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지역 초등학교, 다문화가정 아동 30%
■한국사회 이혼 감소중, 그러나 국제결혼부부 이혼 증가
‘글로벌’을 외치던 단일민족 한국사회에 어느덧 외국인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한 관광객이 아닌 업무적 관계로, 이웃주민으로 혹은 가족관계로 외국인들을 쉽게 만난다.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주민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발표한 ‘2008년 외국인주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적취득자, 불법체류자를 포함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은 89만명으로 인구의 1.8%에 해당한다. 2007년 대비 23.3% 증가한 것이다. 외국인주민 중 외국인근로자가 49%, 결혼이민자(국제결혼이주자 및 혼인귀화자) 및 자녀 등은 약64만명으로 전체 외국인주민의 7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에 비해 59.6% 증가한 것이다. 그 외 유학생, 기타외국인(상사주재원, 외교관 등)들이 28.2%를 차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외국인주민의 전반적인 증가추세와 함께 지난 2007년 3월 방문취업제의 도입으로 중국(조선족) 국적의 근로자가 급증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회의 여러 요인으로 외국인주민이 급증하면서 이들과 결혼 역시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란 한 가족 내에 다양한 문화가 있다는 의미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이주여성 가족,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이주남성 가족 그리고 이주노동자, 유학생, 새터민 등의 이주민가족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국제결혼으로 결혼 이민자가 지난해 14만명으로 전체 외국인주민의 16.2%에 해당하고 있다. 2007년에 비해 1만7천여명으로 13.7%가 증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국제결혼은 ‘결혼’이 가진 특성상 다음 세대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국제결혼가정 자녀는 2006년 2만5천명, 2007년 4만4천명, 2008년 5만8천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6세 이하 자녀가 57.1%, 12세 이하 자녀 32.2%로 전체의 89.3%를 차지하고 있다. 자녀출산은 결혼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증가를 보일 것이며 또한 국제결혼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증가가 향후 지속될 것이다.
국제결혼이주자를 살펴보면 조선족 31.6%, 동남아 28.2%, 중국 22.1%, 일본 5.8%, 대만 3.3% 순이며 조선족을 포함해 중국 국적자가 다수이다. 국제결혼이주자는 세계화 흐름에 따라 전 지역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중 86.6%가 여성으로 대부분 여성결혼이주자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고충
다문화가정의 급증에 따라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에서 앞장서 다문화사회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적절한 교육환경 제공과 그들의 문화를 우리 문화와 접목시켜 문화의 다양성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문화 가정을 보는 사회의 시각은 차별과 편견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은 극심하다. 언어, 생활습관, 외모 등의 차이로 인해 학교생활 적응이 힘들어 스스로 위축감에 젖어 있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사회문제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은 기정사실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문화가정은 성인들의 결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가정’이 번성하도록 자녀를 출산하기 때문에 결혼한 당사자들이 원만한 부부관계를 지속하도록 돕는 것과 더불어 자녀교육 문제 역시 사회의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교육문화포럼 대표 이병수 교수(고신대)는 “사회구성원의 다양화에 따라 우리 사회는 필연적으로 교육과 같은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를 안게 되었다”면서 ▲국제 결혼 가정 자녀들의 언어능력 부족, 정체성 혼란 및 이들에 대한 집단 따돌림현상이 심각, ▲많은 수의 외국인 근로자 자녀들의 학교교육 실패, 그리고 학교제도에 수용되지 않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 자녀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새터민 청소년의 학교 부적응(학교성적, 교우관계, 언어 등)등은 이러한 문제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정상적 학생들의 수준에 뒤처지는 것도 문제지만 심각한 것은 10명 중 약 3명만 고등학교에 다니고 7명은 중도에 탈락한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원희목(한나라당) 의원이 2008년 10월 24일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자료와 교육과학기술부 학생 현황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의 초·중·고등학교 취학연령대 자녀 2만4867명 중 6,089명(24.5%)이 입학 자체를 하지 않거나 교육 과정에서 중도 탈락하는 등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고등학생 연령(만 16~18세)에 해당하는 다문화가정 자녀 2,504명 중 고등학교 교육을 받지 않는 아이들이 1,743명(69.6%)으로 70%에 육박했다. 중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만 13~15세의 다문화가정 자녀 3,672명 중 학교에 재학하지 않는 학생은 39.7%인 1,459명이었다.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만 7세~12세의 다문화가정 아동의 경우 1만8691명 중 2,887명(15.4%)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한국 일반 가정 아이들의 미취학 및 학교 중도 탈락률과 비교했을 때 중학교의 경우는 9.9배, 고등학교는 8배인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병수 교수는 “한국사회에서도 다문화교육을 위한 여러 노력들이 있다. 