁
국내 최대 경쟁률을 자랑하며 ‘재수는 필수, 삼수는 기본’이라 불리는 장신대 신대원도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2010년 신대원 입학 원서접수에 돌입한다. 장신대 신대원은 고시수준이라 불리며 가장 문턱 높은 신대원으로 유명하다.
또한 장신대 못지않게 가장 큰 교세를 자랑하는 합동측 총신대 신대원 역시 입학 원서접수가 시작됐다. 지난 10월 26일부터 30일까지 원서접수를 마치고 11월 7일 필답고사를 서울 양지캠퍼스에서 치른다. 이를 통해 총신대 393명과 장신대 300명의 신대원생이 입학하게 된다. 이렇게 입학하게 될 3백여명의 학생들은 무려 4: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입성하게 된다. 현재 원서접수를 마친 총신대 신대원의 2010학년도 일반전형 지원자는 316명 모집에 무려 1,319명이 지원하면서 4.17: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지원자 중 1천여명은 탈락하게 된다.
그 외 고신대, 침신대, 감신대, 목원대, 서울신대, 성결대 등 국내 대다수의 신대원들 역시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신입생을 모집한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야 하는 신대원 준비생들을 위해 다양한 정보가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있다. 자신이 목표로 준비하는 신대원을 중심으로 기출문제, 예상문제 등이 제공되며 논술, 영어, 면접에 대한 정보까지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있다.
국내 교회 목회자, 선교사, 신학자 등 자신의 목표와 가치관에 따라 신대원을 결정하게 된다. 또한 최근 세계적 경제 위기와 함께 경제난을 겪는 신학생들은 학비를 아낄 수 있는 학교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전해지는 곳이 계약신학대학원대학교이다. 계약신대는 입학생 목회학석사과정(M.Div.) 전원에게 등록금 100%를 장학금으로 지불하며 신학석사과정(Th.M.)은 등록금의 50%이상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예장계신 소속 대학인 계약신대는 소속교회들의 후원으로 운영해 3년간 장학금으로 재정적인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 유치에 급급, 수준향상은 뒷전
한국기독교학교연맹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독대학교 중 신대원을 갖춘 대학은 국내 38개 대학 중 27개 대학이다. 그러나 장신대를 비롯해 정규인가를 받은 신대원이 누락돼 있다. 지난 2002년 기독교신문은 국내 교육부인준 신학대학교가 약 50여개, 무인가 신학교가 270여개, 해마다 배출되는 신학생의 수가 무려 7,000여명이 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실 기독대학이 운영하는 신대원 외 총회 인준 신학교, 무인가 신학교 등 수많은 신학교가 전국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교회의 문제점 중 하나로 신학생들의 수급조절에 대한 문제제기는 매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하나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힌다. 특히 경쟁률이 가장 높은 총신대와 장신대 신대원의 원서접수가 끝나고 난 뒤 학생을 모집하는 신대원이 대다수다. 원서접수 기간이 동일하지 않고 중앙에서부터 지방으로 올수록 접수기간이 늦어지고 있다. 그래서 내년 1월에도 원서접수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방에 위치한 신학교는 타 학교에서 탈락한 학생들이라도 붙잡기 위해 시간을 늦추는 것이다. 그래서 경쟁률에 따라 원서접수기간이 달라진다. 이는 신학교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수준을 낮추는 행위라고 평가한다. 학교 운영을 위해 질적 성장을 포기한 채 어떻게 해서든지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를 탓할 수 없는 것이 결국, 학생이 유치돼야 학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신학생 수급조절 문제는 매년 논란이 되지만 해결되지 않은 채 반복되고 있다.
최근 백석대 설립자인 장종현 박사가 국민일보 6417호(2009년 10월 29일자)에 기고문을 실은 것이 화제가 됐다.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장종현 박사는 “오늘날 우리 학교를 비롯한 한국의 여러 신학교와 교회를 보면서 무엇인가 잘못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한 신학자가 ‘신학이 발전한 국가일수록, 그리고 신학자가 많은 국가일수록 더 많은 교회가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처음 들었을 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내가 우리나라 신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또 신학자를 많이 초빙하려 하는데, 이 모든 노력이 결국 교회 문을 닫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라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이 생각하고 기도했다. 그러다가 바로 ‘신학’이 그 본질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면서 과거의 신학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공부하고 이를 깨닫기 위해 기도하는 것이 그 본질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신학교에서 성령이 주시는 생명보다 학문적인 작업을 더 높이 평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설교 준비를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음성을 들으려 하기보다 성경 주석과 설교집에 매달리고 있으며, 이런 교수들이 강의해 이런 목회자를 배출해내면 한국 교회의 미래가 어둡게 될 것은 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박사는 “나는 그래서 몇 년 전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고 담대하게 외쳤다. 신학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면서 그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성경을 배우는 과정일 뿐”이라며 신학교는 목회자가 될 사람들이 모여 고락을 같이하는 공동체라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어가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 그 영혼의 생명을 살려낼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 교회 개척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릎 꿇고 기도해 능력 받아 목회하는 진실한 목회자를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대원에서 그저 설교만 할 수 있는 목회자를 양성해서는 안 된다. 현실과 떨어진 신학교육으로 신대원 졸업이후 갈 곳 없는 신학생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라 졸업 이후 목사가 되어서도 사역할 곳이 없는 무임목사가 5천명이다. 매년 7천명의 신학생들이 배출되지만 이미 교회 내 사역자는 과포화상태다. 무작정 배출하기만 하는 국내 신학교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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