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촛불집회, SBS 사태 통해 기독교적 화해사역 돌아봐야
각 종 세미나 및 포럼 추진하며 성경적 원리의 중재자질, 능력 키워야
웹 2.0시대에 맞춰 개 교회형태의 수동적 소통방식의 개선도 이뤄져야
‘고소영’의 신조어까지 남긴 실용정부는 출범 후 100일 만에 쇠고기 촛불 집회라는 토네이도에 휩싸이며 새 판을 짜기 위해 청와대 비서관, 장관 등을 경질했다. 국민들과 단절된 소통 없는 정권이라는 뭇매를 맞으며 애써 화해의 몸짓을 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더욱 원활한 소통을 원하고 있다. 실제 현 정부의 혼란 원인으로 주로 대두된 것은 소통의 문제였다. 대통령이 국민간의 소통 없는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 그리고 각 당, 정부, 청와대 간 소통 부족으로 지금의 혼선이 빚어졌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대통령이 이 진단을 기꺼이 받아들여 2차례 사과하고, 소통을 위한 시스템 정비와 인력 확보를 약속한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받아들여진다. 비단 소통은 한 국가의 정책을 운영하는 정부에 국한돼지 않는다. 곧 소통은 그리스도인의 화해사역으로 여러 분쟁을 성경적인 원리에 의해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통은 그리스도인의 화해사역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법률고문단이 지난해부터 기독교와 관련된 각종 분쟁과 갈등을 법정에 가지 않고 화해조정과 중재로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던 중 지난 3월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 창립이사회를 개최하고 개원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 그리고 4월 28일 서울 강남중앙침례교회에서 마침내 개원 감사예배를 드리게 된 것. 한국피스메이커 상임총무인 여삼열 목사는 “기독교화해사역은 상담, 교섭, 협상과 조정, 화해의 단계가 있다. 이 가운데 상담은 화해중재원이 화해사역을 시작하는 첫 번째 단계”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갈등은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과제임을 인식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청지기로서 사역할 것을 격려하는 것”이라며 갈등해소를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과제로 인식해 줄 것을 권고했다. 이 처럼 소통은 성경의 언약을 신실하게 의지하고 주어지는 권고와 명령에 순종하는 성경적인 원리이다.
인터넷 시대에 맞는 현실적 소통대안은?
개인 블로그나 미니홈피가 2천만 개 이상인 이 사회는 인터넷의 사이버 공간 그 자체가 하나의 언론이자 사설이다. 특히 쇠고기 촛불집회를 기회로 인터넷은 그 당당한(?) 위용을 맘껏 뽐낼 수 있었다. 이러한 웹 2.0시대의 혜택 아래 꺼질 줄 몰랐던 촛불집회는 우리 시대 소통에 대한 수준을 보여준 단적인 예이다. 박재용 목사(웅포교회)는 “그 동안 일방적인 의사 전달과 이해를 요구했던 미디어는 사라지고 쌍방의 이해가 있는 미디어는 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커뮤니티를 기독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포털 및 기타 사업을 지향하는 회사가 아닌 모든 교회와 성도가 소통할 수 있는 사이트 및 그에 해당하는 콘텐츠 개발이 있어야 한다”며 웹 2.0시대의 소통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 촛불집회가 온, 오프를 넘나드는 새로운 가치 패러다임을 보여준 것에 대해 지난 7월 5일 문화선교연구원은 명동 청어람에서 ‘웹 2.0 촛불시대, 교회는 무엇을 주목해야 하는가’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새로운 소통방식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 바 있다. 조현진(전 인터뷰 365편집장), 양세진(기윤실 사무총장), 박웅진(한국방송영상진흥원 선임연구원), 김우정(풍류일가 대표) 등 4명의 발제자가 참석, 자율적이고 개방된 웹 2.0시대 교회의 다소 수동적인 소통방식을 지적하며 시대에 맞는 교회의 소통방식을 제안했다. 특히 기윤실 양세진 사무총장은 “참여, 공유, 소통이라는 가치 패러다임을 가진 웹 2.0은 얼마든지 온, 오프를 넘나들며 그 모습이 드러날 수 있는 것이며, 그러한 사실이 이번 촛불집회를 통해 확인됐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이번 촛불집회는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여지없이 노출시킨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며 실험이었다. 