먼저, 국제결혼 가정 자녀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도 공공 재단이나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만들어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입학상담이나 한국어/전통문화 교육(예, 국제결혼 가정 학부모 만남의 날) 및 학습 지원(예, 학부모 사랑방 봉사, 글로벌 에티켓 교재)이 이루어져 왔으며 둘째, 외국인 근로자 가정 자녀에 대하여는 시민단체나 종교계의 외국인노동자센터나 노동자의 집(안산, 성남, 부천, 부산 등) 및 외국인노동자상담소 등이 운영되고 있고, 이들을 특별학급이 설치되기도 하였으며(경기도 교육청) 대안학교의 설립(광주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의 추진 예)도 추진되고 있다. 또한, 민간단체(NGO)를 중심으로 여러 교육프로그램과 의료 법률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새터민 가정 자녀를 위해서도 생활공동체 성격의 대안학교나 방과 후 학습보충 프로그램의 운영 및 특성화고교가 운영되고 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 문화적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과 실제로 대면하는 교육현장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느냐가 교육의 소외를 막고 다양한 문화의 인정과 포용으로 우리 사회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에 절대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이와 더불어 공공부분 및 학교와 민간의 다문화교육 노력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전문 인력의 양성과 종합적 관리를 위한 민관의 협력 기구와 다문화교육 연구·연수 센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부산 문현동에 위치한 아시아공동체학교는 전국 최초 다문화가정 초등 대안학교로 유명하다. 아시아공동체학교 교사 오세련 집사(항서교회)는 “학교가 시작한지 3년이 지나면서 내린 결론은 부모의 선택에 의해 아이들은 무방비 상태로 아픔을 겪고 있다. 결국 이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오세련 집사는 3년 전만 해도 ‘다문화가정’이라는 말이 없었지만 미식축구로 유명한 하인스 워드 때문에 다문화가정에 대한 시각이 5~10년 정도 앞당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아이들을 이상하게 쳐다보며 손가락질 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리 따갑지 않다고 말했다. 오 집사는 “이곳에 크리스천 교사는 저 혼자이지만 지금은 다문화가정 중 기독교가정이 늘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혼 위기에 처한 다문화가정 부부
통계청이 지난 4월 27일 발표한 ‘2008년 이혼통계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과 외국인과의 이혼건수는 총 이혼건수의 9.7%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국사회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2008년 이혼은 11만6천5백건으로 전년보다 7천5백건이 감소했다. 재판이혼은 증가했지만 협의이혼이 감소한 것을 이혼숙려제 도입으로 인한 신고 공백 때문으로 분석하지만 결과 발표에 있어 ‘이혼 감소’라는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한국인과 외국인 즉 다문화가정 부부의 이혼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 남자와 외국 여자와의 이혼은 7,962건으로 전년보다 39.5% 증가했으며 한국 여자와 외국 남자와의 이혼은 3,293건으로 전년보다 11.1%증가했다.
또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8년 이혼한 한국 남편과 외국인 처의 평균 동거기간은 2.7년이다. 2008년 이혼한 한국 남편과 외국인 처의 동거기간이 5년 미만인 부부가 90.2%이며 평균 동거기간이 2.7년이다. 또한 이들의 이혼 중 자녀가 없는 부부가 90.1%이다. 2008년 이혼 전체 통계에 따르면 이혼한 부부 중 5년 미만 동거부부가 차지하는 구성비는 28.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5년 미만 동거부부의 이혼 중 한국인 부부의 구성비는 매년 감소했으나 다문화가정 부부의 이혼이 증가하면서 2003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혼의 이유는 주로 성격차이, 문화차이, 언어장애, 가정폭력 등이다. 과거에는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입국하면 부부의 동의하에 국적신청이 바로 가능했지만 이후 피해를 보는 외국인과 한국인이 급증해 2002년부터 제도가 변경됐다. ‘코리안 드림’을 갖고 결혼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경우가 있어 외국 배우자가 도망가거나 이혼이 급증하기도 했으며 한국 남편의 폭행과 폭언, 처음의 말고 달리 가난한 생활고를 겪고 이혼하는 사례가 다발하자 이젠 한국에 거주한지 만2년 이상이 돼야 국적 신청이 가능하다.
부산 초량동에 위치한 부산중화침례교회 담임 김호영 목사는 중국인 사역을 하며 이혼하는 다문화가정을 지켜봤다. 교회내 한 중국인 여성은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폭행과 인권침해, 가족 내 따돌림을 당하면서 가난한 생활고에 시달려 결국 4년만에 이혼을 결심, 이혼 소송 중이라고 했다. 김호영 목사는 “사역을 하면서 이혼하게 되는 외국인들을 보면 이혼법적 판결에서도 한국인들에 비해 아주 적은 위자료를 받는다”면서 “마치 가정부처럼 많은 일을 하지만 적은 생활비로 고생하며 살다 위자료 역시 적게 받고 이혼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들을 마치 상품처럼 취급한다. 그들 역시 동등한 사람으로, 인간적으로 대해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제 한국사회 안에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은 다문화가정. 이병수 교수(고신대 국제문화선교학과)는 “선교적 관점에서 외국 이주자 120만 명 시대, 농어촌 남성의 40%가 조선족, 베트남, 필리핀 여성과 결혼하는 시대, 농어촌의 다문화 가정 아동 비율이 30%대인 초등학교도 있는 시대, 바야흐로 대한민국 속에 세계를 품고 있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면서 “멀리 가서 선교 하지 않아도 이들에게만 전하여도 그 효과는 선교역사를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국제교육문화포럼은 오는 5월 7일 오후 4시 부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다문화가정 교육정책 마련을 위한 심포지엄’을 가진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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