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도 찬송가, 사도신경, 주기도문 혼란스럽다


연합집회에서 각기다른 사도신경과 주기도문
서회와 예장출판사, 찬송가 출판금지 가처분신청 승소
찬송가를 둘러싼 교계의 이권다툼 여전


언젠가부터 한국교회 내 연합집회가 늘고 있다.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예배하며 좋은 강사의 설교를 듣고 은혜를 나누는 것이다. 이런 축복된 자리 속에 혼란스러워하는 성도들의 모습이 증가하고 있다. 성경은 물론 찬송가, 사도신경, 주기도문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성경봉독을 할 때 자신이 가진 성경대로 읽다보니 서로 다르고 찬송가 쪽수 등 예배에서 혼란스러운 광경을 느끼게 한다.
새찬송가를 쓰는가 하면 통일찬송가를 쓰는 교회, 교단이 있다. 찬송가공회로 하여금 엄청난 시간과 인력, 자금을 들여 한국교회가 통일된 찬송가를 사용하게 된다는 기대감을 가졌다. 한국교회 17개 교단이 공식사용을 결의하고 지난 2008년부터 각 교회 당회의 결의에 따라 성경은 ‘개역개정판’, 찬송가는 ‘21세기 새찬송가’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총회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교회가 동참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성경 교체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성도들에게 안겨줄 재정적 부담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적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에게 교회에서도 주머니를 털어야한다는 식의 부담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성경을 교체하는 교회들을 살펴보면 교회가 30% 혹은 40%의 비용을 부담하고 나머지 금액을 성도들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또는 지역에 위치한 기독교 서점이 교회의 대량 판매에 특별 할인을 적용해 가격을 낮추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한다면 성경 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의 경우 자신의 손 떼가 묻은 성경을 보물처럼 여긴다. 노인들에게 평생동안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어온 성경을 두고 새로운 성경책을 사야한다는 것이 정서상 쉽지 않은 일이다.
여러 측면의 어려운 여건들이 즐비하지만 이미 시작된 성경 교체 작업을 지금와서 무를 수 없는 일이다. 새찬송가는 괄호 안에 통일찬송가의 번호를 표기해 그나마 혼란을 막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단어가 틀려진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경우다.
주일날 매주 성도들이 복창하는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경우 이것마저 하는 교회, 하지 않는 교회가 있다. 어떤 교회나 연합집회는 새로 개정된 사도신경, 주기도문을 외우는데 가끔 개정된 내용을 몰라 당황하며 어리둥절해 하는 성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교계 모 인사는 “교단에서 일률적 정책으로 시행한다고 했으면 시행하든지, 자율에 맡기니까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물며 예장통합 총회장 김삼환 목사가 시무하는 명성교회의 경우 주일예배는 종전의 성경을 사용하고 있어 본이 되지 않는다는 평이다. 총회장으로서 솔선수범해야 하는데도 지켜지지 않으니 다른 교회 교인들은 오죽하겠냐는 것이다.
찬송가를 보급하는 공급처는 이권에 개입될 수 있고 거금의 수입원이 될 수 있어 여기저기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찬송가, 성경 합본으로 인한 이익배당금 때문에 교단마다 뜻을 같이하는 교단이 있기도 하며 또 다르게 기독교서회와 함께 합동측 교단과 합세한 교단으로 나눠져 있다. 마치 줄다리기를 연상케 하는 교계 지도자들의 어긋난 행동으로 교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교단, 교계 지도자들의 이권다툼에 성도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한기독교서회, 예장출판사 찬송가 출판금지 가처분신청 승소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가 한국찬송가공회와 성서원, 생명의말씀사, 아가페출판사, 두란노서원(이하 일반출판사)을 상대로 낸 찬송가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일반출판사들이 2008년 4월 2일 이후 발행한 21세기찬송가(새찬송가)가 모두 불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2009년 5월 13일 대한기독교서회(이하 서회)와 예장출판사(이하 예장)가 찬송가 출판금지 가처분신청에서 21세기 찬송가에 대한 권리가 서회와 예장에만 있다고 인정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일반출판사들은 앞으로 한영 및 해설찬송가를 포함한 모든 찬송가(성경찬송 합부 포함)를 자체적으로 인쇄, 제본, 배포, 판매할 수 없으며 이미 발행된 불법 찬송가들은 법적 절차를 밟아 압류될 예정이라고 지난 6월 4일 대한기독교서회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했다. 서회는 ‘불법 찬송가 구매는 불법입니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이와 관련 목회자나 성도들이 이들 불법 찬송가를 유통시키거나 판매 혹은 구매하는 행위 역시 불법에 해당되며, 범법 행위에 가담하는 일이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서회는 “찬송가공회는 대한기독교서회, 예장출판사와 이미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 4월 2일 일반출판사에 1년 동안 찬송가 반제품을 허락한다는 계약을 비밀리에 체결, 여러 교단과 교단장으로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일반출판사들은 찬송가공회의 허락 아래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찬송가를 계속 제작, 판매했습니다. 이에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는 2008년 4월 2일 이후 출판되는 일반출판사의 찬송가의 출판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가처분승소판결을 받았습니다”고 말했다.
서회와 예장은 21세기 찬송가가 한국교회의 공적인 책이 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의 공적인 기관에서 찬송가를 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교단 역시 이러한 바람을 가지고 있었기에 21세기 찬송가가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에서만 발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한국찬송가공회도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동안 많은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으나 이번 판결로 찬송가를 둘러싼 혼란이 종결되고 찬송가로 하나님께 영광이 돌려지길 바라는 바이다”고 덧붙였다. 찬송가 출판을 둘러싼 한국 교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아직도 찬송가를 둘러싼 교계 내 다툼이 여전하다. 교회가, 교단이 하나 돼 찬송가 통일 작업을 해도 역부족인 현 시점에서 이권다툼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의 기본인 성경 찬송이 아직 통일되지 않았는데 어찌 교단이, 교회가 일치하고 연합되겠냐”는 것이 몇몇 교계 인사들의 생각이다. 이 모든 병폐는 교계 지도자들의 이익과 아집으로 인해 성도들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자신의 이익보다 지도자들의 양심을 고려해 각성할 때이다.

오혜진 기자

200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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