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당회는 비전을 공유하는 영적인 교제의 장

‘성과와 관계없이 수고와 헌신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있어야’ ‘정책당회’에 객관적인 평가 되어야
매년 연말이 가까이 되었을 때 새해의 목회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교회들이 이맘때면 한해를 되돌아보고 내년도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정책당회’를 실시한다.

정책당회 통해 깊이있는 대화를
‘정책당회’를 통해 얻는 장점에 대해 목회자 혼자서 1년의 계획하고 생각하는 자리가 아니라 당회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움직이면 유익이 되고, 일반 당회보다 오랜 시간 동안 깊이 있게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된다는 점에서 일부 목회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1년동안 할말을 ‘정책당회’때 할 수도 있어
정책당회를 잘못할 경우 주주총회처럼 목사는 전문경영인의 입장에서 1년동안 교회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평가대상이 되고 장로는 주주들처럼 따지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어서 중견의 목회자들 조차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들도 조심스레 나오기도 하는 입장에서 볼때 ‘정책당회’를 통해 갈등을 빚기도 한다고 목회자들은 입을 모으기도 한다.
1년 동안 해야 할 말들을 참고 미루다가 연말 ‘정책당회’때 모두 해결하려 하기 때문에 당회에 대한 갈등과 불만 표출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칭찬과 격려가 먼저 선행되어야
정책당회에 앞서 먼저는 목회자와 당회원 모두가 1년동안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섬겼기에 가시적인 성과와 관계없이 수고와 헌신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비전을 공유하는 영적인 교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정책당회’는 교회의 정책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이기보다 내년도 사업 스케줄을 정하고 교회 표어를 바꾸는 수준에서 그치고 ‘교회의 확실한 방향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프로그램을 확정하는 선을 넘지 못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어서 아쉬움을 준다. 그럼, ‘정책’을 논의하는 당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현실에 맞는 ‘정책당회’필요
첫째, ‘정책당회’에서는 교회의 방향에 맞는 확실한 목표를 정해야 한다. 교회의 목표는 1년의 주제나 표어가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 실제 사역이 이루어지는 교회 내 전체 부서와 위원회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삼아 아주 쉽고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교회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되어야한다.
둘째, 목적을 이루기 위한 프로그램과 단계를 설정해야 한다. “사람들의 필요를 어떻게 채워줄까?”에만 관심을 가지면 프로그램 지향적인 사역에 그치기 쉽다. ‘정책당회’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교회가 정한 목표로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비전만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그 비전을 성취할 수 있는 단계를 구상해야 한다.

예배와 소그룹의 시간대를 잘 맞춰야
셋째, 초점을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과 교회 구성원들의 특성을 고려해 중점적인 사업을 해나가야 한다. 교육, 선교, 봉사, 전도, 훈련의 5가지 목표를 세워 이루려고 하면 어렵기에 한 가지씩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목표를 가장 잘 이룰 수 있는 시간대가 주일 낮 예배인지 주중 소그룹인지 함께 정해야 한다.

객관적인 평가가 동반되어야
넷째, 외부인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당회원들의 생각만으로 교회의 정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교회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정책을 입안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수용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역의 변화, 비 크리스천들이 교회에 바라는 점, 전문 컨설팅 기관의 객관적인 평가가 동반되어야 ‘정책’당회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정책당회’에 평가의 틀이 마련되어야
마지막으로 각급 부서와 위원회들의 1년 동안 사역을 평가하는 자료가 필요하다. 대다수 교회들이 각급 부서의 사역을 평가하는 기준이 없어 평가의 틀이 주관적, 즉흥적, 일회적이다. 출석수, 헌금총액등의 숫자를 통해 ‘늘었다’, ‘줄었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너무 막연하고 단면적이다. 회의 자료를 미리 검토하고 회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정책당회’의 정책을 세우는 동시에 사역의 평가의 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목회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정책당회’를 통해 한해를 마무리하고 신년의 계획을 세우는데, 객관적인 평가와 함께 꼭 필요한 프로그램과 예산이 집행되어져 발전하는 한국교계가 되어지길 바란다.




