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차별 없는 교회 가능한가?


수영로교회 사랑부 예배
◆ 150여 평 이상의 교회 건축 시 장애인 편의시설 갖춰야
◆ 시정 명령 불이행시 3천 만 원 이하의 벌금 부과
◆ 부산은 한장선부산연합회, 부산경남장애인부서연합회 중심

1980년 대 후반 급격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한국 교회는 장애인 편의시설 및 장애인 부서, 예배를 만들어 교인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으로 계몽시켜왔다.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매년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초교파적으로 장애인주일 연합예배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는데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그 결과 중 하나이다. 올해는 지난 4월 7일 200여 장애인들과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 강북제일교회에서 드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당초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을 전후로 계획했지만 장애인의 달 시작과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써 각 교단과 소속 교회에 장애인 선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첫 주일에 연합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전면 시행
이날 예배 후 4월 11일부터 시행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강연이 진행된 가운데 이계윤 교수(나사렛대)는 목사없는 교회, 장애인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10가지를 제안했다. 그 가운데 특히 ‘교회의 물리적 공간 참여완전보장(편의시설 설치와 공간 확보를 통한 모든 사람을 향한 예배권의 보장)’, ‘교회 접근권과 이동권 보장’ 등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에 맞춰 한국교회가 뼈를 깎는 아픔으로 성찰해야 할 것이라는 교계의 평가다. 그리고 CBS, CTS 등 기독교 방송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에 따른 교회의 대책과 역할에 대해 적극 홍보하고, 예장통합 총회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목회적용점’을 전국 7천 여 교회에 배포하면서 장애인 주일에 적합한 설교를 하도록 권면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통합 총회는 “장애인 전도를 위해 전심 전력해야 하며 복음을 전달하는 수단 역시 장애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것으로 각종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며 교회가 먼저 장애인을 섬기는 본을 보일 것을 당부했다.

장애인의 접근권, 이용권 보장은 필수
장애인차별금지법은 헌법 제34조 1항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는 기본법을 바탕으로 5항에 기록된 ‘신체장애자 및 질병, 노령 기타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규정에 의거 2007년 4월 장애인계 및 시민단체가 관철한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을 계기로 한국교회는 “교회 내 장애인편의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신축건물에만 적용되는 터라 기존 교회가 재정적인 이유로 개축 공사를 차일피일 미룬다 해도 딱히 처벌할 수 없어 법 시행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일부 여론도 있지만 교회가 앞장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은 똑같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르면 교회는 건물 신축 시 150여 평 이상일 경우 주출입구 경사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모든 문턱을 없애야 한다. 권장 사항으로는 전용 화장실, 전용 좌석, 승강기 설치 등이 있다. 장애인선교단체는 법 규정은 아닐지라도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설도 제공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성서대 강영실 교수는 “교회 안에서 장애인 성도를 만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 장애물”이라고 언급했다. 예배당 진입, 화장실, 주차장 등 모든 시설이 건강한 사람 중심으로 되어 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성경이나 점자찬송가를 준비해놓은 교회를 찾기란 쉽지 않는 형편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에 따라 장애인이 법이 규정한 편의제공을 교회에 요구했을 때 적절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장애인 차별로 처벌받게 되나, 입주한 건물주가 반대하거나 열악한 경제적 여건 등 정당성이 인정되는 사유로 시설 설치나 기타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면책 대상이 된다. 그리고 시설 마련 등 당국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고의로 장애인의 편의제공을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법 시행 1년 이후부터 신축, 증축,
개축되는 건물 대상
장애인차별금지법이 2009년 4월 전까지 실제 처벌받는 교회는 매우 드물 것으로 보인다. 법 시행 1년 이후부터 신축, 증축, 개축되는 건물이 대상이며 이미 건축된 건물에 대해서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시설비 부담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시설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교계에서는 개 교회가 솔선수범하며 세상의 본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계윤 나사렛대 겸임교수는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실천해야 한다. 단지 법적 기준을 충족시키려는 소극적 자세가 아니라 하나님 법에 따라 세상 법을 따르는 사람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전문 사역단체인 밀알선교단에서도 “대부분의 교회들이 장애인을 선교나 구제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동등한 성도의 한 사람으로 대하는 태도는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2000년 대 들어 장애인 선교에 상당한 교회나 기관이 참여하고 있지만 90% 이상의 한국교회는 아직도 장애인 선교에 무관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또 장애인 선교에 동참하는 교회들도 장애인 성도를 위한 특수선교부를 운영하고 있어 일반 성도들과의 통합예배를 드리는 곳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부산지역에서 활동 중인 장애인선교단체는 전국적인 단체인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 부산연합회와 개 교회 연합모임인 부산경남장애인부서연합회가 있다.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 부산연합회 소속 단체로는 소망복지공동체, 무지개공동체, 미문복지비전센터, 베데스다선교회, 부산밀알선교단, 부산실로암맹인선교회, 부산장애인전도협회, 용호소망교회, 작은마을큰사랑공동체, 참빛장애인선교단, 해돋는복지센터 등이 활동 중이다. 부산경남장애인부서연합회 내 부산 개교회로는 고신대 대학교회, 부곡중앙교회, 부민교회, 부전교회, 브니엘교회, 사직동교회, 산성교회, 삼일교회, 수정동성결교회, 영도중앙교회, 장전제일교회, 호산나교회, 새한교회, 남천교회, 수영로교회, 부산소망교회 등이 있다. 그리고 부산경남장애인부서연합회는 매년 부산경남장애인지도자세미나를 갖고 장애인들의 고충과 개 교회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은 바 된 장애인이 희생과 섬김과 사랑의 에너지가 가득해야 할 교회에서조차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하여 무관심과 편견, 그리고 그릇된 인식과 차별적인 대접을 받는다면 이것은 교회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 될 것이다. 장애인은 교회공동체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며,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는 장애인을 목회의 대상으로, 선교의 대상으로, 교육의 대상으로 생각하여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정창식 기자

200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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