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립교회 목회 현실 심각, 오늘의 자화상

예장통합 미자립교회 목회자 44% ‘배고파서 목회 못하겠다’
지난 5월31일자 한국경제신문은 ‘목사 44% 배고파서 목회 못하겠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목회자도 생활전선에선 ‘어린 양’일 수밖에 없다며, 미자립교회의 경우 목회자의 생활비가 보장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이러한 내용은 예장 통합 교회자립위원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른 것으로 예장통합의 전체 교회의 수치가 아니라 미자립교회 473곳과 지원교회 486개등 총959개 교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대상 교회 중 44%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큰 교단인 예장통합의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군소교단은 상황이 더욱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기독교대한감리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기감은 전체 교회 중 41%가 미자립교회인 것으로 나타나 목회자의 생계 문제가 심각한 수준까지 온 것인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자립 교회의 현주소
미자립교회 교역자 생활비 평준화 계획을 실시하고 있는 예장 통합(총회장 안영로 목사)총회 교회자립위원회는 위에서 밝힌 959개 교회의 목회자 중 44%가 생활고 때문에 목회 포기를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모르겠다고 답한 소극적 응답자 35.7%를 포함하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목회자가 80%에 육박한다.
또한 이들을 대상으로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재정적 어려움‘(87.1%)이 가장 많았고 교회 부흥(77.3%), 자녀 교육(50.0%)등이 뒤를 이었다. 또 부족한 교회 재정은 외부 교회의 도움(78.8%)과 가족과 친지의 도움(48.5%),배우자의 소득(14.4%), 목회자 자신의 아르바이트(8.3%)등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신경하)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기감 선교국에 따르면 전체 교회 중 미자립교회가 차지하는 비율이 41%에 달한다.
기감 선교국(총무 이요한 목사)이 지난 해 7월부터 올 2월까지 전국 1백94개 지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상비 결산액 2천5백만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감리회 산하 전국 5천4백89교회 중 41%가 미자립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미자립교회 가운데 약 43.1%가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거나 곧 자립할 가능성이 큰 이른바 ‘발전적 미자립교회’로 파악됐다. 반면 창립된 지 5년이 넘었지만 잦은 담임자 교체등으로 인해 침체된 상태여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교회도 20.3%에 달했다.
한편, 최근 교회언론회가 한국의 대표적 10개 교단의 산하 교회 3만7천65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9%에 해당하는 1만9천362개 교회가 연간 경상비 2천만원 이하로 나타났다. 월 2백만원도 되지 않는 재정으로 교회를 운영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건물세등 교회 운영비를 빼고 나면 목회자의 수입은 거의 남지 않는 셈인 것이다.
그리고 생활고에 몰린 목회자들이 목회 이외의 생활 전선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50대 초반의 김 목사는 최근 주유소 주유원으로 취직했다. 교회에서 정식 이임 결의가 된 지 1개월 이상 지났고 3개월째 생활비가 끊겼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연줄이 없는 사람은 담임목사를 맡을 꿈도 꾸지 못하고, 대부분 교회의 부목사 나이도 38세가 상한선“이라며 “마냥 기다리다간 네 식구가 굶게 생겨서 월80만원의 주유원 일자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작은 개척교회 목회를 하면서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한 이 목사는 월 사례금 1백만원을 받으며 어렵게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지만 “미자립교회 목회자 치고 이 정도면 많이 받는 것이다”며 “3인 기준 최저생계비 120만원에도 못 미치는 사례금을 받고 있지만 자신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미자립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생각하면 어렵다고만 할 수는 없으며, 가까운 몇몇 목회자들은 생계유지조차 어려워 하루하루 고통을 겪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미자립 교회의 목회자들은 이러한 재정적 압박과 부족한 인적 물적 자원으로 인해, 충분한 시설과 충분한 교역자를 배치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담임목회자는 과도한 목회적 부담을 안고 목회를 하게 된다.
담임목회자가 혼자서 여러 가지 업무를 감당하게 되므로 설교 및 성경공부의 질적 저하가 초래되고, 목회자의 재교육과 재충전의 기회도 얻기 힘들기 때문에 목회 전반에 질적으로 수준 높은 목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가정생활에서도 재정적 어려움에 빠지게 되어 교회와 가정 양쪽에서의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며, 결국 이런 상황 속에서 목회자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게 되는 것이다.

▲미자립 교회의 지원,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해야
기감 선교국 국내선교부장 태동화 목사는 이러한 실정에 대해 “미자립교회의 구체적인 현황 파악과 정확한 구분을 위해 미자립교회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며 “이를 통해 미자립교회 지원을 위한 보다 효율적인 정책수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장통합의 경우도 지난해부터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생활고에 대한 대비책을 위해 ‘미자립교회 교역자 생활비 평준화 계획’을 실시하고 있으며, “총회 산하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생활 대책과 생활비의 공평지원으로 생활비 평준화를 이루고, 안정된 목회, 도시교회와 농어촌 교회간 연대를 통한 목회자 수급의 균형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이렇듯 자립교회들이 미자립 교회들을 도와야 하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다. 그러나 미자립 교회에 대한 지원은 일부의 감상적인 방법을 지양하고, 자립교회로 전환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김승호 목사(한성교회, 장신대 출강, 종교사회학 박사)는 “미자립 교회에 순환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교회개척 초기단계에 하나의 개척 팀이 아니라 두개 이상의 개척 팀들이 함께 모여서 하나의 교회를 개척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개척을 준비하는 두세 개의 팀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하나의 교회를 개척할 때, 개척 초기부터 자립의 기반을 닦을 수 있는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으며, 교회 발전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개척이 하나의 교회가 감당하기 보다는 노회 내의 몇몇 교회들의 힘을 모아 교회개척 팀을 만들어 일정기간 동안 함께 교회개척을 위해 힘을 모으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말했다. 또한 “두번째로는 기존의 미자립 교회들 두세 교회를 하나의 교회로 통합하는 방법으로 분산되어 있는 두 세 개의 미 자립 교회들이 힘을 모으면 얼마든지 자립의 상태로 전환될 수 있다”며 “이미 두 세 개의 교회들이 하나의 교회로 통합한 사례들과 대학 통합의 과정과 방법들에 대한 조사와 연구 분석을 통해서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하고, 만약 두 개의 미자립 교회를 하나로 통합할 경우, 두 명의 담임목사의 신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통합 이전 각 교회들의 비전을 어떻게 하나로 모으고 새로운 교회의 정체성을 마련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 그리고 양측 교회 교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과 대책 등에 관한 논의가 충분한 기간 동안 준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단 총회적 차원 혹은 노회적 차원에서 교회 간 통합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두 세 개의 미자립 교회들이 통합할 경우, 여러 가지 실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하는 자립 교회들은 장기간 미자립 상태에 있는 교회들이 통합을 시도할 때, 일정기간 적극적인 인력 지원, 재정지원 및 프로그램 지원 등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지원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때 미자립 교회들이 자립교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이 보다 잘 마련될 것이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자립 교회들 특히 대형교회들은 더 이상 개교회주의에 빠져서 미자립 교회들의 미자립 상태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부익부 빈익빈의 형태가 사회가 아닌 교회에서 마저 통용되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다. 현 시대에 배가 고파서 목회를 하지 못하겠다는 우리의 현실에 통탄할 일이다. 대형교회 보다는 미자립 교회가 우리 사회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교회들의 자립교회로의 전환 여부가 10년 후 한국교회의 건강성을 측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간과하지 많고 한국교회 또한 상생의 길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다. 손진화 기자

200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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