전문가의 견해
차 명 호 교수
부산 장신대

얼마 전 모교회에서 장로님으로 섬기시는 한 신학생이 오시더니 ‘정책 당회’가 있어서 수업을 빠져야겠다고 말씀하셨다. 특별히 ‘정책’이라는 어두에 힘을 주어 말씀하시는 뜻이 꼭 가셔야 한다는 어감이 배어나왔다. 연말이 되면 당회가 있는 교회라면 대부분 정책 당회가 있다. 그 주요 업무는 새해 교회 사업을 논의하고, 그에 따른 예산을 책정하는 일이라 할 것이다.
장로교 통합 교단의 헌법을 보면, 당회의 직무는 크게 세 가지의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첫째는 인사/기관 감독, 둘째는 예배 주관, 셋째는 교회 재산 및 재정관리이다. 그 중에서도 인사 분야는 총 여덟개의 항목 중 다섯개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업무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질문이 제기된다. ‘개 교회에서 교회 사업을 계획하고 입안하는 곳은 어디인가?’ 미국 장로교(PCUSA, 1994-1995 규례)의 경우, 당회의 직무는 18가지로 세분화 되어 있고, 그 중 목회와 교육, 봉사 사역에 관한 조항이 여덟개에 달하고, 교회 연차 예산을 세우는 일도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그리고 그 산하에 각 위원회들, 특별히 전권(행정, 사법) 위원회는 각 위원회의 업무(우리로 말하면, 각 교회 부서)를 감독하는 치리회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규례상 그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정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는 한, 목회자와 당회원이 함께 모여 다음 해의 비전과 프로그램을 논의하는 소위 정책 당회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 목회에 경영개념이 도입 된지 이미 오래되었다. 그 영향 아래에서, 목회자의 절대적 권위는 회중 속에서의 리더십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당회는 그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 목회에서 목회자와 당회가 더 많은 갈등을 빚는 이유도 아마 그러한 변화 속에서 일어나는 듯 하다. 교회 성장에 관한 대다수의 저서들은 강력한 리더십 또는 지도력이 교회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증거하고 있다(특별히 피터 와그너의 주장). 하지만 그것이 단지 독선적, 독재적 일처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식 표현에 있어서의 강력한 리더십은 유교적 관습에서 비롯된 한국식의 가부장적 권위와는 다르다. 현대 목회는 ‘올바른 일을 분별할 수 있는’ 목회자의 비전(know-why)과 ‘일을 올바르게 행할 수 있는’ 당회의 실무(know-how)가 서로 조화를 이룰 때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모습을 실천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균형이 깨질 때, 목회자가 처음 교회에 부임하면, 목회의 20%는 회중에게, 나머지 80%는 당회원에게 투자해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만들어 내게 되고, 당회실이 없는 교회가 잘 된다는 불평을 늘어놓게 된다.
4세기의 교부, 나지아누스의 그레고리는 ‘목회는 예술 중의 예술이며, 한 영혼에게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 교회의 직분과 초대교회와는 큰 차이가 있지만, 결코 버려져서는 안 되는 핵심이 있다. 베드로전서에 따르면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은 각각 은사를 받았고, 각 은사는 서로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도자로 언급된 사람들은 오직 말씀을 전하는 자, 봉사하는 자, 양무리를 치는 자이며 그 내용에는 병든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까지 포함되어 있다(약 5:14). 좀더 교회적 용어를 쓴다면, 당회는 곧 회중의 영혼을 가장 우선적으로 여기는 은사 관리 기관이다. 그렇기 위해서 당회는 당회원 자신들이 먼저 회중의 입장이 아닌 교회의 지도자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은사를 모범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모임이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교회의 크기는 건물과 회중 수에 의해 결정되어 지는 것이 아니라, 교회 내의 사역의 수로 결정되어져야 한다.
신앙 공동체의 사역은 IT산업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목회는 조직으로서 의사결정의 속도가 이윤을 좌우하는 속성 보다는, 유기체로서 공동체의 목표에 따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지체가 참여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 새해를 준비하는 올해의 당회는 이미 주어진 하나님 사랑과 인간 사랑의 정책을 목회자를 비롯한 당회원들의 은사를 통해 아름답게 실천하는 ‘실행 당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박근태 기자

200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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