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과잉 배출로 부교역자들 갈 곳 없다


목회자 배출 최소 2%, 최대 7% 증가
농촌교회재건, 농촌뉴타운건설이 대안
연말이 되면 교회 주보에는 교역자 사임에 관한 소식이 올라온다. 이전 사역지에서 인사를 하고 새로운 사역지로 옮기는 ‘교역자 이동철’이다.
각 교회마다, 사역자들마다 형편에 따라 다르지만 대게 전도사는 2-3년, 부목사는 3-5년의 주기를 갖고 임지를 옮기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새로운 사역자들과 함께 한해의 커리큘럼을 수정, 보완한다.
새로운 부교역자들과 함께 힘찬 출발을 준비하는 교회 성도들은 부교역자들의 이동 뒤에 숨겨진 이들의 고충을 알까? 이미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또한 신학교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목회자 과잉 배출’로 부교역자들은 심한 고충을 겪고 있다.

△수요가 공급 충당 못해
한국 교회의 목회자 공급 과잉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교회 담임목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포화상태. 즉 수요가 공급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현재 한국교회는 교역자 청빙 공고가 시작되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목회자들의 이력서가 40~50통에 이른다고 한다. 한 교회에 접수되는 이력서만 40여통이 넘으니 한국교회 전체를 살펴본다면 그 수를 가늠하기 조차 힘든 실정이다.
지난해 9월 각 교단은 ‘2008 정기총회’를 앞두고 총회 보고서를 통해 교세통계현황을 발표했다. 교세가 가장 큰 예장합동 산하 교회는 총 11,112곳, 예장통합 7,671곳,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5,913곳, 예장고신 1,689곳 순이다. 이번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06년과 비교했을 때 교회의 수는 1~2.5%정도 증가했으며 교인 수 증감도는 대부분 약간의 증가가 있었으나 예장고신이 2만여명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처럼 기독교의 교세확장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목회자 증가율은 큰 변화를 보였다.
예장합동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380명이 늘어나 2.08% 증가를 보인 반면, 예장통합은 1,033명이 늘어난 13,887명의 목회자를 배출, 7.44% 증가했다. 또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65명 증가, 2.47%의 증가율을 보였다.
교회 수, 교인 수는 큰 증가율이 보이지 않는 반면 목회자 배출은 눈에 띄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목회자 수급조절책과 관련된 의견은 오래 전부터 제시됐다. 그 대표적인 것은 신학교의 정원 조절이다.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는 필히 신학교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각 교단 산하 신학교는 물론 무인가 신학교가 많다는 것이다. 주위에 이름모를 신학교들이 즐비하다. 정규 신학교에 비해 시간, 수업 등이 수월해 어려움을 겪지 않고 쉽게 졸업이 가능, 목회자가 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정규 신학교 역시 정원을 조절, 목회자의 수급조절은 물론 질적 향상을 도모하자는 의견이 팽배했다. 그러나 지금 주위를 둘러보면 이를 시행하는 학교가 몇이나 되는가? 학교 운영문제 등의 이유로 이런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시행하는 학교는 드문 형편이다. 현재 이런 대책을 시행하는 교단도 몇몇 교단외는 없을 뿐더러 지금부터 시행한다고 해도 10년은 지나야 수급조절이 가능할 것이다. 이미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생활형편, 자녀 교육수준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다수는 도시지역 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하길 원한다. 그러나 도시지역 교회의 부교역자 자리는 한정돼 있고 후보자는 수없이 많다. 또한 최근 한국교회는 평신도 사역을 활성화시키며 개척 및 미자립교회, 소형교회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부교역자 없이 평신도들의 섬김으로 교회 사역을 이끌어 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렇기 때문에 교회 내 부교역자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일까 일찌감치 개척의 길로 나선 목회자들도 많다. 자신이 부교역자로 섬겼던 교회의 후원을 받거나 혹은 자신의 부르심을 따라,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개척교회를 시작하나 결코 녹녹치 않다. 2005년 한국교회 3천여개의 교회가 문을 닫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문화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가 살아남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농촌교회 재건, 효과적인 돌파구
모두가 도시로 눈을 돌리는 지금, 고개를 돌려 넓게 봐야 한다. 한 동네에 여러 개의 교회가 위치해 있고 밤이면 불을 밝힌 십자가가 빼곡한 도시가 아닌 조용하고 산적한 시골 동네에 띄엄띄엄 자리한 농촌교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농촌교회에는 아직도 목회자가 모자란다. 부교역자는 찾아볼 수도 없고 담임목사 하나 변변히 없는 교회가 허다하다. 도시에는 이렇게 넘치는 목회자들의 이력서가 농촌에는 귀한 금과 같다.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순간 이미 세상의 부귀영화는 하나님께 바친 것이다. 자리잡을 틈도 없는 좁은 곳에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힘을 소모하는 것보다 땅에 보화가 가득히 묻힌 농촌선교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어떨까.
농촌 교회 재건을 위해서는 도시 교회들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감리교농촌선교회는 지난 12월 20일 오후 2시 서울 아현감리교회 스크랜트홀에서 ‘제14회 농촌선교 한마당’을 개최했다. ‘하나 되어 만나고 둘이 되어 나눕시다’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장터를 통해 농촌교회 생산자들의 유기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하며 농촌교회와 도시교회의 만남이 이루어진 시간이었다. 이 행사는 1995년부터 ‘농촌선교의 밤’이라는 이름으로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가 한 자리에 어울려 추수의 기쁨과 감사를 나누자는 취지에서 매년 지켜져왔다.
한편, 새로 부임하는 도시교회의 담임목사들의 연령이 40대 초반~중반으로 청빙을 받고 있다. 따라서 부교역자는 담임목사보다 연령이 낮아야 하는 것이 평상적인 상황이다. 부교역자가 담임목사보다 연령이 같거나 높으면 사역할 수 있는 기회가 좁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새로운 개척교회 길로 접어야 할 형편에 놓이게 된다.
예장통합의 경우 김삼환 총회장은 교단차원에서 현재의 교인 2백70여명에서 3백만명의 교인 돌파를 위한 선교 정책을 세웠다. 지역에 따라 선교지역대회를 연초부터 가동키로 계획을 세웠다. 이는 전도를 목적으로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교세 확장을 통해 교역자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담겨있다.
이런 작은 도움은 물론 교회와 교단에서 앞장서 농촌 교회 재건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때이다.
오혜진 기자

200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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