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 1만 4천여 탈북민은 ‘작은 북한’으로 통일 방법 제시해
탈북민 의식조사 결과 66%가 기독교인, 교회가 대안될 수 있다
부산지역 탈북민이 세운 부산 장대현교회 설립 1주년, 22명 세례받아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가 지난 달 말 개봉된 영화 ‘크로싱(Crossing)’ 시사회 후 모 교계신문 칼럼에 “이 영화를 안 보시면 인간도 아니십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를 두고 인터넷상에서 가벼운 논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 목사는 탈북민의 비참한 현실을 외면하며 함께 중보하지 못했던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성찰, 탈북민을 향한 새로운 사역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 말을 했지 않을까? 실제 그 칼럼에서 이 목사는 “너무 너무 안타깝고, 너무 너무 슬픈, 그들의 현실 그리고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할 정도로 심각한 탈북민 실정을 전했다. 크로싱은 2002년 중국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 진입사건에서 비롯된 북한 탈북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서 한국과 중국, 몽골 3개국을 오가며 131일간 탈북 경로 8,000km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 놓았다. 탈북민 영화는 실패한다게 속설임에도 불구하고 김태균 감독이 다시 탈북민 이야기를 영화화하고, 또 관객들이 그것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북한 땅을 멀리 할 수 없으며, 그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자녀로 살아가는 형제들을 외면할 수 없는 우리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이들의 아픔과 가난에 동참하며 나누고 보듬는 사역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목숨 걸고 넘어 온 땅에서 다시 우는 그들
7월 현재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약 500여 명. 전국적으로는 1만 4,00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50년의 분단 생활 탓에 쉬이 한국 땅에서 정착을 못하고 있다. 오히려 범죄의 표적이 돼 목숨 걸고 넘어 온 땅에서 다시 우는 사건도 빈번이 일어나고 있으며, 대다수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기보다는 정부의 정착지원금만으로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착지원금은 105만9,630원(4인 가족 기준)으로 최저생계비(126만5,848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질적인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이다. 그리고 탈북민들은 일자리를 구해도 얼마가지 않아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자리가 노동의 강도는 세고, 급여는 적은 3D 업종인데다 직장문화마저 이질적이라 견디기 힘든 까닭이다. 해운대경찰서에 의하면 탈북민 30여 명에게 중소기업, 식당 등 일자리를 알선해줬지만 절반가량이 3개월을 못 넘기고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이런 슬픈 현실을 내 신앙 성장과 내 교회 부흥의 헤게모니에 휩싸인 채 자연스레 외면해왔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분명 크로싱에서 “당신들이 말한 하나님, 북한에는 없습네다”라고 말한 주인공에게 “그 곳 또한 하나님의 사랑은 흐르고 있습니다”라고 외칠 수 있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여줄 때를 말하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한국으로 들어오는 주민이 늘어나자 탈북자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탈북자라는 용어가 어감이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2005년 1월 9일 통일부는 탈북자를 순화 용어인 새터민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이 말은 ‘새로운 터전에 정착한 주민’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임창호 목사(고신대 교수, 북한자유를 위한 KCC 한국대표)는 “이들은 탈북민으로 불리길 원한다. 새터민은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이주했다는 의미가 큰데 충분한 새터가 마련된 것도 아니다. 지옥의 땅을 탈출한 그들은 탈북민”이라며 밝혔다.
탈북민이 세운 장대현교회 설립 1주년
2004년 휴스턴한인장로교회를 시무하던 임 목사는 탈북민과 3일 간 동행하면서 북한 실정을 듣고 50년 간 그들이 겪어 온 고통과 질고를 외면해 온 자신을 철저히 회개했다고 한다. 또한 임 목사는 “당시 동행한 탈북민이 매일 북한 동포와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것과 지금도 그러하지만 미국 목사들이 매일 낮 12시 1분간 기도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었다”며 북한 사역 계기를 전했다. 2004~2006년까지 미국에서 북한을 위한 통곡기도회를 가진 임 목사가 귀국 후 국내에서도 10여 차례 통곡기도회를 가지면서 알게 된 탈북민 6명과 함께 설립한 신앙공동체가 바로 부산 장대현교회이다. 현재 전국에 걸쳐 탈북민이 중심이 돼 설립한 교회는 6개로써 서울(5곳)을 제외하면 부산 다대포에 위치한 장대현교회가 유일하다. 부산 장대현교회는 지난 6월 29일 설립1주년 감사예배를 가졌으며, 탈북민 22명이 세례를 받았다. 특히 세례자 중 이정열 성도는 “하나님께서 나의 생명에 호흡을 불어 넣으시고, 믿음으로 구원받게 하심을 감사드린다. 한국 땅에서 받은 은혜와 믿음을 북한 선교를 위해 쏟을 것”이라고 간증하며 자신에게 눈물만을 원했던 그 땅을 기도했다. 그리고 전 국방부 장관 이준 장로가 강단에 올라 “예수님을 영접하며 입술로 십자가의 사랑과 희생을 고백하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자 성령님의 감동”이라며 탈북민들을 위로했다. 부산지역 탈북민에게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와 남한 정착을 위한 편의와 정보 제공 취지에서 설립 된 장대현교회는 현재 4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매주 60여 명의 탈북민이 출석하고 있다.
탈북민 66%가 기독교인, 그래도 교회가 대안이다
비록 한국 땅에서 적응이 덜 됐다고는 하지만 탈북민들이 개신교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2일 실천신학대학원 실천신학연구소가 개최한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본 통일’ 주제발표회에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는 “통일 후 사회통합 과정에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을 파악하기 위해 탈북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탈북민들의 종교는 기독교가 66%로써 이는 천주교 3.6%, 불교 2.9%보다 훨씬 높다. 정 교수는 “앞으로 탈북민 지원활동이 생색내기용이 아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탈북민 선교의 수정 및 보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최근 교계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국기독교 탈북민 정착지원협의회가 6월 14일 한국교회 1백주년기념관에서 탈북기독군인과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탈북기독군인연합회 창립예배를 드렸으며, 굿피플 산하 탈북민 정착교육기관 자유시민대학이 6월 14일~15일 양일간 치유캠프를 열고 강의, 세족식, 성찬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난 시간의 상처를 치유하며 한국 땅에서의 새 삶을 기도했다. 그리고 NGO 굿피플이 운영하는 자유시민대학 4기 졸업생인 탈북민 이옥실 씨가 굿피플로부터 창업자금을 지원받아 7월 1일 편의점 굿피플 1호점을 개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크로싱은 강제노동, 굶주림 등 참혹한 현실 속 수십만 명이 탈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전하며, 동족인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묻고 있다. 북한은 현재 매일 100여 명이 기아, 질병 등으로 죽어가고 있다. 그리고 북한 기독교인의 가장 큰 소망이 목사님으로부터 설교를 듣는 것과 목청껏 찬양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 한국교회가 북한과 탈북민 가슴 속에도 사랑의 하나님이 살아계신다고 답할 때다.
정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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