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정치도 필요하지만 정치 목사라는 말은 듣지 않아야...
과거를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은 과거에 집착하고 그것에 연연해하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역사를 중요시 여기고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 보다 먼저 앞 선 길을 가고 있는 선배들의 고견을 듣는 것은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될 일이다.
이미 ‘은퇴’라는 이름으로 일선에서는 한 발짝 물러서 있지만 그들을 통해 후회 없는 삶을 위해서는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는지 들어보자. <편집자주>
사회적으로 볼 때 ‘은퇴’라는 단어는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은퇴라는 용어를 쓸 만큼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긴 이들을 볼 때 우리 또한 그러한 삶을 살고자 하는 모토가 생기는 것이다.
이는 사회에서뿐 아니라 목회의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훈훈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미소를 짓게 해 주는 목회자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목회자가 일생 목회를 잘하다가도 마지막 은퇴가 서툴면 일생의 수고와 보람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는 일도 보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 은퇴한 목사들에게 은퇴 전 어떤 일을 하라고 충고 하고 있을까?
1. 교회 정치에 눈 뜨지 마라.
‘교회 정치’는 은퇴 목사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사항이다. 김은수 목사(철마교회)는 “나에게 봉사할 기회를 하나님이 주시면 성실히 봉사할 일이지만, 현직 목사들이 교회정치에 눈 뜨지 마라”고 충고했다. 또한 정판술 목사(사직동교회 원로)도 “교회 정치도 필요하지만 정치 목사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해라”고 말했다.
교단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필요하긴 하지만 소위 말하는 정치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은퇴 목사들이 이를 지적하며, 교회 정치에 유의하라는 말을 전했다.
이는 곧 권력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선배들의 연륜이 묻어나는 충고이다.
2. 후임자 선임을 미리 대비하라.
알려진 몇몇 사건들에서 이미 알 수 있듯이 원로 목사와 후임 목사 간의 다툼, 목회 세습, 임기연장등으로 교계는 물론 일반 사회에까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그리고 그동안 애써 수고하고 헌신한 교회에서 물러나면서 어떤 영성과 달란트를 가진 후배에게 목회지를 넘겨 주는냐는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지만 그만큼 기도의 단으로 준비해 후임자를 세워 한다는 것이다.
서강교회에서 39년을 시무하고 은퇴한 도건호 목사는 장남과 사위가 해외에서 활동하며 촉망받고 있는 목회자임에도 불구하고 세습을 거부하고 교인들의 의사를 존중해 후임 목회자를 결정했다. 그리고 은퇴 1년 전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교인들이 원하는 후임 목회자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설문조사한 다음, 장로들이 그 조건에 맞는 지원자 22명을 꼼꼼히 심사하도록 해 후임자를 선정해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난 6월10일 은퇴식을 가진 임해식 목사(하나인교회 은퇴) 또한 은퇴를 앞둔 3년 전부터 후임을 정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가운데 적절한 후임자를 세웠으며, “자신의 자리에 연연해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위해 미래를 내다 볼 줄 아는 목사가 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리고 정윤곤 목사(감천교회 원로)는 “은퇴한 다음에 후임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후임자가 소신껏 목회 잘하도록 기도하고 협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미련을 두지 않야 한다”고 말하고 “후임자를 미리 세워 교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초연하게 대응해 교회가 목회자 관계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 했다.
3. 대인관계를 중요시 여겨라.
인간관계라는 것이 쉬운 듯 하다가도 어려운 것이다. 친한 사람들과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사역을 하면서는 전도를 위해, 그리고 성도들의 관리를 위해 인간관계는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판술 목사(사직동교회 원로)는 “목회를 하면서 대인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대인관계를 그르치면 전도에도 길이 막히고, 전도를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어진다”며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말했다.
큰 교회, 작은 교회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부대끼는 곳이다 보니 자연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필수사항이 된다.
김응수 목사(소명교회 원로)도 “무엇보다 말씀증거에 충실해야 한다”며 “인간적인 이야기나. 교단, 혹은 교회내부의 정치적인 이야기 같은 것에 휘말려 인간관계가 어긋난다면 성공한 목회가 될 수 없다”며 “이러 저러한 말들에 흔들리지 말고 하나님 말씀 증거에만 충실하다면 보람된 목회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자도 인간인지라 인간적인 면모가 부족할 때가 있다. 그만큼 목회뿐 만아니라 일반 생활에서도 대인관계에 덕을 쌓는 것은 목회에 큰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4. 지교회 사역에 충실 하라.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지교회에 사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간혹 기관이나 교단에 직분을 맡으면서 외부로 다니는 일이 많아지고 자연히 교회의 사역이 부교역자나 평신도들에게 전가되어 지교회 사역에 소홀해 지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은퇴 목회자들은 “무엇보다 지교회 사역이 중요하다”며, 직분도 중요하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명을 다해 지교회에 힘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수화 목사(병원선교전도목사 은퇴)는 “최선을 다해라.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 하며, 침묵할 때는 침묵하고 인내할 때는 인내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최선을 다해 사역에 임하고, 은퇴한 후에도 나로 인해서 교회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5. 선교 사명에 집중하라.
선교에 힘써야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다. 특히나 이 덕목은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거 기독교가 대성했던 시기에 비해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어 선배 목회자로써의 염려 어린 충고였다.
다른 종교들이 상향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기독교 인구만 지난 십년간 14만명이나 줄어들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평양대부흥운동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번 성령의 불꽃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한결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응수 목사(소명교회 원로)는 “은퇴는 막상 하고난 후에라야 진짜 은퇴가 이런 것이로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것인데 무엇보다 은퇴하기 전에 해야 할 준비는 마음의 준비가 절대로 필요한 것 같다”며 “은퇴는 어쩌면 죽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포기 하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고 교회에 부담 주지말고 초연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까지 목회 하면서 하나님을 누구보다 많이 체험한 목사가 은퇴 후에도 하나님께서 후하고 좋게 인도해 주실 것을 믿고 초연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은 자신이 그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백퍼센트 이해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선배들의 충고를 통해 우리가 겪게 될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그것을 디딤돌로 실수를 줄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선배 목회자들의 진심어린 충고가 목회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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