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계 고질적인 설교 표절 문제 표절의 범위 나누기 애매하기도...

설교 베끼기-죄책감·문제의식 안느껴 누구보다 정직성과 투명성 요구되는 목회자의 표절은 양심 넘어 타인설교 그대로 사용한 경험있는 목회자 43%
최근 고려대 이필상 총장의 논문 표절문제가 붉어지면서 이 총장이 사임을 표명했고, 얼마 전 김병준 교육부총리도 국민대 교수 재직 당시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과 중복 게재가 문제가 되어 조기낙마한 사건등으로 논문 표절 시비에서 붉어진 우리나라의 표절 대한민국 문제가 도마에 올라 학자들 사이의 도덕성과 양심에 대한 재고가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면서 세간을 시끄럽게 했다. 더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런 표절 관행이 되어 남의 연구 성과물을 자기 것 인양 버젓이 내어넣고도 그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표절의 문제는 비단 학계의 문제만은 아니다. 교계에서도 설교 표절은 심심찮게 문제로 오르내리고 있으며 인터넷과 방송매체가 상용화되면서 이러한 표절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설교 표절 문제는 어디까지가 표절이냐는 범위논란에서부터 비롯해 누구보다도 투명해야 하는 목회자들의 투명성까지 제기되면서 교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편집자 주>