세상의 신뢰를 받기 보다는 조롱을 받으며 세상을 염려하고 돌보기보다는 세상의 돌봄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교회는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 무엇이 문제인지 돌아보고 지금까지의 소통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방식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구체적 방안으로써 양 사무총장은 우선적으로 교회 내 토론문화가 활성화 돼야 함을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 안의 행정적, 운영적 문제에서도 성도들의 참여를 제도화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함도 강조했다. 이날 포럼의 사회를 맡은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임성빈 교수(장로회신학대)는 “그동안은 기독교가 속된 말로 먹고 들어가는 것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혜택을 보던 것들이 없어졌다”면서 “이제는 복음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때일수록 기독교가 이데올로기적이 되어선 안 된다”며 “무례하고 일방적이고 편을 가르는 기독교가 아니라 사람들의 필요에 귀를 기울이고, 약자 옆에 서서 사랑의 정신과 복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통의 본질은 바로 복음
지난 7월 초 CBS TV는 시사 토크 프로그램 크리스천Q를 통해 ‘교회언어, 세상과 소통하나?’ 제목으로 폐쇄적이고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공동체의 한국교회 이미지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에 대해 방영했다. 당시 방송에 의하면 크리스천Q 제작팀이 거리 시민 200여 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간증, 속회, 태신자, 권속, 증경 등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진 교회 언어에 대해 시민들은 간증 외에는 대부분 생소해하거나 정확한 뜻을 알지 못했다. 심지어 이날 출연한 패널조차 그 뜻을 확실히 알지 못했을 정도이다. 그저 난해함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는 ‘은혜 받았다, 감동 받았다’는 표현을 들어 “성령은 곧 하나님, 하나님을 주고 받는 건 아니지 않는가? 은혜 받고 성령 받지 않으면 마치 성령과 은혜가 없는 것처럼 취급, 이런 언어표현으로 한국교회가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흐르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리고 나실인의 구별된 의식에서 비롯된 교회언어에 선민의식이나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배어있음도 지적됐다. 조 교수는 일례로 ‘성경적이다’ 표현을 들어 “성경적이다는 표현은 자신의 의견은 성경진리에 부합하고, 상대방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함으로써 이기적인 인상을 주고 편을 가르게 된다”고 지적했고, 양 사무총장 역시 “나는 선이고 상대를 악으로 규정할 때 소통이 될 리 만무하다. 이분법적 사고가 소통을 막는 주범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목회자들의 강단 설교 중 현 시국에 대한 발언이 그대로 교계언론은 물론 일반 언론지상에 보도되고, 극히 기독교적인 표현들이 여론의 지탄을 받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것도 언급되어 졌다. 양 사무총장은 “교회의 공공성에 대한 고민이 새롭게 필요하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서 목회자가 교회 안에서 설교해도 미디어를 통해서 즉각적으로 많은 이들이 접할 수 있다. 즉 이제는 우리의 말이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어떤 사람들도 들을 수 있다. 내가 세계 시민 앞에 서 있다는 생각으로 설교 한마디에도 목회자들이 그런 관점변화와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재용 목사는 최근 모 교계신문 논고에서 “소통의 본질은 바로 복음이다. 복음이란 무엇인가?(중략)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으로서의 복음은 그 자체로 이미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의사소통의 사건으로 정의될 수 있다. 하나님은 아들이신 당신의 말씀을 인간으로 만드시고 성육신한 인간, 나사렛 예수를 통해서 우리 인간과 의사소통을 시도하시며, 또한 그를 통해 당신의 나라(교회)를 만들어 가시기 때문이다”라며 소통의 내용을 밝혔다.
정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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