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31 공명선거위해 교회가 앞장서자

특별헌금· 설교· 광고 요청 거절하는 지혜 필요
5· 31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선거출마자가 선거 기간에 통상적인 액수보다 많은 헌금을 한다면 받아도 되는 것’과, ‘출마자와의 간단한 식사라도 함께 하자고 한다면 응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해 목회자와 성도들이라면 한번쯤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 경우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선거법 위반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출마자가 교회에 특별헌금을 내는 행위는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선거 기간에 그것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낸다면 불법 행위로 간주될 소지가 많다는 게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이다. 출마자가 식사 대접을 포함하여 금품을 제공하는 것도 명백한 불법행위로 받은 금품의 50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교회가 특별헌금 문제에 휘말려
실제로 이러한 일이 교계에 벌어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장흥중앙교회(김정렬 목사)는 2006년 1월 말경 교회 시무권사로 재직 중인 김 모 권사(현 군수 부인)가 그동안 부동산 매매와 주식매매 등의 수익금의 십일조 1억원을 담임목사 목양실로 가져간 것이 사건 발단이 되었다.
평소에 신앙심이 독실해 각종 봉사와 기도생활에 본이 되었고 철저한 십일조 생활과 심지어 십의 2조를 드려왔던 분이라 김 목사는 헌금이 부정하지 않은 정당한 헌금이기에 김 권사에게 기도해준 후 김 권사를 돌려보냈다.
당시 봉투에는 ‘십일조 헌금’이라는 글씨 외에는 아무 이름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으며 김 목사는 평소에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은 무명으로 올리는 것보다는 실명이 더 투명성이 있어 보여 실명으로 헌금을 드리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성도들에게 얘기해 왔던 터라 아무런 생각 없이 김 권사의 이름을 써서 다음 주일 1부 예배 때 헌금함에 넣어 봉헌했다.
물론 예배 석상에서도 헌금자의 이름을 거론하거나 특별 기도를 한 적도 없었고, 재정부원들에게 일절 실명을 거론하지 못하도록 했으나 이것이 유출되어 선관위에 제보가 되었고 교회와 김 권사가 경찰에 수사를 받고 결국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 일로 인하여 최악의 경우 김 권사는 구속, 남편은 선거에 출마를 하지 못하며 김 목사도 구속될 지경에 처하게 되고 교회는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될 위급한 처지에 놓게 되었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 순수한 마음으로 드려진 헌금을 선거를 이용한 기부금으로 간주하고 교회와 개인이 피해를 입는다면 어느 누가 마음 놓고 헌금을 할 수 있겠으며 이것은 어디까지나 엄연한 종교탄압”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표,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 길
지난 18일(목)부터 시작된 5· 3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교계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과 공의정치실천연대등 20여개 기독시민운동단체와 교회들은 최근 ‘기독교공명선거연대(공선연대)’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기윤실 진재중 집행위원장은 “성도는 천국시민인 동시에 소명에 따라 이 세상을 책임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기독교인의 투표 참여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막강한 힘이 될 수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즉, 투표로 좋은 일꾼을 뽑아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공선연대는 오는 28일을 ‘공명선거주일’로 지정했다. 이날 각 교회 주보에 공명선거 기도문과 기독유권자에 공명선거 기도문과 기독유권자 7대 행동지침을 게재토록 했다. 교회에 선거 포스터, 선거자료집을 배포하는 한편 공명선거를 위한 기도회 및 세미나 개최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출마자의 특별 헌금이나 설교·광고시간에 출마자를 소개하는 등 불법선거 소지가 있는 행위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공선연대는 또 SFC(학생신앙운동)등 학생선교단체를 중심으로 투표율 제고 및 부재자투표소 확대 운동도 병행하며, 선거 전날인 30일(화)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문화공연도 가질 계획이다.
교회연합기구와 교회 원로들도 정치권에 공명선거를 주문하고 성도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박종순 목사등 7대 종단 대표는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손지열 위원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종교계에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공명선거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을 다짐했다.

공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중요한 수단
“또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이 평안을 누리도록 노력하고 그 성읍이 번영하도록 나 주에게 기도하여라. 그 성읍이 평안해야 너희도 평안할 것이기 때문이니라”(렘 29:7)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공동대표인 강영안 교수는 15일(월) 기독교인이 투표에 참영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 ‘하나님의 공의 실천’을 강조하면서 성경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성경에 명시된 성읍은 곧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 기독교인에게는 이 세상을 평화와 공의로 다스릴 사명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현대사회에서는 선거가 공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강교수는 “크리스천들이 5· 31 지방선거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변화의 시작은 선거이다. 기독교인이 제대로 준비된 후보를 선택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좋은 세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역 일꾼들을 뽑는 선거인만큼 투표는 곧 지역 사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윤실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공명선거운동이 중립·공정성을 훼손하거나 부정적 방식으로 흐르게 될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공명선거운동이 자칫 특정 정당이나 세력들에게 유·불리하게 작용하는 순간, 우리가 쌓아온 신뢰 기반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선거에 대한 우리의 기조는 중립성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가장중요하다”며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이 투표율 저하의 주된 요인이라며 정치권의 각성과 솔선수범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기독유권자 7대 행동지침’
1.공명선거를 통해 정직하고 유능한 지도자가 선출되도록 기도한다.
2.교회가 선거운동에 이용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3.돈과 항응을 요구하거나 받지 않는다.
4.소속 정당 대변자보다 지역사회를 위한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자를 지지한다.
5.자신과 연고가 있거나 종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6.반드시 투표하며 주변의 유권자들에게도 투표 참여를 독려한다.
7.합법적 선거결과에 승복한다.

문기호 기자

200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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