설교 표절에 대한 인식 부족...행정과 분리되야 지난 기윤실의 자료를 보면 363명의 교역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교 준비·설교문 작성 실태 및 의식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7%가 1주일에 3번 이상 설교를 하며 특히 담임교역자 중 58%는 10번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또 설교 한편을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은 5시간 이상이 48%로 가장 많았고 20시간 이상이라는 답변도 14%나 됐다. 그러다보니 81%가 설교 준비시간의 부족을 호소했다. 이런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윤실은 “목회자들이 설교 준비에만 매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윤리의식 이외에 목회와 행정등 과중한 업무부담도 복제·표절문화에 한몫 하고 있으며, 교역자들이 설교와 기도등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지금부터라도 교회행정을 비교역자 그룹에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설교를 베끼는 데에 대한 죄책감이나 문제의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사결과 46%만이 ‘부끄러우며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고 대답했으며, 타인의 설교를 그대로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43%나 돼 설교 표절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표절로 징계 또는 사임하기도 설교 표절문제가 목회자의 양심 문제로만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 동영상 설교가 많이 보급되면서 유명 목회자들의 설교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교회들이 인터넷 동영상 설교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성도들도 여러 목회자들의 설교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기독교 방송을 통해 라디오와 TV 매체에서 하루에 쏟아져 나오는 설교만도 수십, 수백여건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성도들도 출석 교회의 목회자가 다른 목회자의 설교를 그대로 베낄 경우 문제 제기를 통해 교회 문제로 붉어지면서 목회자의 징계 또는 중도 사임에 이르는 사례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설교가 은혜로우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이제는 통하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표절의 범위는? 설교의 표절이 관행처럼 고질적인 문제로 이어져오면서 또하나 쟁점이 되는 것은 어디까지가 표절이냐는 그 범위이다. 김상득 교수(전북대 철학과)는 이에 대해 “첫번째 사례로, 주일 설교를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그대로 자신의 교회에서 선포하였을 경우, 솔직하게 출처를 밝히고 내용이 너무 좋아 설교문으로 사용하게 됐다고 말하는 경우와, 마치 자신이 준비한 것처럼 설교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는 몰염치의 극치이지만 솔직하게 출처를 밝혔다면 이를 윤리적으로 비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첫번째의 경우 이는 설교윤리 차원에서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허용 가능한 것으로 윤리적으로 용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사례로는 “설교를 준비하면서 다른 목사의 강해 설교집에서 3가지 대지를 그대로 원용하여 설교했을 경우가 있다”며 “설교의 본문은 성경이다. 성경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은 인정되지만 일부 성경 본문의 경우 그 설교 대지가 분명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본문이 동일한 경우 설교의 주요 대지마저 똑같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목사가 다른 목회자의 설교나 설교집에서 그 대지를 원용하였다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가? 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성실성 및 정직성에 비추어보면 이는 윤리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도 존재한다. 설교집의 대지 원용은 아니라 할지라도 설교 원문 작성에서 많은 목회자들이 주석서를 참조한다. 일부 주석서의 경우 설교 대지가 아주 분명하게 언급되어 있으며, 이를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그대로 원용하여 설교 원고를 작성한다. 이러한 경우의 윤리성은 목회자 개인의 신앙 양심 및 도덕성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세 번째 사례로는 “사례 1과 사례 2 중간 지대에서 일어난 설교 도용으로 소위 짜깁기”라며, “목회자가 본문을 선택한 다음 인터넷이나 설교집에서 관련된 설교 원문을 몇 편 선택하여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편집 내지 짜깁기하여 자신의 설교인 것처럼 증거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부분 부분을 다른 곳에서 베껴 ‘새로운’ 설교 한편을 탈고하는 목회자들이 있다. 아마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그러면서도 아무런 신앙의 가책 없이 저지르는 설교 도용이 이러한 사례일 것이다. 물론 짜깁기에도 노력이 필요하고 자기 자신만의 관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고, 또 오늘날 설교는 엄밀히 말해 모두 짜깁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고유한 내용이 전혀 없는 이러한 짜깁기는 분명 설교 도용이라 아니할 수 없다”며 몇가지 사례를 꼬집어 말했다. 쏟아져나오는 설교집...뿌리치기 어려운 유혹 한일장신대 정장복 총장은 “한국교회에서는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하나의 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설교집이 당연한 경쟁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점이다. 그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 나는 이렇게 설교를 했다는 자랑인지, 아니면 단순히 자신의 설교를 기록하여 교인들에게 다시 읽도록 하는 목적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두 가지의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수반하는 경우를 본다. 하나는 동역자된 설교자들이 그 설교문을 그대로 복사하여 강단에 들고 나서는 부끄러운 죄를 유발하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이 펴낸 설교를 교인들이 읽고 난 후 어느 때인가 ‘목사님은 지난번 했던 설교들을 다시 재탕하십니다’ 하면서 새로운 실망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전자의 경우 더욱 깊은 두려움을 가져 본다. 자신이 먹이고 이끄는 양들을 위하여서 목자는 더 좋은 꼴을 찾아 헤매는 수고를 해야 함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땀흘림이 없이 다른 목자가 이미 먹여버린 것을 가져다가 자신의 것인 양 내 양들을 먹여도 되는 것인지를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행위가 습관화되는 날 찾아오는 결과는 참으로 비참한 것들이다. 그것은 자신의 설교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그 회복이 너무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홍수처럼 쏟아진 설교집이 오늘의 설교 사역에 에덴동산의 과일처럼 설교자들에게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 되고 있다. 그러나 참된 설교자는 하나님을 붙들고 내 양들이 살찔 수 있는 양식을 달라고 매달리면서 펜을 잡고 자신의 설교 원고에 받아쓰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헌법 제4편 ‘예배와 예식’, 6장 ‘예배와 말씀’은 “설교자에게 설교자는 부름받은 말씀의 종으로서 소명감과 함께 영적인 생활과 깊은 연구생활을 계속하여 하나님의 말씀이 정확히 전달되도록 준비가 있어야 한다.(6조)”고 기록하고 있다. 교역자의 입맛에 맞춰 성경구절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우려가 아닐 수 없다. 목회자의 역할은 성도들에게 바른 하나님의 말씀을 먹이고 양육하는 것이다. 자신의 간절하고 진지한 기도와 준비 가운데서 그리스도가 나에게 맡겨진 회중에게 오셔서 그 가운데 걷도록 해드리는 것이 오늘 한국 강단을 지키는 설교자의 진정한 사명일 것이다. 손진화 기자

200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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